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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흥국사 화암 주지스님 "인생난득(人生難得) 불법난봉(佛法難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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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흥국사 화암 주지스님 "인생난득(人生難得) 불법난봉(佛法難逢)"
  • 박동웅 기자
  • 승인 2019.12.24 1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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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에 위치한 수락산 제일의 기도처… 대한불교조계종 수락산 흥국사(興國寺)

RELIGION

수락산 흥국사(興國寺) 화암 주지스님

[KNS뉴스통신=박동웅 기자] 천년고찰에는 과거에서 현재까지 마음을 닦으려고 했던 수많은 선인들의 입김이 서려 있다. 마치 우리가 일상에서 받은 크고 작은 상처를 부처님께 귀의하여 위로 받듯이, 오래된 사찰에 들어서면 작은 미물이나 돌멩이 하나하나까지도 숭고한 정신의 세계로 흘러들게 한다. 그래선지 사람들은 발길을 멈추지 않고 고즈넉한 산사를 찾아 자신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고, 부처님 곁에 잠시나마 앉아서 자기 성찰과 함께 편안한 마음을 간직하고 돌아가고자 하는 마음이 일렁인다. 이러한 마음이 샘솟듯이, 불교의 역할 중에 하나가 마음을 주제로 수행하고 수행을 통해 자기변화와 함께 깨달음 세계로 들어가면, 선(善)한 마음이 생성된다. 어쩌면 그것이 불교의 목표일 수 있다. 그래서 천년고찰이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불교가 복잡하고 어수선한 사회를 정화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불가(佛家)에서는 깨달음에 이룰 수 있는 지혜까지도 인연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다고 가르치고 있다. 인간의 운명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복은 인연을 잘 맺는 복이다. 인연은 우연히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선인(善因)을 짓고 선연(善緣)을 잘 맺어야 만날 수가 있는 것이다. 이처럼 모든 만남이 씨앗이 되어, 다시금 새 인연을 맺게 되는 불교의 사상속에서 어느 누구를 함부로 대할 수 있으며, 또 누구라도 삶을 무성의하게 살 수 있겠는가.

남양주시 수락산 능선에 위치한 ‘연꽃반개형상’의 천하명당 흥국사(興國寺)

아늑한 수목에 둘러싸인 아름다운 천년사찰 흥국사는 수도권에 위치한 수락산 제일의 기도처로서, 본지에서는 흥국사 화암 주지스님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인생난득(人生難得)이요 불법난봉(佛法難逢)이라, 즉 사람 몸 받아 태어나기 어렵고 사람으로 태어나도 부처님 법 만나기 어렵고, 부처님 법 만나더라도 깨닫기 어렵다고 했으니, 이는 우리 인생은 두 번 다시 태어나기 어렵다는 말씀이다. 그러니 우리가 현재 어렵게 부모 몸을 의지해서 사람으로 태어난 후 부처님 법 만나 이렇게 살아 있을 때 이 존재 자체가 귀하고 아름답고 또 감사하고 행복하다는 것을 느끼면서 살아가야 한다”며, “사회현실이 경제적으로는 많이 발전했지만 정신적인 면에서는 의식이 그만큼 따르지 못하기 때문에 부작용으로 많은 사회문제들이 발생한다. 물질적 풍요와 함께 더불어 정신문화에도 조화가 이루어져야 진정한 사랑과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화암 주지스님의 연꽃같이 맑은 가르침이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사계절이 모두 아름다운 자연을 바라보며 기도하고 힐링을 하는 것이 어떤 면에서는 불교가 사회를 위해 도울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유구한 역사의 숨결이 숨 쉬고 있는 이곳에서 맑은 공기로 어두웠던 마음이 밝히고, 모든 근심과 걱정을 내려놓으시길 바란다”고 깊은 뜻을 전했다.

고고한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천년고찰

대웅보전 삼존불상

경기 남양주시 수락산 능선에 위치한 ‘연꽃반개형상’의 천하의 명당 흥국사(興國寺)는 대표적 원당의 하나로 599년 원광법사가 창건했으며, 조선조 선조 임금이 왕위에 오른 1568년에 그의 생부 되는 덕흥대원군의 명복을 빌기 위하여 원당을 짓고 편액(扁額)을 하사하여 흥덕사(興德寺)로 개칭했는데, 민간에서 덕절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이 원당 때문이다. 1626년에는 다시 흥국사로 개명했다.

특히 현존하는 당우로는 경기도 문화재 자료 제56호로 지정된 대웅보존을 비롯하여 경기도 유형문화재 289호 영산전·시왕전·독성전·만월보전·단하각·응향각·승방 등이 있다. 그 중에서 흥국사의 등록문화재 471호, 대방(大房)은 염불당 형식의 큰 방을 중심으로 좌측에는 부엌과 누각이 위치하고, 우측에는 여러 개의 승방을 둔 독특한 형태의 평면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이 건물은 좌우대칭의 ‘工’자형 평면을 가지고 있으며, 진입하는 쪽 양단에 장주석을 이용하여 건물을 받치도록 만든 누각구조로 되어있다. 이러한 큰방건물의 일반적인 공통점은 지어진 연대가 조선시대 들어와서야 출현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또한 주거용 건물이라고 할 수 있는 요사채와는 별도로 존재하며, 염불 수행 공간과 누, 승방, 부엌 등의 기능을 존중한 부속 공간을 함께 갖춘 독특한 형식의 복합 법당으로서 역사적 가치뿐만 아니라, 고도의 공간미학이 살아있는 시대정신을 오롯이 담고 있다.

화암 주지스님은 “오랜 역사와 숱한 일화를 간직하고 있는 흥국사는 능침사찰에서 볼 수 있는 독특한 공간구성기법이 적용된 사찰로서 건물형식이 비교적 원형에 가깝게 유지되고 있다”며 “문화재가 많고 조선시대 원찰의 형식을 살필 수 있는 훌륭한 역사자료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약사전에서 열심히 기도해서 병이 나은 사람이 적지 않다고 알려졌다”며,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정신적 귀의처로서도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리고 또 화암 스님은 “복잡한 현대인들에게는 정신적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힐링장소가 필요한 시대”로서, “선인들의 발자취가 살아있는 역사적인 곳에서 힐링을 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는 것도 사회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러한 사찰을 개방해 힐링 장소를 제공하고, 마음의 치유를 위해 찾아오는 신도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가람을 만드는 것이 앞으로 제가 할 일이 아니겠느냐”고 말하며, “사찰을 보존 관리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며, 오시는 분들에게 흥국사의 연혁과 문화재 소책자 만들어서 제공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또한 염불 기도, 참선 교육, 포교 등 수행복지 사찰과 시민불자와 소통하는 힐링 문화 사찰로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특히 화암 스님은 지역민들을 위한 봉사활동 외에도 복지의 사각지대에서 고통 받는 대중에게 자비실천의 참뜻을 전하며 발걸음을 멈추지 않는다. 수행자로서 향훈이 넘쳐나는 맑고 향기로운 삶을 살아오면서도 부처님을 닮은 온화한 미소를 잃지 않고 자비심을 잇고 있다.

경기도 문화재 자료 제56호 대웅보존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역사가 오래된 만큼 스님들의 수행공간부터, 마음의 휴식처가 될 수 있는 문화 공간, 화장실, 상하수도 등의 편의시설이 제대로 갖추어져있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가족단위로 많이 찾고 있는 흥국사 주변의 산책길도 필요하지만 재래식으로 된 화장실은 신도들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특히 불편해하고 있다. 따라서 화암 스님이 현재 힘을 쏟고 있는 곳은 흥국사 중장기 종합정비계획과 상하수도 연결 및 화장실 오폐수 처리 문제 해결이다.

천년사찰은 불자들의 공간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의 찬란한 역사를 간직한 곳이기 때문에 사찰을 찾는 시민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가람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정부나 지자체에서 관심을 갖고 속히 시민들에게 꼭 필요한 산책로와 화장실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게끔 지원하길 기대한다. 끝으로 화암 스님은 “진리는 변하지 않는데 사람들의 몸과 마음 그리고 주변 환경이 변해가고 있기 때문에 사찰에서도 그에 맞는 해결 방법을 찾아서 시민사회에 제공 사회에 제공해야할 것”이라며, “도량정비까지는 아직 시간이 걸리고 있지만, 그보다 먼저 흥국사와 오랜 친분과 인연 있는 사람들이 모두 스트레스 없애고 진정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마음의 고향 같은 역할을 하는 사찰이 됐으면 좋겠다.” 따라서 “누구나 절에 와서 차 한잔 마시고 힐링 할 수 있는 그런 공간 하나 만들어놓으려고 마음먹고 추진하고 있다”고 앞으로의 포부를 전했다.

“욕심이 없으면 모든 것이 넉넉하고, 구하는 바가 있으면 만사가 궁해지는 법.” 따라서 현대 과학이 아무리 발달한다고 해도 구하는 것이 많은 복잡한 현대인들의 정신세계에 관한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마음을 비우고 사찰에 들어가면 가열된 일상을 가라앉혀 편안한 마음으로 되돌아가게 한다. 특히 유구한 역사와 함께 자연에 동화될 수 있는 흥국사야 말로, 진정 일반인들이 찾고자 하는 이상향 같은 기도처가 아닐까 생각된다. 이를 통해 세상을 아름답게 가꾸는 밑거름이 되길 희망해본다.

 

박동웅 기자 v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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