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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故 박원순 시장 '성희롱' 인정 "낮은 성인지 감수성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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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故 박원순 시장 '성희롱' 인정 "낮은 성인지 감수성 문제"
  • 황경진 기자
  • 승인 2021.01.26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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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진=SBS]
살아생전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진=SBS]

[KNS뉴스통신=황경진 기자] 국가인권위원회가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희롱 의혹을 조사한 끝에 박 전 시장의 언행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인정했다.

인권위는 전날인 25일 전원위원회를 열어 故 박 전 시장의 성희롱 의혹과 관련한 직권조사에 대해 심의·의결한 결과, 성희롱이 맞다고 판단했고 서울시 등 관계기관에 피해자 보호 및 재발방지를 위한 개선 권고를 결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인권위는 상임위원회를 통해 지난해 7월 말부터 박 전 시장의 성희롱 의혹 등에 대한 직권조사를 실시했고 서울시 시장 비서실 운용 관행, 박 시장에 의한 성희롱 및 묵인 방조 여부, 성희롱·성폭력 사건처리절차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조사했다. 

인권위는 "사건의 피해자는 시장의 일정 관리 및 하루 일과의 모든 것을 살피고 보좌하는 업무 외에 샤워 전 후 속옷 관리, 약을 대리처방 받거나 복용하도록 챙기기, 혈압 재기 및 명절 장보기 등 사적 영역에 대한 노무까지 수행했다"며 "위 같은 비서업무의 특성은 공적관계가 아닌 사적관계의 친밀함으로 오인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전 시장의 성적 언동의 사실 여부에 대해선 "피해자의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등 증거자료 및 박시장의 행위가 발생했을 당시, 피해자로부터 들었다거나 메시지를 직접 보았다는 참고인들의 진술, 피해자 진술의 구체성과 일관성 등에 근거해 박 전 시장이 늦은 밤 피해자에게 부적절한 메시지와 사진, 집무실에서 손톱과 손을 만졌다는 피해자의 주장은 사실로 인정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인권위는 "참고인들이 박 전 시장의 성희롱을 묵인·방조했다고 볼만한 객관적 증거는 확인하기 어렵다"면서도 "지자체장을 보좌하는 비서실이 성희롱의 속성 및 위계 구조 등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고 친밀한 관계라고만 바라본 것은 낮은 성인지 감수성 문제"이라고 지적했다. 관계자들이 피해자의 성희롱에 대해 묵인·방조했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인권위는 특히 "지자체장이 성희롱 가해자일 경우 감독할 상급기관이 없어 당사자의 사퇴 및 형사처벌 외에는 이를 제재할 관련 규정이 없다"며 "(피해자가) 내부 성희롱 고충처리시스템을 이용할 경우, 비밀 유지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거나 공정한 조사 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독립적이고 전문성을 갖춘 외부에서 사건조사를 전담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게 인권위의 말이다. 

피해자를 향한 2차 피해에 대해서도 "조직구성원들이 피해자를 비난하는 시선이나 소문유포 등 가장 흔한 2차 피해 유형을 규율한 사례도 없다"며 "성희롱 2차 피해 발생시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관련규정을 정비하고 관련 매뉴얼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시장실 직원 성희롱 예방교육 이수율이 30%에 미치지 못했으며 피해자 역시 비서실에 근무하는 4년간 성희롱 예방교육을 한번도 받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인권위는 "공공기관 종사자는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한다"면서 "지자체장이나 기관장 비서실의 경우,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을 반드시 이수하게 할뿐만 아니라 성인지 감수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특화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황경진 기자 jng8857@kn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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