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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광주시지역아동센터연합회, 차별 없는 어울림이 존재하는 교육과 보육의 공간 '지역아동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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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광주시지역아동센터연합회, 차별 없는 어울림이 존재하는 교육과 보육의 공간 '지역아동센터'
  • 오성환 기자
  • 승인 2020.04.02 1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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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Y/광주시지역아동센터연합회 - 김길수 회장 “그들은 존중받고 또 존중받아야 할 우리의 자녀입니다”

 

김길수 광주시지역아동센터 회장과 아이들이 취재진에 포즈를 취하고 있다.

[KNS뉴스통신=오성환 기자] ‘빌거(빌라 거지)’, ‘휴거(휴먼시아 거지)’, ‘엘사(LH 사는 사람)’…….

아동들 사이에서 주거공간을 빗대어 사용되곤 하는 용어들이다. 과거에는 상상치도 못했던 신조어들이 어느 순간부터 아동들 사이에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되고 있다. 그저 자신의 역량에 따라 평가받는 시대는 끝났다. 자신이 친하게 지내고 싶어하는 아동과 친해질 수 있다는 것 역시 이미 흘러간 옛 이야기일 뿐이다. 어떤 주거지에 사느냐, 곧 부모의 재력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아동들이 어울릴 수 있는 대상이 달라지기 시작했고, 저마다 자신의 능력이나 행동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차별이라는 벽에 맞닥뜨려지기 시작했다.

너무나 익숙해 도무지 깰 수 없을 것만 같은 그 현실을 광주시지역아동센터연합회 김길수 회장은 어떻게 해서든 극복하고 싶어한다. 현실적으로 극복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적어도 ‘한 공간 안에서만큼은 그런 차별을 초월할 수 있기를’ 간절히 염원했다. 누구나 사랑받는 ‘한 공간’으로서 가능한 곳이 바로 그가 운영하고 있는 지역아동센터다.


김길수 회장은 아이들이 지역아동센터 내에서만큼은 차별이 없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존중받고 사랑받아야 할 그들에게 안전을 선물하다

광주시지역아동센터들은 표면적으로는 ‘방과 후 아동들을 맡아 학습 프로그램을 지원해 주는 공간’이다. 하지만 센터가 단순히 아동들을 몇 시간 동안 맡아주고 교육하는 공간으로만 머무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지역아동센터 공간에서 심어주려는 가치는 존중과 사랑이다. 물론 이러한 배려는 현장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표출된다.

“가장 중요한 것이 아동들이 행복하고 존중받는 거죠. 그리고 이를 위해 우리가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해요. 안전해야 그들이 미래 인재가 될 수 있어요.”

사랑과 존중, 안전, 그리고 미래의 인재. 한 번에 연결고리가 형성되지 않는 개념들이 그의 머리와 마음속에는 하나의 끈으로 이어져 있다. 그에게 있어 행복과 존중의 또 다른 이름이기도 한 안전은 아동들이 마음대로 뛰놀고 학습을 할 수 있게 해 주는 교육과 보육의 핵심 가치이자 미래를 보장하는 근간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사실상 요즘 아동들에게 방과 후는 과거처럼 마음대로 활보할 수 있는 시간이 아니다. 학교수업을 마치고 아동들끼리 모여 장난도 치고 거리에서 뜀박질 하며 놀 수 있는 것 역시 쉽지가 않다. 아동ㆍ청소년 대상 유괴를 비롯한 범죄가 성행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사고에 노출되어 있는 만큼, 학교가 끝난 이후 아동들에게 있어 안전이란 더없이 중요한 항목이 되고 있다. 그만큼 김 회장은 안전을 보장해 주는 것이 핵심임을 놓치지 않는다. 안전이 없다면, 그들에겐 미래도 없음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는 셈이다. 무엇보다 그는 이 가치를 위해 교육적인 부분은 물론 위생관리, 안전한 귀가 지도까지도 세심하게 신경 쓰며 아동들 하나하나를 가족처럼 대하며 케어하고 있다.

상향적인 전달 체계 속에서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센터들

지역아동센터연합회가 지나온 발자취들을 보면 상향적인 전달 체계라는 점이 유난히 눈에 띈다. 정부에서 하향적으로 제도와 기관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민간에서 자발적인 노력을 통해 아동들을 품는 공간을 형성하고 이를 상향적으로 전달해 법제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만큼 그들이 운영하고 있는 센터는 누군가가 시켜서가 아니라, 아동들을 위하는 자발적인 움직임과 자원하는 마음을 기반으로 둔 채 역사를 이어왔다. 물론 그는 법제화되는 과정으로 인해 겪게 되는 고충도 있다고 설명한다.

“2004년부터 법제화되기 전까지는 보조금 없이 자발적이면서도 자유롭게 아동들을 위해 일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법제화 이후부터는 지원이 있는 대신 국가가 요구하는 것들이 생기게 되죠. 당연히 부모들이 바라는 것 역시 많아질 수밖에 없고요.”

그러나 그가 가장 우려하는 것 중 하나는 단연 다양하게 섞이는 과정에서 차별이 생기고 아동들과 보호자들에게는 낙인감이 생길 수 있다는 현실이다.

“이제는 국가의 지원으로 다양한 아동들이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조금 어려운 형편의 아동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아동들도 있는 거죠. 아무래도 현실적으로는 차별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이렇게 말을 하면서도, 김 회장은 이곳에서만큼은 차별이란 존재할 수 없다는 굳은 의지를 내비친다. 차별이 만연한 시대지만 적어도 여기서만큼은 통하지 않는 신념이 있다. 실제로 그의 철학과 의지만큼 아동들은 이곳에서 평등한 존재로서 추억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만큼 교육이 중요합니다. 아동들이 상호 배려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키우는 인성은 물론 공동체 생활을 위한 시민교육을 시키면 됩니다.”

가르치면 달라질 수 있는 존재가 아동들이라고 생각하는 김 회장이다. 실제로 이 공간 안에서만큼은 불평등이 해소되고 있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도 균등한 교육기회와 차별없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그는 애쓴다.

이곳을 그리며 다시 찾아오는 아동들

“감사의 인사를 전할 때도 더없이 기쁘지만 가장 행복할 때는 그들이 다른 사람을 돕는 존재로서 살아가기 시작했을 때입니다. 실제로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기 시작한 친구들이 있는가 하면 이곳과 연계하여 선한 일을 이어가고 싶어하는 친구들도 있죠. 그야말로 복지의 선순환이 이루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아동들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김 회장의 교육철학이 아동들의 마음에 전달되어서일까. 성장하고 난 후로도 이곳을 찾아와 감사인사를 건네는 이들이 있을 정도다. 아동들만이 아니라, 졸업 후 추억을 회상하며 찾아오는 아동들이 이곳을 방문하여 방과 후 활동을 도와주는 도우미역할을 하는 것을 보며 가장 행복하고 타인들을 돕는 존재로 살아가는 것이 세상에 대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또 관련학과를 전공하거나 이곳과 연계하여 선한 일을 계속 하고 싶다는 친구들도 있다. 그야말로 복지의 선한 답례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청소년들의 방과 후 활동까지도 맡는 곳인 만큼 졸업 후 얼마안된 친구들은 물론 조금 오래 전에 졸업한 친구들까지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더 나은 아동들의 미래를 위하여

그는 광주시와 연계된 다양한 지역사회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복지에 유난히 관심이 많은 시장님 덕분에 지역사회의 복지 관련 사업에 많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민과 관이 함께하는 지역사회보장 협의체가 잘 추진되고 있다는 것은 광주시의 미래가 희망이 있다는 것 아닐까요?”

그러면서도 그는 아동들이 더 많은 것을 공급받고 혜택을 누릴려면 지역자원연계 즉, 지역 기업과의 연계가 필요하다고 인식한다. 아직은 그것이 기대한 만큼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에 자원봉사자들의 고마운 손길만 바삐 움직일 뿐이다. 목회자 출신인 김 회장은 사실 어린이집과 아동과 청소년 복지에 몸담은 기간만 거의 30년이 넘는다. 가출청소년 상담과 케어를 하던 일을 비롯하여 지역사회 아동들을 위해 무료로 영어를 가르치는 일 등, 다양하게 지역 내 아동들을 위해 헌신해 왔고 그 열매로 지금의 밀목지역아동센터대표와 광주시연합회회장과 광주시사회복지사협회 회장으로 지역을 섬기고 있다. 하지만 그는 아직도 할 일이 많기에 끊임없이 공부한다. 사회복지분야에서 받은 박사학위로 대학 겸임교수로도 재직하면서 보다 전문적인 리더십과 센터 운영을 통해 아동들에게 더 많은 것을 채워주고자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지역아동센터 임직원의 노력의 땀방울이 모아진 전인적 돌봄은 이곳 아동들을 오늘 하루도 특별한 행복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코로나 19가 본격적으로 창궐하기 이전 임원회의 모습. 지금은 당분간 보류중이다.

협의회 임원단 코멘트

수정지역아동센터 구영근 대표(연합회부회장 상임이사)

“지역아동센터는 소규모 이용시설로 아동 개개인의 욕구에 맞는 서비스가 가능하고 전문적인 인력자원이 충족되면 아동 개인의 욕구에 맞는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제공하고 싶다. 방임 아동에게 급식과 상담을 통해 안정을 취하도록 돕고, 청소년의 비행을 미연에 방지하고 문제를 일으킨 청소년에게 정신분석이나 심리학적인 접근을 통해 고유의 특성을 찾아주고 자기의 정체성을 스스로 개발하도록 도와주며 전인적인 인성교육을 통해 건강한 사회인으로 자라도록 돕는 일에 목적을 두고 있다.”

엔젤비전아카데미지역아동센터 박경애 대표(연합회 사무이사)

“지역아동센터는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임에도 가이드라인을 적용받지 않아 좋은 선생님을 구하는 데에도 애로가 많다. 이익을 고려한다면 이 일을 할 수 없지만 돌보는 사명이 더욱 크기에 지금 35명 아이들의 가정을 세세히 파악해 돌보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에 입소해 지금은 중학교 3학년인 자식처럼 여기는 학생에게 ‘너희들이 사회에 나가 훌륭한 사람이 되어 아동센터의 후원자가 되어 달라’고 말한다.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위축된 아동들을 위해 최고의 문화체험과 먹거리를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비록 부모님의 손길이 부족한 아동이지만 아동센터에서 바르게 자라서 멋있는 인생을 열어가는 사람으로 성장하길 기원한다.”

샬롬지역아동센터 한미자 시설장 (연합회 재무이사)

“직접 아동센터를 보낸 어머님이라면 프로그램의 질이나 아동의 돌봄 수준이 학교보다 높다는 것을 실감한다. 일선 학교는 한명의 교사가 20~30명의 아이를 돌보지만 아동센터는 30명 단위의 아동을 직원ㆍ교사ㆍ강사까지 10여명의 선생님이 동일한 공간에서 집중적으로 케어한다. 지역아동센터는 기본학습ㆍ인성ㆍ사회적 관계성 등 아동이 바르게 성장하고 선생님을 대하고 동생ㆍ동료ㆍ형들과 교감하면서 성장하는 교육기관이다. 특히 멀리 나갈 수 없는 맞벌이 가정 아동을 위해 비록 교사들이 힘들어도 외부활동 시간을 많이 진행한다.”

셈솟는지역아동센터 이진원 시설장(연합회 사업이사)

“요즘은 돌봄이 사회적 화두여서 보다 안전하게 아동을 직접 귀가시켜 맞벌이 가정에 결정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저희 샘솟는 지역아동센터는 운동장을 갖춘 자연친화적인 여건을 갖추고 있어 아동들이 센터에서 좋은 품성을 쌓고 있다. 최근 돌봄센터의 등장으로 위기감도 있지만 전국 4천여곳 지역아동센터와 이곳에서 생활하는 10만여명의 아동을 교육하는 유서 깊은 교육기관으로서 지금까지 축적된 자원과 교육 컨텐츠를 십분 활용하고, 교육자들의 처우개선을 통해 아동들에게 즐겁고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광주한우리지역센터 최선영 대표 (연합회부회장 상임이사)

“지역아동센터는 다른 돌봄기관과 마찬가지로 아동들을 보호, 교육하지만 좀 더 부모님의 마음으로 아동들을 보살핀다. 아동을 세세히 보살펴야 하는 부분, 특히 병원에 가야 한다거나 시간에 맞춰 약을 복용토록 하거나 학교의 전달사항을 아동과 부모에게 인지시키는 일을 한다. 무엇보다 학교ㆍ부모ㆍ지역아동센터가 삼위일체가 되어 아동을 보호하고 교육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진우지역아동센터 문복자 대표(연합회 교육홍보이사)

”다문화ㆍ저소득ㆍ맞벌이 가정 아동들을 위한 이용시설이다. 따라서 일반적인 돌봄과는 차원이 다르다.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차상위 70%, 일반아동 30% 비율로 아동을 입소하게 한다. 따라서 정말 어려운 아동들 위주로 전인교육을 하는 기관인 셈이다. 아동들이 학교에서 위축되어 있다가도 센터에 여러 선생님들의 사랑을 듬뿍 받기에 학교보다 센터에 있는 동안 집에 온듯이 편안해하고 좋아한다. 이곳에 와서 아동들은 학습은 물론 미술ㆍ영어ㆍ놀이수업ㆍ한국사와 한자 급수시험 준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원스톱으로 진행해 효율적으로 인성과 지식을 쌓는다. 2020년 경자년을 맞아 사랑과 봉사로 아동들을 돌볼 것이다. 어머님들이 믿고 맡기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며 지역아동센터의 사회적 역할도 널이 홍보할 것이다. 저의 좋은 취지에 공감해 학교돌봄센터에서도 저희 센터에 아동을 보내고 있을 정도다.”

 

오성환 기자 v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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