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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템플스테이 지정사찰 '묘적사(妙寂寺)' - 한국불교 중흥 발원, ‘90일 천막 고행 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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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템플스테이 지정사찰 '묘적사(妙寂寺)' - 한국불교 중흥 발원, ‘90일 천막 고행 결사’
  • 박동웅 기자
  • 승인 2019.12.23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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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IGION / 혹한 속 하루 한 끼ㆍ묵언ㆍ옷 한 벌로 9명 큰스님 정진

 

위례 상월선원에서 동안거하는 9명의 스님(정묵,자승,동광,성곡,진각,호산,심우,재현,도림 큰스님)

한겨울 혹한 속에서 9명의 큰스님들이 천막에 의지해 우리나라 불교 중흥을 발원하는 ‘90일 천막 고행 결사’가 지난 11월 11일 시작해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이끌고 있다.

향기로운 연꽃이 진흙 속에서 피어나듯이, ‘배고프고 추운데서 도(道)를 닦는 마음이 더욱 간절하다’는 ‘기한발도심(飢寒發道心)’의 이 천막결사는 허허벌판인 위례신도시 포교도량 부지에서 임시천막을 치고 내년 2월 8일까지 90일간 동안거를 지내는 고행 정진이다.

결사가 진행되는 천막 선원의 이름은 ‘서리를 맞으며 달을 벗 삼아 수행하는 정진처’라는 의미의 ‘상월선원(霜月禪院)’으로 결제대중은 정묵스님, 자승스님, 동광스님, 성곡스님, 진각스님, 호산스님, 심우스님, 재현스님, 도림스님 모두 9명의 큰스님으로 결사 기간 동안 하루 한 끼, 옷 한 벌만 허용되며, 묵언으로서 엄격한 고행정진을 하는 방식이이다. 또한 이 기간 동안 정진처를 벗어날 수 없으며, 천막결사 기간 중 퇴방할 경우, 더 이상 출가수행자로서 살지 않겠다는 의미의 제적원을 이미 총무원에 제출했고 불퇴전의 각오와 함께 결연한 의지로 결사에 임했다. 그만한 각오가 아니고는 이번 동안거를 성만하기 어렵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외호대중으로 동참하는 묘적사 환풍스님

정진기간 중 외호대중으로 동참하고 있는 묘적사 환풍 주지스님은 “난방이 되지 않는 냉장고 속 같은 노천 비닐하우스 맨바닥에서 하루 한 끼 배고픔을 달랠 정도의 음식 섭취를 하시고, 옷 한 벌로 한겨울 추위와 배고픔을 견뎌가며, 한 공간에서 대화도 없이 묵언으로 혹독한 3개월간의 정진을 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혹한 속에서 목숨을 내걸 만큼 큰 각오로 들어가셨기 때문에 무사무탈 건강하게 회향하셔서 후학들에게 많은 큰 가르침을 주실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사회 곳곳에 불협화음이 많은 지금 세상은 혼란스럽고, 사회 일각에서는 종교가 제 역할을 못하고 타성에 젖어있다는 말도 있는데, 9분의 큰스님들이 단결된 모습으로 정견(正見)·정사유(正思惟)·정어(正語)·정업(正業)·정명(正命)·정념(正念)·정정진(正精進)·정정(正定)의 팔정도(八正道)의 메시지를 몸소 보여주시는 것 같다”면서, “한국불교와 종단에 수행문화의 혁신이라는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하는 결사를 통해, 불자들에게는 신심을 일으키고 불교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개선되는 등, 여러 모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불교 중흥과 정형화된 수행풍토의 변화를 모색하는 시도라는 점에서도, 이번 결사에 대한 기대감 또한 높아지고 있다. 아울러 한국불교중흥을 발원하며 동안거 천막결사에 임한 9명 스님들의 뜻에 따라, 천막결사의 무탈한 회향의 염원을 안은 재가불자들의 발걸음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한걸음 더 나아가 결사를 통해 위례 포교도량이 많은 불자들이 찾는 성지와 같은 도량으로 자리 잡길 바라는 원력도 담았다.

한편 9명의 스님이 무탈하게 회향할 수 있도록 임시법당에서 매일 예불을 올리고 스님들을 외호하면서 힘을 보내고 있는 묘적사 환풍 주지스님은, 대홍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1979년 수계했으며, 봉선사 부주지, 총무국장, 교무국장과 16대 중앙종회의원을 역임했다.

호국불교의 성지 묘적사

호국불교 기도도량 석굴암

대한불교조계종 제25교구 본사 봉선사의 말사 묘적사(妙寂寺)는 남양주시 묘적산(妙寂山) 자락에 위치한 수도권 최고의 경관을 자랑하는 아름다운 사찰로서, 그곳에 가면 일상의 번뇌를 가볍게 내려놓고 부처님의 온유함과 같은 자연에 동화될 수 있는 마음의 기도처이다.

부처님의 가피가 온화하게 퍼져있는 묘적사 골짜기는 협곡으로 굽이굽이 이어져 흐르는 맑은 물소리에 마음이 저절로 평온해지고, 스쳐 지나가는 깨끗한 바람에 무겁기만 했던 머릿속이 청명해진다.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신라 문무왕 때 창건된 묘적사는 승려들이 무예를 갈고 닦는 승병(僧兵)양성 도량이었다고 한다. 특히 묘적사는 본래 국왕 직속의 비밀기구가 있던 곳으로 왕실산하의 비밀요원을 훈련시키기 위해 절을 짓고, 선발된 인원을 승려로 출가시켜 고도의 군사훈련을 받게 했다. 또한 우리나라는 호국불교라는 이념 아래 임진왜란과 병사호란 등 국난 때마다 많은 승려들이 국가 수호의 첨병으로 앞장서온 천년고찰이라 전해진다.

환풍 주지스님은 “사람들이 발길을 멈추지 않고 꾸준히 고즈넉한 산사를 찾는 것은 진실로 자신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고, 부처님 곁에 잠시나마 앉아서 자기 성찰과 함께 편안한 마음을 간직하고 돌아가고자 하는 마음이 아니겠느냐”고 질문하며, “그만큼 불교가 번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할 것”이라고 불교의 책임감을 밝혔다.

그러나 불교신자들에게 “절에 와서 무조건 기도만 한다고 복을 받고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으로서, 스스로 깨달아야 진정한 기도”라고 말하며, “올바른 생각으로 주변의 어려운 사람을 보살피면서 덕을 쌓고 기도하고 수행을 하면 어떠한 고난이 와도 행복하게 살아갈 수가 있다”고 설파했다.

지친 마음 쉬어가는 아름다운 힐링 명소

대자연의 소리를 체감하는 대웅전

일상의 번뇌를 가볍게 내려놓고, 4계절 주변이 아름다운 묘적사 경내에 들어가 가만히 서서 주변 풍경을 바라보면 심연을 일깨우는 대자연의 소리에 삼라만상을 모두 생각하게 된다. 그런 숙연한 마음이 스며드는 곳이라 그런지 템플스테이 운영사찰로 지정 받아 한국의 불교문화를 알리고, 힐링의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묘적사는 경관뿐 아니라 계곡의 물이 깨끗하기로 소문나 종교를 떠나서 연예인들도 많이 찾고 있으며, 연간 300~500명이 방문해 힐링과 함께 물놀이도 즐기고 있다. 특히 주지스님은 소방서 직원들과 군부대원들에게는 무료 템플스테이를 제공하고 있다.

환풍 주지스님은 “묘적사 템플스테이는 발우공양, 연꽃 만들기 등의 문화체험, 힐링 명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어 찾으시는 분들의 성향에 따라서 맞춤식으로 프로그램이 바뀌고 있어 호응도가 좋다”면서,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주어진 여건을 이해하고 진정으로 감사하는 마음과 배려해줄 수 마음을 지닐 수 있다면 모든 사람들의 삶이 한층 더 밝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스님은 불자들에게 “잘 먹고 잘 살자”는 가르침을 설파했다. 이는 현재 우리 사회가 진보와 보수, 가진 자와 없는 자 등 대립구도로 형성된 배경에는 결국 ‘욕심’ 때문이라는 것 때문이다. 그 욕심의 길 마지막에는 항상 불평불만과 공허만이 존재한다. 즉 욕심을 버리고 어려운 이웃과 나누며 선(善)을 행해 좋은 인연의 복을 바르게 지어나갈 때 얻는 마음이야 말로 진정한 지혜와 자비의 공덕이라고 했다. 반면 지혜가 부족해 이기적이고 독선적인 사람은 선연(善緣)을 맺을 수 없으니 스스로 불행해지는 것을 막을 수가 없다는 이치다.

아울러 “모든 책임이 우리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깨닫고 이해하는 것이 불교”라며, “물질적 풍요와 함께 더불어 정신문화에도 조화가 이루어져야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가르침을 전했다. 따라서 “황금 향락 만능주의가 팽배한 순간에 물들지 말고 불자들은 자신의 마음을 바로 보고 가짐을 올바로 해야 할 것”이라며, “모두가 어렵지만 스스로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깨달아 지혜로운 불자로서, 또 부처님 법대로 살면서 희망을 놓지 않으면 ‘나’에게 기회가 올 것이고 지금 시련이 있으면 그 시련도 지나갈 것”으로, “희망이라는 끈을 놓지 말자”고 당부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경제가 갈수록 어려워지다 보니 인간의 심성 또한 각박해져 가고 있다. 생각지 못한 사건사고가 일어나는 것 또한 인간의 감정이 메말라져 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때 불교 공부를 통해 자신을 낮출 수 있고, ‘너와 내’가 다름이 아님을 일깨우는 묘적사가 사회현상을 정화하는 곳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특히 엄동설한에 큰 뜻을 지니고 ‘천막 고행결사’를 하는 9명의 스님들의 원력대로 한국불교에 변화의 바람이 일어, 불교중흥과 함께 세상을 아름답게 가꾸는 밑거름이 되길 기대해본다.

박동웅 기자 v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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