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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문화]“하늘엔 천당, 땅에는 분당"…중국엔 '쑤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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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문화]“하늘엔 천당, 땅에는 분당"…중국엔 '쑤항'
  • 강준완 기자
  • 승인 2012.06.21 1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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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S뉴스통신=강준완 기자] 上有天堂,下有蘇杭(“하늘엔 천당, 땅에는 쑤저우와 항저우”)

 

 

지상낙원의 대명사인 쑤저우는 '정원'과 '물'로 대변되는 중국 남방의 대표적인 도시이다. 쑤저우는 중국 역사문화 도시 중 한 곳으로, 기원전 514년에 도시가 만들어졌으니 무려 25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쑤저우를 상징하는 단어는 원림지도(園林之都, 정원의 도시), 사주지부(絲綢之府, 비단의 도시), 어미지향(魚米之鄕, 바다가 가까워 살기 좋은 곳)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중국 남성들은 쑤저우의 미인을 아내로 맞아서, 쑤저우의 아름다운 정원에서 여생을 보내는 것이 인생의 가장 큰 행복이라고 상상하곤 한다. 지금도 쑤저우를 방문하면 울창한 나무와 정원 등을 쉽게 볼 수 있다. 이웃 항저우와 함께 비단으로도 유명하다.

경제도시로 변신하는 쑤저우

쑤저우는 현재 중국 경제 10대도시, 역사문화 10대 도시, 가장 발달한 10대 도시 등 조사할 때마다 항상 고정적으로 선정되는 곳이다. 최근엔 경제성장이 가장 빨리 일어나는 도시로 부각 되고 있다.

장강삼각주와 상하이를 중심으로 하는 경제 클러스트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도 바로 이곳이다. 상하이에 이어 중국 최대의 외자기업 집중 투자지역이 되면서 ‘쑤저우 혁명’이라는 말과 함께 상하이-항저우-닝보로 연결되는 장강삼각주 경제의 새로운 ‘진주’로 떠올랐다.

이제 쑤저우는 중국에서 가장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꼽히고 있으며, 중국 당국 또한 기업의 샹그릴라 지역으로 만들기 위해 최고위급 지도자들이 잇달아 방문해 외국인 투자유치에 관심을 쏟아 붓고 있다.

우시•난징도 근접하고 1시간 거리에는 상하이라는 거대한 시장이 있고, 육로와 해로 등 모든 교통시설이 편리하다. 상하이보다 낮은 토지가격과 외자기업에 유리한 개발구 세수정책, 저렴하고 우수한 노동력 등으로 인해 선전-광저우 등 주강삼각주 지역에 있던 많은 외자기업들이 이곳 쑤저우로 몰려오고 있다.

가볼만한 곳…졸정원(拙政园)

“천하의 원림은 강남에 있고, 그 중 쑤저우의 정원이 가장 으뜸"이라는 말을 탄생시켰다.

 

쑤저우의 정원은 정교함이 특징으로 중국 남방 고전 원림 건축 예술의 정화라 할 수 있다. 송대(宋代) 부터 이어진 정원은 200가구에 이르렀고, 지금은 10군데 정도가 복원되어 외부에 개방되고 있다.

그 중 송대의 창랑정, 원대의 사자림, 명대의 졸정원과 유원이 대표적인 강남의 원림으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졸정원과 유원은 중국 4대 정원이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어 있다.

중국 정원의 자존심인 이화원, 청더의 피서산장, 유원과 함께 중국 4대 정원 중 하나인 졸정원(拙政园-주워정위엔). 면적 5200평방미터의 거대 원림으로 중국 정원의 3대 특징인 물, 암석, 수목 중에서 물의 이미지를 극대화했다.

졸정원은 1512년 정계에서 실각한 어사 왕헌신이 낙향의 원통함을 달래면서 지은 정원이다. 졸정원이라는 이름은 한거부(闲居赋)라는 시의 한 대목인 ‘졸자지위정(拙者之为政)’ 에서 따온 이름으로 "어리석은 자가 정치를 하고 있다"는 뜻이다.

자신을 졸렬한 정치가로 자학한 것이지만 속 뜻은 자신을 실각시킨 권세가들을 비꼬는 것. 정원 내부의 누각과 화랑은 모두 물가에 건설되었는데 수면에 비친 건물은 상상을 뛰어넘는 절경이다.

정원 내부는 크게 동원, 중원, 서원의 세 구역으로 나뉘는데 이 중 중원(中园)의 원향당(远香堂)은 졸정원 최고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다. 사방으로 트인 창을 통해 다양한 각도로 정원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행복은 부의 축적 순위가 아니다”…항저우

원저우는 지역 상인들이 국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해 신(新)귀족 도시라고 불린다. 가내수공업으로 시작해 지금은 중국전역의 부동산과 증시를 쥐락펴락 할 정도의 자금력을 보유한 도시다.

원저우 도시와 달리 같은 저장성에 있으면서 체면치레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외지로 나가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도시도 있다. 바로 천년의 도시 항저우(杭州)다. 남방에 있는 북방성향의 도시다.

항저우가 어떤 도시인가. 남송의 도읍지이고, 마르코 폴로가 “세계에서 가장 호화롭고 부유한 도시”라고 칭찬한 곳 아닌가. 1400여 년 전 수나라 시절 베이징에서 항저우까지 운하가 개통되면서 남북 교역의 중심지였으니 당대 최대의 경제중심지라 할 만하다.

아직도 중국의 10대도시이면서 도시경쟁력 순위도 항상 10위권 이내에 진입하지만, 상하이 주변에 자리잡은 쑤저우(蘇州), 닝보(寧波) 등에 경제력에서 밀리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항저우는 최고의 부자도시는 아니지만 최고의 행복지수를 가지고 있는 도시다. 중국 도시의 경우에도 부와 행복이 반드시 비례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강준완 기자 jeffkang@kn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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