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기업 살려내 지역경제 이바지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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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기업 살려내 지역경제 이바지하고 싶어요
  • 박동웅 기자
  • 승인 2020.03.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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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수성가의 결실, 초월회와 광주시생활가구협동조합을 이끌어

ECONOMY/ 광주시기업인협회 초월지회 (예디가구)

“향토기업 살려내 지역경제 이바지하고 싶어요”

자수성가의 결실, 초월회와 광주시생활가구협동조합을 이끌어

목재(wood)ㆍ철재(steel)ㆍ도장(painting)ㆍ미싱처리(sewing) 등 전문 영역별로 나눠 완제품을 만들어 종합강소기업을 만든 허만열 예디가구 대표

현대판 노블레스 오블리주 (noblesse oblige)를 실천하고 있는 사업가가 있다.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곧은 소리도 해내며 향토 사업가들의 어려움을 대변하는 광주시기업인협회 허만열 초월지회장(예디가구 대표)이 주인공이다.

그가 이처럼 어려운 기업 환경 속에서도 기업이익을 지역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힘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바로 본인 사업에 대한 확고한 자신감에서 나온다. 20년 이상 광주시에서 가구업체를 운영하며 최근에는 지자체로부터 광주시향토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타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을 묻자 “사람들이 단순히 완제품을 들여다가 공급하는 유통업자쯤으로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는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이것은 저희가 직접 만드는 것입니다. 목재(wood)ㆍ철재(steel)ㆍ도장(painting)ㆍ미싱처리(sewing) 등 전문 영역별로 나눠서 완제품을 만들죠. 한국에서 작은 규모지만, 한곳에서 원스톱으로 완성할 수 있는 종합강소기업은 우리밖에 없다”고 했다. 최근에는 광주시기업인연합회 초월지회장으로 4년째 연임하고 있다. 이밖에도 생활가구협동조합 이사장으로서 15개의 가구업체와 협업을 통해 중소기업의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다. 그는 어떠한 경영철할과 소신을 갖고 이토록 많은 직분을 해내는 것인가. 그가 가진 진정한 기업가 정신이 궁금하다.

향토기업 살리기, 관련 조례 개정에 힘써

한국에서 작은 규모지만, 한곳에서 원스톱으로 완성할 수 있는 예디의 명품가구

허 지회장이 소속되어 있는 광주시기업인연합회는 400여 회원사가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단법인 경제단체로 산하에 7개 지회를 두고 있다. “산단이 형성되지 않은 관내에는 그렇게 큰 기업은 없습니다. 기업인협의회 산하에는 경안ㆍ송정ㆍ오포ㆍ곤지ㆍ도척ㆍ초월ㆍ여성지회 등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제가 맡고 있는 초월읍에는 73개 회원사가 있습니다. 우리 지역기업들에게 어려움이 많습니다. 소관부처 공무원도 열심히 설득하고 시의회의장이나 담당 위원장들도 만나고 있습니다. 2년 전부터 열심히 기업의 고충사항을 해소해달라고 요청했는데 이제구체적으로는 넓은 창고를 지을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에 힘써온 것이다. 토지사용에 따른 건폐율(전체토지에서 건물1층 너비가 차지하는 비율)과 용적률(전체토지에서 각 층마다의 전체면적이 차지하는 비율)의 제한이 있다. 해당 지역의 경우 용도변경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거나 개발제한으로 허용치가 낮아 지역기업들이 공간을 확보하는데 애로를 겪어 생산성 향상에 큰 제약이 있었다. 가령 가구업체의 경우 부피가 크고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최적의 상태로 쌓을 수 있는 보관창고가 필요하다. 그런데 건폐율과 용적률이 낮아 협소하게 창고를 지을 수 밖에 없어 애로가 많다고 한다. 이에 대해 그는 “생산공간을 늘리는 것에 대해 의회에서 검토 중이고 이것은 기업인들에게 사활이 걸린 문제입니다. 다들 그런 일이 부담스럽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또 이렇게 4년째 기업인 단체의 일을 맡게 됐다”며 역할의 중요성을 나타냈다.

지역사회 공헌으로 사회적 역할 적극 실천

초월지역 기업인연합회는 기업활동 외에 지역의 소외계층들을 찾아 적극적으로 공헌활동도 펼치고 있다. 결식아동을 위한 무료급식과 마을회관에 생활가구를 기증하거나 홀로 지내는 어르신들을 위한 김장나누기 행사도 빼놓지 않는다. “지역에 밥을 굶는 애들이 있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무료급식소는 고마운 분이 건물을 지어 주셨습니다. 그곳에 제가 제작한 테이블과 의자를 지원했습니다. 의자가 한 40여개 들어갔습니다. 제가 만든 의자에 앉아 아이들이 배불리 먹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며 겸손한 말로 설명을 이어갔다. “초월읍에 42개 리가 있는데 각각 마을회관이 있습니다. 초월에는 윤봉길 의사 장손도 살고 있습니다. 그곳 사무실에 가봤더니 집기들이 너무 영세해서 제가 어르신에 맞도록 아주 편하게 높지도 않고 나지막하게 32개 정도 의자와 탁자를 만들어 드렸는데 사용하시고 너무 만족스러워했어요. 또한 몸에 해로운 가스를 사용하고 있어 인덕션도 지원했습니다. 반영구적인 가죽을 소재로 의자시트도 깨끗하게 해드리고 앉아 생활하기 편하도록 마련해드렸습니다.” 손길이 뻗지 않는 곳까지 살피는 세심한 그의 태도를 보면서 진정한 봉사가 어떠한 것인지 알려주었다.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가설건축물 재질을 기존의 천막에서 칼라강판으로 확대하는 건축조례안이 통과되어 제품 보관창고가 부족한 관내 6천여 기업의 오랜 숙원이 해소됐다.

향토기업 보호육성 생활가구협동조합으로

허 지회장은 광주시기업인연합회 활동 외에도 생활가구협동조합을 결성, 다양한 제품들을 생산하고 있다. 협동조합에 대한 보다 상세한 설명을 부탁하자 “만든 지는 2년 됐습니다. 각자 만드는 종류가 다르고 맡은 바에 따라 협업을 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전문 영역이 정해져 있습니다. 의자면 의자공장, 장롱이면 장롱공장, 그렇지 않습니까? 하지만 여기는 전체를 주문하는 곳이라 이곳에서 다 하는 것입니다. A/S는 2년 안에 가져오시면 됩니다. 대부분 사후서비스할 정도의 일은 크게 없습니다”.

덧붙여 향토 가구산업에 대한 전망도 밝혔다. “영세기업을 어떻게 도울 것인가, 기업의 현실을 제대로 파악해 실질적으로 문제를 풀어가는 방향으로 이끌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광주시에는 인구가 늘어 초등학교가 세곳, 또 중학교 한곳이 신설됐습니다. 그러한 곳에 향토기업 제품이 널리 사용되길 바랍니다. 그렇게 된다면 세수가 돌고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라며 향토기업에 대한 지자체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거기다 “광주시는 모든 산업분야의 기업들이 산재한 어마어마한 잠재력을 가진 도시입니다. 관내 다양한 업종의 중소기업들이 못 만들어 내는 것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지역기업들이 조금씩 힘을 합쳐 자생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기업하기 좋은 지역으로

기업을 운영하기도 힘든 가운데서도 기업인 회원의 권익을 보호하는데 앞장서는 그의 소감을 물었다. “관내에서 뜻을 같이 하는 기업인이 73명 정도 됩니다. 경기가 어려워 회비를 걷는 일조차 사실상 염치가 없어요. 크게 잘 나가는 기업도 없고 전부 힘들다고 하지만 아무토록 회원들이 잘 움직여서 어려운 경제를 잘 이겨내도록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지역의 강소기업들이 보다 생산성을 높여 오래 자리 잡기를 바라는 그의 마음이 여실히 느낄 수 있다. 광주시기업인회의 건승을 빌며 힘을 합쳐 경자년 새해를 열어가길 바란다.

[KNS뉴스통신=박동웅 기자]

박동웅 기자 v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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