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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정부의 긴축재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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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정부의 긴축재정이 필요하다
  • 최문 논설위원
  • 승인 2012.06.18 2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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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유럽에서는 월드컵의 인기를 능가하는 유럽축구연맹(UEFA) 주최 유로2012 대회가 열리고 있다. 매번 대회가 그렇지만 이번 대회에서도 이변이 속출하고 있는데 그 중 그리스가 단연 화제다. 예선 마지막 경기까지 최하위에 머물러 있었으나 마지막 경기에서 러시아를 침몰시키고 8강에 올랐기 때문이다.

그리스와 경기를 앞두고 예선 1위를 달리던 러시아는 8강 진출이 가장 유력했으나 그리스에 일격을 당하면서 예선 3위로 밀려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1998년 IMF 위기 당시에 박세리가 US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우리 국민들에게 희망을 줬던 것처럼 최근 경제위기로 실의에 빠져 있는 그리스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기에 충분한 놀라운 결과다. 

그리스는 서구문명의 발상지로 서구인들에게 존경받는 나라이기는 하나 현재는 유럽의 변방에 불과한 소국이다. 그런 그리스가 요즘 좋지 않은 일로 연일 세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그리스 경제가 유럽경제의 뇌관이 되고 있으며, 유럽경제는 세계 경제에 치명타를 가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이다.

그리스가 유로존에 머물 것이냐 탈퇴할 것이냐는 중대한 갈림길이었던 어제 그리스 총선에서 다행스럽게도 유로존 잔류와 긴축정책을 주장하던 신민당이 승리하자 유럽국가들이 한숨을 돌렸다. 마치 유로2012대회의 그리스 축구대표팀처럼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한 것이다.

이제 유럽 줄파산의 첫 번째 도미노가 쓰러지지 않도록 그리스 신민당, 신민당과 연정 파트너인 사회당 그리고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중심국가들 사이의 논의가 본격화할 것이다. 

오는 6월 18일부터 19일까지 멕시코 로스 카보스에서 주요 20개국(G20)의 정상들이 모인다.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는 유럽 재정위기를 비롯한 세계 경제위기의 극복방안이 주된 화제가 될 것이다. 유럽발 경제위기는 이명박 정부 초기 미국에서 불어 닥친 리먼사태로 촉발된 경제위기보다 훨씬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이은 경제위기로 우리나라 경제가 상당히 취약해져 있기 때문에 그리스와 스페인, 이탈리아로 이어지는 유럽의 줄파산이 현실화된다면 우리 경제는 치명타를 입을 수 밖에 없다. 우리 은행들이 유럽계 은행들에게 차입한 돈이 견딜만한 수준이라고는 하지만 유럽이 무너지면 결국 미국과 일본 등에게도 전이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결코 우리가 외환위기의 무풍지대일 수 없다. 우리나라의 국가재정이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는 스페인보다 나쁘다는 경제전문가들의 경고가 심상치 않다. 

우리나라 경제의 문제는 외부요인도 있지만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가 더 큰 문제를 야기했다. 이명박 정부가 환율을 조절하여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와 같은 몇몇 대기업들을 세계 일류기업으로 키워냈지만 그러한 성과가 높은 물가로 인해 고통 받는 서민들의 처절한 희생이 바탕됐다는 점에서 비판받아 마땅하다.

더구나 대다수 국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재정을 낭비하여 불요불급한 4대강 사업 등을 강행했다는 점에서 그의 국가경제에 대한 단견을 짐작할 수 있다. 이미 취임 초부터 세계 경제의 위기가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는데 불요불급한 4대강에 지류정비를 포함해 50조 가까운 정부예산을 퍼부었다니 정상적인 사고를 지닌 사람이라면 얼마나 어리석은 정책인지 명백하게 알 수 있다.

그런데 임기 말에 또 다시 막대한 전쟁무기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현 안보상황이 경제위기보다 더 큰 위기상황이라는 말인가? 모두 막대한 검은 돈이 오갈 가능성이 큰 사업들이기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증폭되고 있다. 

국민에게 또 다시 IMF사태와 같은 고통을 경험하지 않게 하려면 정부 스스로 긴축해야 한다. 불요불급한 사업은 이제라도 중단하고, 정부기관에서 지출하는 비용의 낭비를 솔선수범해서 막아야 한다. 눈앞의 성과에 급급해 미래 경제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허장성세는 이제 그만 둬야 한다. 내실이 필요한 때다. 국민에게 신뢰를 받는 정부가 정책 또한 힘 있게 추진할 수 있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이후 국민의 정부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한 지금 새삼스럽기는 하지만 그래도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경구처럼 이제라도 국가경제의 미래를 위한 고통을 정부가 솔선해서 먼저 져야 할 것이다.

국민에게 진정성을 보일 때 설혹 경제위기의 파도가 우리를 덮친다고 해도 제2의 국채보상운동, 제2의 금모으기운동 등 국민이 합심하여 고난을 극복해나가지 않겠는가? (최문 논설위원) 

최문 논설위원 vg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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