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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대희 대법관 “법관의 가장 큰 덕목은 낮은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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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대희 대법관 “법관의 가장 큰 덕목은 낮은 자세”
  • 표민혁 기자
  • 승인 2012.07.10 13: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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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S뉴스통신=표민혁 기자]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으로서 명성을 떨쳤던 안대희 대법관이 10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서 6년 임기를 마치는 퇴임식에서 법관은 한없이 높은 도덕성과 인격을 유지해야 한다며 법관의 낮은 자세를 강조했다.

안대희 대법관은 퇴임사에서 먼저 “산더미 같은 기록과 연구보고서 속에서 때로는 고심의 밤을 보내고, 대법관들과 열정적인 토의를 하면서, 판결문 문구까지 고민하다 보니 어느덧 6년의 세월이 흘렀다. 참으로 소중한 추억들이고 영광스런 소임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그러면서 법관의 자세를 강조했다. 안 대법관은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이 어려운 세상에서, 국민들은 법관이 마땅히 분쟁의 최후의 심판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기대하고 있다”며 “이러한 때에 법관의 가장 큰 덕목은 한없이 자신을 낮추어 작은 목소리도 하찮게 여기지 않는 자세”라고 강조했다.

이어 “법관의 삶, 그에 대한 평가는 단 하나의 사건에 달려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마음에 새겨 두고 재판 한건 한건에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하는 것이 법관의 숙명인지도 모른다”며 “법관은 한없이 낮은 자세를 유지해야만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고, 한없이 높은 도덕성과 인격을 유지해야만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듭 법관의 자세를 당부했다.

그는 “국민은 고매한 인격을 갖춘 법관으로부터 자상하고 상식에 어긋나지 않는 재판을 받고 싶어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안대희 대법관은 바른 재판을 위해서라도 법관들의 과중한 업무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안 대법관은 “법관은 법이론 뿐만 아니라 폭넓은 인문사회적 지식, 그리고 대중문화까지도 이해함으로써 진정한 시대정신을 읽을 수 있고, 기록과 법정에서 뒤돌아 인생을 음미할 만한 여유가 어느 정도는 있어야 현실감 있는 판단을 할 수 있다”며 “법관들이 밤늦게까지 그리고 휴일에도 업무에 매진해야 하는 현실을 안타깝게 지켜봤는데, 대법관의 한 사람으로서 이러한 점이 제도적으로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참으로 안타깝고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바른 재판을 위해서도 법관들의 이와 같은 과중한 업무가 경감돼, 생활세계의 생생한 직관 속에서 사건 하나하나에 대해 충분한 논증을 할 수 있는 물적ㆍ제도적 토대가 갖추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당부했다.

안 대법관은 끝으로 “저는 35년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공직생활을 하면서 법원과 검찰 가족들, 그리고 국민들로부터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아왔다”며 “저의 실력과 제가 이룩한 성과에 비해 과장된 평가를 받아 왔고, 제 마음 한켠에는 항상 그에 미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자괴감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무거운 책임감에 스스로를 한 없이 채찍질했으나 여러모로 부족한 제 자신을 깨달으며 어느덧 대법관으로서의 임기를 마치게 됐다”며 “여러모로 부족하지만, 부디 국민과 역사 앞에 커다란 흠결이 없는 대법관 생활이 되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고 말했다.

 

표민혁 기자 nsws@kn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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