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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영민 왕실도예사업협동조합 이사장 “도예촌이 형성돼야 젊은 도예가들이 도자 명성 이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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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영민 왕실도예사업협동조합 이사장 “도예촌이 형성돼야 젊은 도예가들이 도자 명성 이어갑니다”
  • 이은구 기자
  • 승인 2020.02.24 1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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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 왕실도예사업협동조합 “오랫동안 이어온 도자문화, 광주의 정체성이자 자랑거리”

 

[KNS뉴스통신=이은구 기자] 예로부터 광주는 왕실도자기로 유명한 지역이다. 매년 도자기 축제를 열어 왕실도자기의 도시로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광주에서는 왕실도예사업협동조합이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다. 각종 전시회와 바자회를 통해 얻은 수익금으로 불우이웃을 돕기도 하고, 해외에 진출해 우리 도예의 우수성을 알리는 등 다양하게 활약하고 있다.

왕실도예사업협동조합의 정영민 이사장은 왕실도자기와 백자가 광주의 아이덴티티(identity)가 될 수 있도록 다각도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좋은 작품 나올 때, 힘들었던 몸과 마음 저절로 가벼워져

손바닥만한 작은 그릇 하나도 제대로 만들려면 짧게는 5년에서 10년 가량의 시간이 걸린다. 그만큼 도예는 많은 노력과 훈련을 거쳐야 하는 고급예술이다. 정영민 이사장은 20살때부터 도예작업을 해오고 있는 베테랑 도예가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도예의 도시인 광주에 거주하는 것은 당연한 것. 정 이사장은 조선시대부터 사옹원을 운영했던 광주는 왕실에 제공할 조선백자를 만들었다, 광주를 소개했다.

2018년에는 광주 시내에서 공사 중에 백토가 발견됐는데 백토는 조선시대 때 도자기를 만드는 데 사용했던 흙으로, 광주가 우수한 백자를 만들어냈다는 증거가 된다. “도자기를 만드는 것은 시간 싸움입니다라고 말하는 정 이사장은 도자기 하나를 만드는 데에 열흘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많은 인내심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지만 그래도 좋은 작품이 만들어지면 힘든 것도 절로 잊게 된다고 한다.

이처럼 도예작업에 애정이 깊다 보니 왕실도예사업협동조합에서 활동하게 됐고 이사장직도 맡게 됐다. 작년 12월에는 이웃돕기 도자바자회를 주최해 전국각지의 방문객을 맞았다. 마련된 수익금은 취약계층 지원사업에 기탁해 지역경제에도 이바지했다.

비싼 임대료 탓에 젊은 도예가 유입 적어도예촌형성이 많은 도움 될 것

정영민 이사장이 가장 아쉬워하는 것은 젊은 도예가들의 유입이 잘 되지 않는 것이다. 근처의 여주나 이천 지역에 비해서 임대료가 비싸다보니 광주에서 작업실을 얻는 것이 젊은이들에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터. 도예가들은 경력을 오래 쌓아야 인지도도 올라가고 명장이 되는데, 특히 젊었을 때는 작품을 파는 것도 녹록치 않아, 수입을 얻는 데 어려움을 갖는다.

정 이사장은 가까운 이천에는 도예촌이 있는데, 광주에는 없는 것이 아쉽다도예촌이 형성된다면 젊은 도예가들도 유입될 수 있을 것이고, 광주도자기의 명성도 계속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그러면서 좋은 작품을 만들려면 계속 공부를 하는 것도 필요한데, 수입을 얻는 게 쉽지 않다보니 이런 여유를 가질 기회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도자기는 공시가격이 없기 때문에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정 이사장은 도예에 대한 열정으로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지만, 이런 점에 대해서는 큰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해외 교류와 전시회 통해 광주시 도자문화 우수성 알려

왕실도예사업협동조합은 현재 40명 정도의 회원이 가입돼 있으며, 각자 개인사업을 하면서 전시회나 바자회를 열어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2001년 엑스포를 계기로 조합이 설립됐는데, 처음에는 협회였지만 점차 규모가 커지면서 조합으로 결성됐다. 왕실도예사업협동조합은 중국, 일본, 베트남 등 수준 높은 도예문화를 자랑하는 국가의 장인들과 교류도 하면서 백자의 우수성을 알리는 기회를 만들기도 했다.

작년 12월에 개최했던 바자회는 시에서 받았던 지원을 다시 시로 돌려주는 상생을 위해 열었다고 한다. 요즘은 도예에 대한 관심도 많이 줄었고, 도예가들도 많이 남지 않은 상황이지만 정영민 이사장은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을 통해서 광주시의 우수한 도자문화를 널리 알릴 계획이다.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세계 도자기 경매사상 최고가인 99억에 낙찰된 철화용문항아리의 원산지가 바로 광주시다. 500여년간 최고급 도자기를 생산했던 광주시는 290여 개가 넘는 가마터가 발견된 곳이기도 하다.

이렇게 명품 도자기를 만드는 광주에서 명장이 되려면 20년 동안 거주 하고 30년 동안 도예에 종사를 해야 심사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정영민 이사장은 왕실도자기와 백자를 생산해 낸 지역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활발한 활동으로 도예산업의 부흥을 이끌어낼 것이라는 포부를 드러냈다.

이은구 기자 hoeunk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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