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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영종도 용궁사 - 서해 영종도에 자리 잡은 고즈넉한 천년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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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영종도 용궁사 - 서해 영종도에 자리 잡은 고즈넉한 천년고찰
  • 박동웅 기자
  • 승인 2020.06.10 1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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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IGION / 불교ㆍ지역문화를 아우르는 신앙ㆍ관광의 중심지 용궁사
“불교문화ㆍ지역문화를 아우르는 신앙ㆍ관광의 중심지로 거듭나길 기원합니다”

 

용궁사 주지 능해스님

[KNS뉴스통신=박동웅 기자] 대한민국의 국제적 관문인 영종도에 천년고찰이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 이들이 많다.

서기 670년 통일신라의 고승 원효대사가 창건했다는 전승대로라면, 무려 1300년이 넘는 역사인 셈이다.

처음에는 백운사라는 이름으로 출발하여, 구담사를 거쳐, 조선 말기에 흥선대원군이 직접 이 사찰에 머물면서 용궁사라는 현판을 남겼고 사찰의 이름도 용궁사로 바뀌었다고 전한다.

2013년에 문화재청에서 사찰이 위치한 터를 정밀 발굴한 결과 고려시대 초기의 기와조각과 집터가 발견되었다고 하니, 그 역사성이 충분히 근거가 있는 셈이다.

수령의 천년이 넘는 천연기념물 느티나무

오랜 역사와 많은 스토리를 가진 영험한 터

백운산에 터를 잡고 있는 용궁사는 전통 사찰 및 문화재 사찰로는 영종도에서 유일한 곳이다. 웅장하고 깊지는 않지만, 고즈넉한 맛이 있는 사찰이다. 사찰이 자리 잡은 이곳은 예로부터 영험한 터로 알려져 있어서, 누구도 말을 타고 지나가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과거에는 많은 신도들이 배를 타고 섬으로 넘어와 새벽예불을 드릴 정도로 이 지역 불교 신앙의 중심적 역할을 했던 곳이다.

역사가 오래된 만큼 스토리도 많다. 특히 1000년이 넘은 느티나무에는 지금도 사람들이 찾아와 소원을 빌기도 한다. 소원바위라는 곳도 있는데, 여기서는 소원을 빌면서 바위를 돌렸을 때 잘 돌아가지 않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온다고. 불교 신앙을 갖지 않은 사람들도 기도하기 위해 이곳을 많이들 찾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바람이 이뤄지면 잘 돌아가지 않는다는 소원바위

개발 속에서 스스로 닦아가는 불교 신앙

용궁사의 주지인 능해 스님은 2012년 말에 이곳으로 부임했다. 스님은 원래 서울에서 도심 포교를 해왔는데, 이곳에 와서도 과거 서울에서 느꼈던 같은 느낌을 받고 있다고 말한다.

“제가 서울에 올라갔던 게 1970년대에요. 그때는 강남이 개발되기 전이라 그야말로 허허벌판이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아파트가 마구 들어서고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되었죠. 그런데 여기 영종도로 와 보니 여기도 막 개발되고 있는 거예요. 서울에서 느꼈던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스님의 이러한 경험은 이곳 영종도의 신도들을 계도하는 그의 태도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불교는 원래가 스스로 깨닫고 수양하는 자력신앙의 종교이지만, 용궁사를 찾는 많은 신도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현실에 치여 살아산다. 그래서 부처님의 힘을 구하고 의지하고 싶은 타력신앙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스님은 이러한 신도들의 간절한 마음을 잘 이해하고 그에 맞게 포교를 하고 있다.

“개발이 진행되는 지역일수록 그 지역의 사찰은 더 많은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불교가 좀 어려운 종교로 보일 수 있거든요. 지친 신도들을 잘 교육시켜서 그들이 점차 자력신앙에 도달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지요. 중국 선종의 고승 임제 스님이 일러주신 말씀대로, 이르는 곳마다 참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늘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스님은 용궁사에서 불교교양대학을 개설하여 불경과 교리를 가르치고, 산사음악회를 열어 문화적 교류의 장을 만드는 등, 지역 신도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여러 가지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

석파 흥선대원군이 썼다는 요사채의 편액

대한민국의 얼굴 사찰로 거듭나고 있는 용궁사

인천공항이 자리하고 있는 영종도에 위치한 사찰인 까닭에, 해마다 무려 1만 2000명이나 되는 관광객들이 용궁사를 방문하고 있다.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접할 수 있는 첫 불교 사찰인 셈이다. 하지만 여전히 부족한 수용 시설과 개발되지 못한 아이템들도 인해 잠깐 왔다가 둘러보고 지나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능해 스님은 지자체와의 협력을 통해 둘레코스 개발 등 용궁사의 관광명소화 사업을 위한 기본계획을 구상해왔다. 사람이 찾지 않는 사찰은 사찰로서의 의미가 없다. 사람들이 와서 편안함을 얻고 갈 수 있도록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고 스님은 강조한다. 특히 문화재로서 사찰이 가지고 있는 특성에 영종도 특유의 여러 가지 향토적 아이템을 접목하여 다양한 체험 시설을 마련하는 일이 앞으로의 중요한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에 나온 박사학위 논문을 보니까, 서울의 명찰인 화계사나 봉은사가 대표적인 대방 중심의 가람인데, 이곳 용궁사도 대방 중심의 가람에 속한다는 연구가 있더라고요. 그만큼 용궁사에 관한 연구가 더 활발해져서, 국내 관광객들뿐만 아니라 외국 관광객들에게도 불교문화와 지역문화를 함께 체험할 수 있는 많은 시설들이 개발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천년고찰 영종도 용궁사 전경

인간과 인간 사이의 상식을 지켜나가는 생활불교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는 국제공항이 위치한 영종도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인터뷰 말미에 스님은 불경에 나오는 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유행병이 돌고 있는 이웃나라로 요청을 받아 방문하게 된 부처님의 이야기다. 그곳에서 부처님은 대단한 기적을 행하는 것이 아니라, 질병으로 인해 불안에 떠는 사람들에게 그저 불법승 삼보에 귀의하도록 가르치고 상식적으로 행동하시는 모습을 보여준다. 부처님이 가시는 길을 제자들이 열심히 청소하는 장면도 인상적이다.

“이 이야기가 가르쳐주는 교훈은 간단합니다. 전염병은 인간 대 인간의 문제이거든요. 부처님의 제자로서 서로 간에 삶의 도리를 잘 지키고 있는지 돌아보고 바르게 실천한다면, 반드시 전염병은 물러나게 될 것입니다.”

지역에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마다 늘 찾아간다는 스님은 자신을 알아보고 인사를 건네는 많은 지역 주민들을 마주할 때마다 새로운 각오를 다진다고 말한다. 앞으로도 용궁사는 영종도와 인천의 도심 속 생활불교의 중심지로서, 그리고 대한민국의 관문에 위치한 불교문화 관광지로서 지역사회를 위한 귀중한 역할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박동웅 기자 v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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