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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상복 대상 T&D 대표. 마당발로 넓힌 유통망 '대상 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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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상복 대상 T&D 대표. 마당발로 넓힌 유통망 '대상 T&D'
  • 이진창 대기자
  • 승인 2019.08.26 1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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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만나 이야기하다 보면 그게 다 배움이에요"

[KNS뉴스통신=이진창 대기자] 경기도 시흥 대야동. 쨍쨍 내리쬐는 햇살에 7월의 숲이 짙푸르다. 날씨는 뜨겁지만 확 트인 시야가 마음을 열어주는 곳. 번듯하게 세워진 창고형 건물 앞에서 전상복 대표가 반갑게 맞아준다. 맑고 여유 있는 목소리, 잔잔한 웃음. 식자재 전문 유통회사 대상 T&D를 이끌어가는 유통 전문가다.

새벽 두 시에 출근하는 사장

한다면 하는 사람. 진부한 표현이긴 하나 전상복 대표가 바로 그런 인물이 아닐까 한다. 서울과 수도권의 식자재 유통을 꽉 잡고 있는 전상복 대표가 이 분야에 뛰어든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다. 사람이 일생에서 쌓아올리는 긴 경력의 시간으로 보면 그렇다. 젊은 시절 공직에 있었던 전상복 대표는 사십대 나이에 새로운 길로 나아갔다. 어느 모로 보나 도전이었고, 인생 2막이었다.

“새로운 일을 해보기로 결심하고 관심을 가진게 무역이에요. 페루와 몽골에서 농수산물을 수입하고 휴대전화도 수출했죠. 그러다가 육가공 판매회사에 들어갔어요. 거기서 인사, 노무, 영업을 다 거쳤어요. 전국 백화점을 다니며 매장 관리하고, 재고 관리하고, 모든 분야를 다 섭렵했죠. 그러면서 국내 시장에 눈을 뜨고 유통으로 방향을 잡았어요.”

이야기를 듣자마자 가슴이 뛴다. 누구는 새파란 이십대에 취직해서 한 우물을 파도 거기서 거긴데, 사십대 중반 새로운 일에 투신해서 십년 만에 지금과 같은 성과를 이루다니. 전상복 대표의 얼굴을 슬쩍 훔쳐본다. 안달복달하는 표정이 전혀 없다. 저렇게 점잖은 자태로 역동적인 세계인 유통을 장악하다니. 전상복 대표의 혈관에 남다른 피라도 흐르는 건 아닐까? 맑고 깨끗해서 청년 같은 피 말이다. 인터뷰어의 궁금증을 전 대표의 다음 말이 풀어준다.

“제 회사를 차리고 처음엔 하루 스무시간씩 일했어요. 새벽 두시에 출근해서 하나하나 다 챙겼죠. 물류를 하려면 새벽 두시부터 해야 하거든요. 배송도 제가 직접 다 했죠. 그렇게 하루 종일 일하고 저녁 여덟시에 집에 갔어요. 이런 생활을 한 6년 했어요. 지금은 물류를 담당하는 직원이 따로 있지만 요즘도 여섯시 반이면 회사에 도착해요. 배송 체크하고, 대 금 결제하고, 이것저것 준비하고 나면 아홉시가 되고, 출근한 직원들과 회의를 하죠. 남들보다 하루를 일찍 시작하는 게 특징이라면 특징이에요.” 그럼 그렇지, 전상복 대표는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왔다. 단단히 다져진 십년 시간이었던 것 이다.

고객이 만족할 때까지

대상 T&D가 취급하는 품목은 850가지가 넘는다. 가공식품, 신선식품, 냉동식품, 냉장식품, 유제품, 음료 등 먹거리에서부터 생활잡화, 일회용품, 주방세제 등 식생활과 관련된 거의 모든 것을 포괄한다. 이 품목들이 서울과 수도권의 각 식당으로 팔려나간다.

“거래하는 제조사가 많아요. 오뚜기, 대상, 목우촌 등 대기업하고 하이푸드, 늘찬 등 전문 제조사 제품이 다 있죠. 이 제품들이 서울과 수도권 곳곳으로 뻗어나가요. 프랜차이즈 쪽으로도 나가는데 어사출도, 시키면, 김밥천국이 주요 고객이지요.”

십 년이 채 안되어 서울과 경기의 유통망을 장악하다니 광맥처럼 뻗어나간 돌진력이 놀랍다. 전상복 대표는 전 직원과 함께 아침마다 외치는 구호를 소개했다. ‘고객이 만족할 때까지!’ 이 구호를 선창과 후창으로 나누어 외친다고 한다. 고객을 만족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제가 아이디어를 내서 제조한 아이템이 스무 가지쯤 돼요. 김밥에 들어가는 햄과 돈가스 등이죠. 어떻게 하면 더 맛있을까, 어떻게 만들면 주방에서 다루기 편할까, 포장을 어떻게 하면 더 편리할까를 늘 궁리하고 연구합니다. 제품이 좋으면 통하게 돼요. 고객 눈높이에 맞 춰 전문성을 살린 제품으로 다가가려고 해요.”

현재 대상 T&D에는 사무직원들과 물류직원들이 힘을 합해 일하고 있다. 창고 내부가 내려다보이는 2층 사무공간에는 친근하고 따뜻한 기운이 감돈다. 빈틈없는 하루를 지내면서도 여유 있는 태도가 몸에 밴 전상복 대표의 스타일이 회사 전체에 은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것일 터이다. 젊은 직원이 내온 아이스커피가 방문객의 목을 시원하게 적셔준다.

“제가 이 일을 시작한 해에 대리운전을 몇 번 호출했는지 아세요? 275번이에요. 일년 365일 중에 275일을 사람을 만났다는 얘기죠. 그 때는 모든 게 배우는 거였어요. 혼자 배울 순 없잖아요. 사람을 만나야 배우죠. 만나서 얘기 듣고, 조언 구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하면서 발 을 넓혔어요.”

전상복 대표의 친화력에 다시 한 번 입이 쩍 벌어진다. 그 순간 상호의 뜻이 문득 궁금하다. ‘대상’이 무슨 뜻인지 물었다. “큰 대(大), 장사 상(商)자예요. 하려면 크게 벌이자는 뜻으로 지었어요. 제 이름에 들어간 상자도 장사 상이에요. 복은 향기 복(馥)자죠. 그럼 향기롭게 장사를 하라는 뜻인가? 하하하. 할아버지가 지어주신 이름이에요.”

배워야 산다

성주산과 소래산이 나지막한 녹색 군락을 품고 있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와 39번 국도가 지척에서 차량들을 실어 나른다. 관조성과 활동성이 함께 있는 그곳. 전상복 대표는 부천이 고향이었다. 고향과 가까운 시흥 대야동에 사업장을 펼쳐놓았으니 마음이 편할 것 같다.

“저 어릴 적엔 시흥도 부천에 들어갔어요. 부천군 시흥읍이었죠. 제가 부천 역곡 출신인데 고향에서 가까운 시흥에 자리를 잡은게 저한텐 자연스럽고 편한 일이죠. 여기가 교통 요충지예요. 서울과 경기 어디로든 접근하기가 아주 쉽죠.”

과거도 소중히 간직하지만 전상복 대표는 늘 미래를 준비한다. 견문을 넓히려 틈틈이 경영자 과정을 이수하는게 그 증거다.

“끊임없이 배우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시대는 계속 바뀌잖아요. 시대 흐름을 읽어야 해요. 내가 발로 뛰지 않으면 안돼요. 우리 회사가 온라인쇼핑몰도 운영하는데 그걸 시작할 때 관련 책을 하나하나 사서 봤어요. 어떻게 해야 고객이 편한지 내가 직접 체험해봐야 하거든요. 지금도 한달에 두 번씩은 대형마트에 가서 물건들을 살펴봐요. 새로 나온 제품이 무엇인지, 맛은 어떻고 포장은 어떻게 했는지 꼼꼼히 따져보죠. 시장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어요.”

청량하고 넉넉한 목소리에 담긴 잔잔한 유머 감각. 전상복 대표가 자신이 살아가는 방식을 솔직하게 들려준다. 이처럼 적극적인 태도를 가졌으니 식자재 유통전문가라는 인생 2막을 당차게 살아가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앞으로 이루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당장은 이 경기를 뚫고 어떻게 성과를 올릴 지가 가장 큰 관심사예요. 서울과 경기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장기적으로는 국외로도 진출하고 싶어요. 몽골과 러시아같은 나라요. 아직 많이 진출하지 않은 곳이죠. 거기서도 우리 제품을 좋아할 거예요.”

 

이진창 대기자 kfn199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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