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11 14:27 (수)
[칼럼] 가맹점을 모집하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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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가맹점을 모집하는 힘
  • 이진창 대기자
  • 승인 2019.09.03 1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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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창업전략연구소 이경희 소장
원칙의 힘을 믿어보자!

전 세계 어디서나 마찬가지가 아닐까? 프랜차이즈 사업의 힘은 가맹점 숫자에서 나온다. 디스코장에서는 춤 잘 추는 사람이 왕이고, 노래방에서는 노래 잘하는 사람이, 학교에서는 공부를 잘해야 장땡이다. 마찬가지로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가맹점포수가 많으면 일단 좌중을 압도하고 부러움을 받는다.

가맹점수 많은 브랜드가 장땡?

업계에서는 가맹점 문의 DB 한 개당 비용이 20만원이니 30만원이니 한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가맹점 모집을 위해 투입되는 비용은 그보다 훨씬 높은 경우도 다반사다.

가령 창업 박람회에 좀 신경써서 부스도 여러 개 신청하고 시설도 화려하게 해서 나가는데 총 5000만원의 비용이 들었다고 하자. 거기서 DB를 50개 모았다면 DB 1개당 가격은 100만원이 든 셈이다(누적적인 홍보 효과는 예외로 하고).

박람회에서 2개의 가맹점을 개설했다면 가맹점 개설 하나 당 2500만원의 비용이 든 셈이다. 보통 10평 짜리 매장 하나 개설하고 가맹본부가 남기는 수익이 개설 수익 1500만원, 로얄티 연간 240만원, 물류수익 연간 720만원이라고 가정한다면 크게 밑지는 장사는 아닌 것 같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수익을 말하는 것이다.

가맹본부가 지불해야 하는 인건비·사무실 임대료·마케팅비 등 각종 비용을 제외한 실질 이익을 보면 가맹점 숫자가 많지 않을 경우 프랜차이즈 사업은 밑지는 장사인 셈이다. 요즘 성공한 개인사업자 중에는 월 순익 1000만~3000만원씩 남기는 점포를 서너 개씩 운영하는 경우도 많다.

연간 순수익만 5억~7억원 대인 셈이다. 가맹본부가 영업이익을 그 정도 남기려면 가맹점수가 몇 개나 되어야 할까를 생각해보면 가맹 점포수가 어지간하게 많지 않고서는 사업성에서 개인사업자보다 못하다고 할 수 있다.

모든 걸 공짜로 주는 브랜드의 홍수

그런데 이건 또 뭔가? 더 기가 막히는 일이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일상이 되고 있다. 갈수록 가맹본사가 가맹점을 통해서 남기는 수익은 별로 많지 않은 것 같은데 요즘은 공짜로 모든 노하우를 제공하는 가맹본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가맹비·교육비·인테리어 마진 제로 같은 3무(無)를 넘어서 아예 본사 마진 완전 제로를 외치는 7무(無), 8무(無) 정책까지 등장했다. 아무리 뒤에서 소스나 물류 마진을 남긴다고 하더라도 도대체 저렇게 운영해서 직원들 급여는 어떻게 주고 사무실 임대료나 뽑을 수 있을까 싶은데 그렇게들 사업을 한다.

그래서 요즘 가맹본사 영업직원들이 예비창업자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말이 “당신들은 어떤 혜택을 주냐?”라는 말이라고 한다. 가맹본사가 지금까지 개발한 사업 노하우에 대한 대가는 차치하고서라도 본부 인력을 투입해서 점포 개설과정도 관리해야 하고 교육까지 시켜야 하는데, 이 모든 노력을 공짜로 제공하는 것이다. 정부에서 교육비 보조금을 받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거기다 TV도 지원해주고 초기 마케팅을 위한 초도 물품비 일부까지 지원해주면서 가맹점 모집을 애걸하는 브랜드가 적지 않다.

A사는 가맹점을 개설할 때 가맹비와 교육비로 딱 700만원만 남긴다. 이전에는 인테리어 시설 집기 등등에서 모두 조금씩 차액을 남겼으나 요즘은 구설에 오르는게 싫어 다른 이익은 모두 다 포기했다.

그런데도 가맹비 할인·교육비 할인에 이어 또 다른 무상지원 혜택까지 거론하는 예비 창업자들을 보면 “과연 이렇게 해서 가맹사업을 해야 하는 걸까”라는 자괴감이 든다고 A사의 가맹모집 영업사원이 하소연했다.

가난한 가맹본사 VS 부자 가맹본사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라는 말이 있다. 계속 선물공세를 퍼붓고 사랑을 고백하면 여자들이 그런 남자에게 넘어간다는 말이다. “가맹본사가 그렇게까지 저 자세로 영업을 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을 가진 가맹본부들도 많다. 가맹본사는 가맹점주에게 가르치는 사람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컨설팅을 할 때 컨설팅 받는 기업이 컨설턴트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컨설팅은 효과가 없다. 마찬가지로 가맹점사업자는 가맹본사가 정한 규칙이나 원칙, 방침 등을 준수해야 하고 가맹본사는 가맹점사업자를 지도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창업 시점부터 너무 저 자세로 가맹점 편의 중심으로 개설할 경우, 그런 가맹본사가 가맹점사업자를 성공이라는 항구로 강하게 끌어줄 수 있을까 싶은 것이다. 반면 최근 시장에서 혁신적인 모델을 선보인 한 브랜드는 가맹비만 3000만원을 받는데도 개설 희망 가맹점이 줄을 서 있다.

고객 경험을 강화하자 입소문으로 홍보가 되어 가맹점 희망자가 쇄도하는 것이다. 또 다른 브랜드는 전문가들이 보기에는 2~3년 후에 살아남을 수 있을지 미래가 걱정스러운 사업모델임에도 수억 원을 투자하는 가맹점들을 짧은 기간 동안 몇 백 개나 모집했다.

이처럼 현재 대한민국 프랜차이즈 시장은 도대체 겉만 봐서는 어느 브랜드가 악화이고, 어느 브랜드가 양화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혼란스럽다.

엉거주춤하지 말고 정도경영 선택을

모든 것을 공짜로 주겠다는 브랜드도, 트렌드를 타고 시장시세와 비교가 안되는 이익을 남기며 가맹점 모집에 승승장구하는 브랜드도, 모두 불안정해 보이는 것이 시장을 바라보는 컨설턴트의 심정이다.

대부분의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엉거주춤’한 상황이다. 공짜로 주자니 너무 억울하고, 규모의 경제를 갖출 때까지 밑지는 장사를 할 자신도 없다.

시장 시세를 넘어서는 파격적인 이익을 남기자니 예비 창업자를 설득할 자신도 없다. 이럴 때 선택할 방법은 하나다. 원칙의 힘을 믿어보는 것이다. 먼저 좋은 브랜드를 만들고, 좋은 가치를 심고, 기본에 충실하고, 장기적인 비전으로 한 발씩 내딛는 계획을 짜서 실행해보라.

가맹점 운영의 기본을 철저하게 점검해보자. 그리고 가맹점 매출 증대를 위한 밀착관리 활동을 강화하고 가맹점주와 관계를 개선하라. 내부 조직 역량을 키우고 돈만 많이 들고 돈을 투자하지 않을 때는 광고 효과가 증발해 버리는 진통제 같은 광고 홍보 방법을 버려라.

사업의 본질을 강화하고 누적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축적형 마케팅 전략을 강화해라. 고객경험을 개선해 돈이 덜 드는 바이럴 효과를 노려라. 2년 만에 200개를 모으려고 생각하지 말고 매년 30개씩 간다는 겸손한 발걸음으로 시스템을 강화하라.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시장에는 빨리 성장하고 쉽게 무너진 수많은 브랜드가 있었다. 그 정도 학습효과로 아직도 부족한지 묻고 싶다.

이진창 대기자 kfn199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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