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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운조루에 있는 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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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운조루에 있는 뒤주
  • [칼럼] 강남경 전남농협지역본부 경영지원부본부장
  • 승인 2012.07.13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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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쌀뒤주를 열 수 있다"…행복 나눔의 참 의미

구례군 토지면에는 운조루라는 오래된 한옥이 있다.

'운조루'는 일종의 택호인데 '구름 속에 새처럼 숨어 사는 집'이란 뜻이다. 영조 52년(1776)에 세웠으니 올해로 237년 된 조선 후기 귀족 주택의 모습을 잘 간직한 몇 안되는 건축물 중 하나이다. 지금은 도둑이 들어 분실됐지만 운조루에는 유명한 뒤주가 하나 있었다.

쌀을 받는 부분에는 '타인능해(他人能解)' 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즉 '누구나 쌀뒤주를 열 수 있다' 는 뜻이다. 이 뒤주는 마을의 굶주린 모든 사람들을 위해 늘 개방돼 있었다.

지금도 운조루에 가면 중간 사랑채와 큰 사랑채에서 안채로 통하는 헛간에 있는 뒤주를 볼 수 있는 데 굶주린 이들이 주인과 쉽게 마주칠 가능성이 낮은 곳에 뒤주를 둬 쌀을 가져가는 사람들의 불편한 마음을 헤아린 것이다.

한국 근현대사의 수많은 사건을 겪으면서도 운조루가 현재까지 건재 할 수 있었던 건 어려운 이들과 함께 살아가고자 했던 '상생'의 정신이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전남농협이 올해의 역점 사업으로 선정, 추진하는 '농업인과 함께하는 행복나눔 운동'도 타인능해의 정신에서 출발했다. 농촌지역의 어려운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고자 하는 상생의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 전남 관내 농ㆍ축협이 합심, 행복나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나누는 기쁨, 아름다운 동행'을 슬로건으로 사무소별 자체 봉사단 또는 시ㆍ군 단위 연합 봉사단을 발족하고 복지 사각지대인 농촌지역의 문화와 복지사업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농업인과 함께하는 행복나눔 운동'은 주요 활동 분야를 네 분야로 정하고 지역 실정에 맞는 실질적인 나눔 활동이 될 수 있도록 봉사단을 운영 하고 있으며 분야별 세부 추진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노인복지서비스 분야는 농촌지역 거주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이ㆍ미용서비스, 경로당 청소, 밑반찬 지원, 무료의료지원, 한글교실 등을 운영한다.

둘째, 다문화가정지원 분야는 이주여성외국인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사회통합프로그램, 맞춤형 영농교육, 다문화여성대학을 운영하고, 모국방문항공권 지원, 친정부모 인연 맺기, 성본 창설 개명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셋째, 취약농가지원 분야는 주거환경개선(벽지ㆍ장판 교체, 노후가재도구 교체 및 전기시설 교체 등)과 생필품 지원, 영농(가사)도우미를 운영하고 있다.

넷째, 청소년교육지원 분야는 인재육성 장학금을 통하여 초ㆍ중ㆍ고ㆍ대학생 학자금을 지원하고, 어린이 학습방 및 여름방학 교육캠프를 통해 초등학생들의 교육을 지원한다.

다양한 행복나눔 활동은 지역농ㆍ축협 및 농협중앙회 시군지부 및 지점, 농업인 관련단체가 유기적인 연계를 맺고 진행하고 있어 그 의미가 더욱 크다.

농협전남지역본부는 조선대병원과 의료협약을 맺고 장성 진원면 주민들에게 진료봉사를 실시했으며 지역본부 행복나눔 봉사단은 푸른마을 요양원을 매월 둘째, 넷째주 수요일에 방문하여 점심 도우미 봉사를 하고 있다.

전남농협 임직원과 봉사단체 회원들은 지역주민과 농촌에 희망과 용기를 주는 행복나눔 봉사활동이 전남지역 곳곳으로 들불처럼 번져 나가 농업인과 조합원들 모두가 행복한 농촌을 만드는 데 노력해 나갈 것이다.

운조루가 실천했던 타인능해, 누구나 쌀뒤주를 열 수 있는 상생의 정신이 지금도 전남 곳곳에서 실천되고 있다.
 

[칼럼] 강남경 전남농협지역본부 경영지원부본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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