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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10년, 역사 앞에 언론은 무엇을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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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10년, 역사 앞에 언론은 무엇을 했나.
  • 김필용 논설위원
  • 승인 2010.12.24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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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는 참으로 사건ㆍ사고가 많은 한 해였다. 북한의 천안함 도발에 이은 연평도 도발과 한미 FTA, 지방선거, G20정상회의 등 굵직굵직한 이슈들로 채워진 한 해였던 만큼 언론이며 일선에서 수고하는 기자들이며 참으로 많이 바빴으리라. 국민의 알권리 수호와 진실을 전하기 위해 노력한 언론인 특히, 현장에서 발로 뛰며 수고한 일선 기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그런데 나 역시 한 사람의 언론인으로서 올 한 해 우리 언론에 아쉬운 점이 있다면 너무 당면한 현실, 오늘의 우리에게만 충실하지 않았나 하는 점이다.

2010년은 ‘한일병탄’ 100년이 되는 해였다. 아직 청산되지 않은 역사의 아픔과 진실 앞에 우리 언론은 무엇을 했는가.

역사적 무게에 비해 우리 언론의 역사 인식은 참으로 미약해 보인다. 방송에서는 지속적이고 제대로 된 기획이나 특집 프로그램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것은 활자 매체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꼭 누군가를 탓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나 역시 지난 1년간 깜빡 잊고 있었으니 감히 누구를 책망하겠는가. 다만, 나를 비롯한 우리 언론인들이 반성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언론의 가장 원초적이고 기본적인 본분은 오늘의 진실을 공정하게 전하는데 있다. 그것은 어느 누구도 부인하지 않으리라.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우리 사회가 고쳐야하고 나아가야할 방향의 제시와 역사를 기록하는 기록자로서의 투철한 역사의식이 필요하다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적어도 올 한 해만큼은 우리 언론이 국민들로 하여금 지난 시간의 아픈 역사를 되새기고 극복해 나갈 방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했어야만 하지 않았는가 하는 자책이 든다.

우리에게는 아직 청산하지 못한 역사가 많다. 그 역사 속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 또한 많다. 우리의 시간을 잃었고 영토를 잃었으며 사람을 잃었다. 이러한 것들을 기록하고 남기는 것을 어찌 역사가들의 몫으로만 남기겠는가. 언론에도 역사를 기록하고 전해야할 의무가 있는 것이며 지난 시간의 실수와 잘못을 일깨워 아픈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할 의무와 책임 또한 언론에 있는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변해보자. 당면한 현실과 현상에 급급한 보도가 아닌 역사를 기록한다는 사명감으로 긴 안목에서 현상을 분석하고 진실을 전하는 일에 스스로 매진해야 한다.
아울러, 지난 시간의 역사를 바로잡아 오늘을 사는 사람들이 올바로 살아가도록 일깨우는 역할에도 결코 게을러서는 않될 것이다.

언론은 “역사의 기록자이자 증인”이다.
 

[본 칼럼의 내용은 'KNS'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필용 논설위원 kfeel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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