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26 21:52 (일)
[초대석] 이숙경 소리예술원장 "우리의 놀이 속에 한(恨)이 녹아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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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이숙경 소리예술원장 "우리의 놀이 속에 한(恨)이 녹아있죠"
  • 장순배 기자
  • 승인 2020.01.01 1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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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소리예술원(서도소리진흥회) - 즐겁게 놀이하면서 조상들의 문화유산을 지키는 소리꾼

 


소리예술원(서도소리진흥회) 이숙경 원장

[KNS뉴스통신=장순배 기자] “우리소리에 대해 다들 선배 국악인들은 한(恨)이라고 표현합니다. 하지만 저는 놀이라고 생각해요. 이 속에 모든 것이 녹아 있어요. 놀이라고 해서 가벼운 놀이가 아니라 모든 인생사가 들어있죠.”

소리예술원(서도소리진흥회) 이숙경 원장은 놀이와 삶의 굴곡이 전부 들어있는 한이 다른 것은 아니지만 단순히 한만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우리의 소리를 평가한다.

굳이 한이라고 표현한 것은 시대상을 반영해 너무나 많은 한을 이겨내기 위해 부른 것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구리를 거쳐 남양주에 오기까지 30여년 세월을 보낸 이 원장은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강습 20년, 소리 30년으로 요약한다. 20대 후반부터 뭘 배워볼까 하고 찾던 중 꽹과리나 장구메고 춤추는 것에 매료되어 국악과 인연을 맺은 계기가 됐다. 이후 마직막으로 발길을 들여놓은 것은 소리다.

“처음에는 장구를 배우러 갔어요. 그러다가 소리가 좋아서 그쪽으로 돌아섰습니다.”

소리와는 집안내력도 있다는 그녀는 경기산타령 전수조교인 염창숙 선생에게 사사한 이후, 경기잡가 보유자 묵계월 선생에게 경기 12잡가를 5년 동안 전수받았으며, 이어 서도소리는 황해도 문화재 제 3호인 한명순 선생에게 소리를 전수받았다.

“서편제는 남도소리에요. 그리고 경기소리는 경기 일대에 전해졌고, 서도소리는 관서지방, 즉 이북 평안도 지방의 소리를 말합니다. 서도소리와 경기 12잡가는 근간이 같을 정도로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요.”

이 원장은 서도와 경기잡가의 밀접한 관계에서 양 소리를 자연스럽게 섭렵했다고 말한다.

잠재력을 가진 중장년 만학도

국악을 제대로 하려면 아예 전공을 하지만 늦은 나이에 배우려는 만학도도 적지 않다고 한다. 요즘에 문화센터에서 다양한 취미활동이 이뤄지지만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 또한 적지 않은 비율을 보인다.

“국악의 길을 제대로 몰라 이제는 나이가 들어 안된다고 내려놨던 이들에게 다시 시작하도록 동기부여를 하고 있어요.”

이 원장은 인생 후반기에 전통문화를 다시 접해 소리꾼으로서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짜릿한 성취감까지 느낀다고 한다.

기자도 직접 이 원장의 강의를 보면서 이처럼 작지만 알차게 지도하는 모습이 남다르게 다가왔다. 그렇다면 여기 교육받은 사람들은 어떠한 방향으로 가고 있을까.

“주로 전공위주로 지도하다 보니 원장과 같은 길을 가고 있어요. 이수를 받아 자격증을 따서 학원도 열고 공연도 하고, 대학 대학원 진학도 하고 있죠.”

소리예술원을 수료한 사람들은 단순히 취미활동에 그치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수료생들이 국악 전문인의 길을 가고 있다고 한다.

만약 이숙경 원장이 소리를 만났을 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를 나눈다면, 지금 소리꾼으로서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저는 현재 위치에서 조금도 바꾸지 싶지 않아요. 그동안 잘 살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어떠한 분야든 깊이 들어가면 같은 생각을 하겠지만 우리 소리로 즐기면서 전통문화를 보존ㆍ 전승한다는 뿌듯함 같은 게 있어요.”

그녀는 아마도 즐겁게 놀이하면서 조상들의 훌륭한 문화유산을 지켜간다는 뭉클함을 가진 듯 보였다.

이곳을 수료한 사람들은 단순한 취미 외에 국악 전문인의 길을 걷기도 한다.

이제는 후학교육에 전념

그동안 남양주와 서울 지방등지로 공연도 다녔지만, 지금은 출장을 자제하고 국악 지도에 전념하고 있다는 이숙경 원장이다.

“어린시절부터 전공을 강요하지 않아요, 너무 가둬두면 진정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분야를 놓칠 수 있어요. 자연스럽게 노출시키는 것이죠,”

예술은 모태에서부터 느껴야 감각이 생기지 어느 날 갑자기 생기지 않는다는 얘기다. 우리는 예전부터 가진 DNA가 있지 않는가. 그래서 비록 늦게 배워도 소리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장년 만학도의 경우, 어릴 때부터 소리를 많이 들어본 사람들이 재능을 발휘하고, 이 원장 또한 부모님의 재능을 이어받아 받아 다시 국악인으로 돌아온 사례 아니겠는가.

그녀에게 2019년은 정말 만족할만한 한해로 기억될 것이다. 이제 예순을 바라보면서 그동안 건강이 안좋아 큰상을 수상하지도 못했지만, 이번에는 처음으로 대상을 받아 밥을 안먹어도 배부른 한해였다고 한다.

“우리 후배 국악인들이 모여 큰 잔치를 벌일까 생각하고 있어요, 제가 대상까지 받았으니 겸사겸사해서 ‘이무기 용됐다’고 외치면서 한 판을 벌일까 합니다. ㅎㅎㅎ”

소리꾼으로 후학을 지도하는 선배로서 그녀는 긍정의 한(恨)을 이렇게 쏟아냈다.

취재 남양주특별취재팀

 

 

장순배 기자 v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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