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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김두칠 평화시장(주) 대표이사 "'경기 침체’ 분위기 바꿔야 지갑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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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김두칠 평화시장(주) 대표이사 "'경기 침체’ 분위기 바꿔야 지갑 열립니다"
  • 정태기 기자
  • 승인 2020.11.23 1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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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이바지한 평화시장, 새로운 시대에 대한 고민

 

평화시장 김두칠 대표이사

[KNS뉴스통신=정태기 기자] 한국 사회의 산업화 속에서 평화시장은 많은 이들의 옷을 책임졌다. 명절에 입던 옷도, 일터에서 입던 단체복도 평화시장에서 나온 것들이 많았다. 섬유산업이 경제의 중심이던 시대, 평화시장도 그만큼 북적였다.

한 세대가 지난 현재의 평화시장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코로나19로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변화의 요구는 더욱 강해졌다.

김두철 평화시장 대표이사는 그 요구 앞에서 많은 고민과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비록 보류되기는 했지만 과거 헌책방에서 착안해 북카페를 시도했던 것도 그 노력의 일환이었다. 김두철 대표로부터 평화시장의 현황과 그가 생각하는 방안들을 들었다.

- 동대문 평화시장은 역사가 굉장히 오래되지 않았습니까? 사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이름은 알아도 과거에 어땠는지 모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1958년부터 시장이 이 자리에 있었죠. 청계천에서 미군들 군복 같은 것으로 옷을 만들어 팔고 하다가 61년도에 이 건물을 지어서 62년도 2월쯤에 오픈했어요. 60~70년대에는 섬유산업으로 경제를 이끌었다고 했을 정도로 호황이었잖아요. 그 시대를 거쳐서 80년대까지도 아주 활발한 시장이었습니다.
초창기에는 주로 북에서 오신 분들이 모여서 시장을 형성했어요. 아주 생활력이 강한 분들이셨죠. 그분들이 ‘전쟁은 정말 싫다’고 하셨던 게 지금 ‘평화시장’이라는 이름의 계기가 됐습니다. 자부심이 있는 이름이에요.”

- 요즘은 아무래도 예전처럼 분위기가 좋지는 않을 텐데요. 시장 상황이 어떤지요.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부터 경기가 많이 안 좋아진 상태였습니다. 중국 쪽에서 저렴한 의류들이 들어오기도 했고, 직원이 있던 점포들 같은 경우엔 최저임금이 인상되면서 어려움을 많이 겪었죠. 그 상황에서 코로나19가 오면서 제대로 직격탄을 맞았고요. 저희는 아무래도 연세가 좀 있으신 분들이 많이 찾아주셨는데 지금은 그런 분들이 다니시기가 조심스럽잖아요. 그마나 서울시에서 영세 자영업자에게 자금 좀 지원하고 할 때는 조금 풀리나 했는데 2차 대유행 터지면서 다시 뚝 끊어졌어요.”

- 나름대로 어려움을 이겨내려 노력을 많이 하셨을 것 같은데, 어떤 시도들을 하셨는지요.

“우선 방역부터 선제적으로 준비해서 일주일에 두 번씩 전체 시장 방역을 했어요. 그리고 초기에 ‘착한 임대료’ 이슈가 있을 때에도 저희는 먼저 전체 건물주에게 편지를 보내서 동참해달라고 부탁을 했어요. 그리고 그에 응해서 거의 다 내려주셨습니다. 저희 시장 임대료가 기본적으로 저렴한 편인데도 더 낮춰주는 분들이 많았고, 3개월 동안 관리비도 20%씩 내렸어요. 저희 임원들도 3개월간 30%씩 줄여서 고통 분담을 하고 있습니다.”

경제위기 돌파를 결의하는 평화시장 임원진.

- 극복 방법을 어디서 찾아야 한다고 보십니까.

“저희 시장이 실제로 72시간이면 옷이 새로 바뀌고 나온다고 할 정도로 순환이 빠른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자체 제품을 만드는 사람이 많지는 않죠. 물류 유통에 변화가 많이 생겼잖아요. 중국에서 저렴한 가격에 많은 양이 들어오니까 도매 기능을 많이 상실했고, 소매는 동대문 쪽에 포화 수준으로 너무 많이 생겼어요.
그래도 저희 시장 1층에는 젊은 친구들이 들어와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SNS로 홍보도 열심히 하고, 1층에서 모자나 패션잡화 쪽은 많이 활성화 됐어요. 다만 2~3층에 연세가 드신 분들이 많다보니 자체 제작으로 빠르게 따라가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자체 제작이 중심이 되면 수출을 구상하고 있는데 쉽지 않네요.”

- 요즘은 시장에 젊은 세대가 유입되어 희망이 되고 있다는 뉴스들도 종종 보입니다. 평화시장은 어떤지요.

“그렇게 되어야 하는데 아직은 시장에 미진한 부분이에요. 패기 넘치는 젊은 사업가들이 들어오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방안이 있어요. 현재 비어있는 공실들을 1년이나 6개월 정도 무상으로 줘서 영업을 하도록 하는 겁니다. 건물주나 구분소유자들에게 협조를 구하는 거죠. 현재 공실인 경우는 임대료도 안 나오는 상태에서 구분소유자들이 관리비를 내야 하거든요. 그러느니 관리비만 내고 쓸 수 있게 해주자는 겁니다. 결국은 사람이 들어와서 장사가 잘되어야 임대료도 내고 가치도 올라가지 않겠습니까.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젊은 청년들이 입점할 수 있도록 합니다.”

- 코로나19 이후 유통에도 ‘비대면’이 이슈입니다. 그만큼 온라인 판매와 배송이 중요해졌는데, 평화시장은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홈쇼핑 같은 걸 보면 제가 봐도 얼마나 편리하게 되어있는지 몰라요. 그 회사들은 요즘 오히려 호황일 겁니다. 문제는 저희 같은 오프라인은 어떻게 해야겠냐는 겁니다. 저희가 자금이라도 충분하면 시도라도 해볼 텐데, 생각만 있지 실제로 도입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청년들은 개인 홈페이지 만들어서 온라인 매출을 많이 올리고 있지만, 저희 시장의 연세 있는 상인들 70~80%는 어려운 게 현실이거든요. 알면서도 도저히 못 따라가니까 너무 아쉬워요. 정부에서도 그런 부분을 좀 도와주면 고맙겠습니다. 우리가 1980년대까지 우리나라 경제에 이바지를 한 시장인데, 이제는 새로운 시스템을 따라갈 수 있도록 정부와 사회가 도와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평화시장 야경
평화시장 야경

- 전통시장이 살아남아야 한다는 점에는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정부 차원에서도 많은 지원을 해왔지 않습니까. 이제는 그 속에서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맞습니다. 기존 방식으론 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요즘 같으면 워낙에 전체적으로 침체가 되어 있어서… 우선은 경기가 좀 올라와야 할 것 같습니다.
결국 중앙정부에서든 지자체 차원에서 자영업자 지원책이 필요해요. 힘든 자영업자들에게는 부가세라도 면제를 해준다거나 해서 어떻게든 분위기를 바꿔야 합니다. 침체되어 있다는 얘기가 계속되면 있는 돈도 안 쓰게 되거든요. 이대로 침체된 상태가 이어지면 자영업자들이 다함께 더 어려워지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자영업자나 기업인에게 경제가 살아난다는 희망을 줘야 합니다. 분위기 전환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 상인들과 점포주들께 하고 싶은 한마디가 있으신가요.

“이제까지 잘 버텨오셨는데, 조금 더 노력하고 함께 이겨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동안 상생이라는 협동의 가치를 실천하고 있는 우리 상인들에게 좋아지는 날이 올 겁니다. 다시한번 영광을 만들겠습니다."

 

정태기 기자 v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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