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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KST모빌리티 이행열 대표 "과자 아니에요, 택시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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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KST모빌리티 이행열 대표 "과자 아니에요, 택시랍니다"
  • 이진창 대기자
  • 승인 2019.08.26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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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타기가 이렇게 달콤할 수가…스마트한 서비스, 마카롱택시 KST모빌리티

[KNS뉴스통신=이진창 대기자] 남대문에서 가까운 후암동의 고층빌딩. 모빌리티 시장에 새 바람을 몰고 온 KST모빌 리티를 방문했다. 이 회사는 기존 택시 운송시스템에 부가서비스를 덧붙여 들고 나온 혁신기업이다. 브랜드 이름은 마카롱택시. 앙증맞고 달콤한 과자의 이름같이 편안하고 친절한 택시를 운영한다. 지난 4월 마카롱택시를 런칭하고 한창 바쁜 이행열 대표를 만났다.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의 새로운 국면을 연 혁신가로서 이행열 대표는 업계의 현황과 사업 모델에 대해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택시 더하기 부가서비스

지난 6월 국토교통부의 허가가 났다. 2018년 1월 법인을 세우고 택시 중개 플랫폼 및 통 합이동서비스 제공 사업자로 등록한 KST모빌리티가 두 개 이상의 시·도에서 부가서비스 를 접목한 택시 운영을 할 수 있다는 면허였다. 이행열 대표는 사업 요점을 우선 이렇게 정리했다.

“택시도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가능해진 거죠. 기존 택시는 이동한 거리만큼 정해진 요금만 받지만 가맹사업을 하면 부가서비스를 함께 제공하고 추가 요금을 받을 수 있어요.”

택시에서 부가 서비스를? 무엇이 가능할까? 그동안 택시를 타며 아쉬웠던 점을 돌이켜본 다. 감이 올듯 말듯 할 때 이행열 대표가 마카롱택시의 기본 서비스를 들려준다.

“와이파이, 스마트폰 충전, 생수, 물티슈, 반창고가 기본으로 제공돼요. 그동안 택시를 타면 서 불만들이 있었잖아요. 특히 여성 승객들은 불만뿐 아니라 불안감도 컸죠. 교통법규를 안 지키거나 담배 냄새가 나는 택시, 기사의 불필요한 말 붙이기 등 고충이 많았어요. 마카롱택시는 기본 서비스를 확 바꾸고 여기에 부가서비스를 더해 승객에게 택시 타기의 새로운 경지를 보여줄 예정입니다.”

눈이 휘둥그레진다. 만족스러운 택시를 타기란 지금까지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런데 향내가 솔솔 풍기는 시트에 몸을 앉히고 깔끔하고 친절한 운전기사의 응대를 받으며 당장의 급한 필요를 충족할 수 있다고? 마카롱택시의 외관을 보면 이 브랜드가 지향 하는 것을 넉넉히 짐작할 수 있다. 여성들이 애호하는 장식품이나 소품에 주로 쓰이는 색채를 과감하게 택시에 도입했다. 민트그린이 주조를 이룬 가운데 인디언핑크로 포인트를 준 마카롱택시의 색채는 그 이름처럼 달콤한 과자의 빛깔을 닮았다. 둥근 원 가운데 박힌 고딕 폰트 m자는 간명하고도 당당하게 브랜드의 이니셜을 알린다. 승객들의 마음이 움직일 만하다.

“안전하고 유쾌한 승차 경험이 될 수 있도록 하나하나 배려했어요. 험악한 택시가 아니라 승객에게 친절하고 우호적인 택시라는 것을 알리려고 노력했죠. 브랜드 외관뿐만 아니라 내부 인테리어도 스마트하게 꾸며 승객이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신경 썼어요.”

목적지까지 편안하게 모십니다.

마카롱택시의 운전사는 그냥 ‘기사’가 아니다. ‘쇼퍼’라는 호칭으로 불린다. “영국 왕실의 마부를 쇼퍼(chauff eur)라고 했어요. 오늘날에는 리무진 같은 최고급 승용차에 귀빈을 태우고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특수 운전기사를 쇼퍼라고 하죠. 마카롱택시의 운전기사들을 쇼퍼급으로 높이자는 취지에서 이런 호칭을 도입했어요. 유럽 선진국에서 오랜 전문직업인으로 인정받았듯이 그만한 전문성을 부여한 거죠.”

마카롱 쇼퍼는 다른 택시회사 운전사처럼 사납금을 내지 않고 250만 원가량의 월급을 받는다. 쇼퍼가 되려면 심사를 거쳐야 한다. 서류 심사와 함께 인성·적성 면접시험을 치른다. 손님이 한번 승차하면 내릴 때까지 차 안에 함께 있어야 하므로 손님에게 적절히 대응할 자질이 있는지가 중요한 심사기준이다. 채용된 후에는 일정 수준의 교육을 받는다. 다른 택시회사는 대부분 체계적인 교육을 실시하지 않는다. 선발된 기사들은 승객 응대, 청결 유지, 교양 증진과 같은 수업을 받으니 쇼퍼라는 직업에 자부심을 느끼는 것 같다고 이 대표는 말한다.

마카롱택시는 지난 6월 택시운송가맹사업을 위한 광역면허를 취득했다. 7월 현재 서울과 대전에서 직영택시 스무대를 포함해 150대의 마카롱택시가 씽씽 달리고 있다.

“운행 차량을 확대하려고 애쓰고 있어요. 유휴 택시면허를 매입하거나 빌리고, 가맹회원을 모집해서 차량을 늘리는 거죠. 올해 연말까지 직영택시와 가맹택시를 포함해 5000대 이상 확보하는 게 목표예요. 광역가맹사업 면허를 우선 대전과 김천에서 받았는데, 현재 서울 에서 하는 것은 직영이고 대전에선 가맹 택시를 운행해요. 앞으로 다른 지역도 추가로 허가 받으면 돼요.”

택시회사가 마카롱 브랜드 회원으로 가맹하면 어떤 이익이 있을까?

“운행효율을 높이고 새로운 매출을 기대할 수 있어요. KST모빌리티의 인공지능(AI)과 빅데 이터 분석기술을 적용해서 통합관제센터와 호출 앱을 가동하거든요. 교대 시간이 줄어들어 승차율이 높아지는 게 첫 번째 이득이고 그 다음은 부가 수익을 올릴 수 있어요. 광고를 유치하거나 패키지 티케팅을 하거나 연계 서비스를 제공해서 수익을 올리는 거죠.”

승객은 마카롱택시 전용 호출 앱으로 승차를 예약할 수 있다. 최소 1시간 전부터 최대 7일 전에 예약하면 된다. 한번 이용한 고객 중 열에 여덟은 마카롱택시를 다시 찾는다고 이대표는 말한다. 쾌적하고 안락한 택시, 믿을 만한 운전사에게서 원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이동 자체가 신나는 경험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이행열 대표의 전 직장은 한국스마트카드(현재 사명 티머니)다. 한국스마트카드에 다닐 때 교통사업팀장과 택시사업팀장으로 일하며 국내 운송사업 현황을 낱낱이 꿰뚫었다. 올해 1월 법인택시 50대를 보유한 회사를 인수하면서 사업의 포문을 열었다. 네오위즈홀딩스의 투자전문자회사 네오플라이가 큰돈을 댔고, 현대기아차도 최근 50억원을 투자해 누적 투자유치액이 100억 원에 이른다. 이행열 대표는 자신이 꿈꾸는 혁신을 이렇게 전망한다.

“국내에서 운행 중인 택시가 24만 5천 대로 포화상태입니다. 이 안에서 어떤 혁신을 추구할지가 우리의 숙제예요. 그동안 택시기사들을 비판하는 소리가 많았어요. 하지만 사납금을 내야하고 좋은 처우를 받지 못하는 기사들 입장에서는 서비스 품질을 향상시키기도 쉽지 않았죠. 그들에게도 변화할 기회를 줘야 하지 않을까요? 기존 택시를 활용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기존 택시에 새로운 모델을 결합해 혁신을 이룰 수 있어요.”

올해 4월부터 운행을 시작했으니 마카롱택시가 갈 길은 멀다.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지 물었다. “플랫폼 수준을 높이는 작업이 필요해요. 인공 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앱을 좀 더 편리하게 꾸미는 데 투자금을 사용할 예정이에요. 그리고 고객 성향도 파악해야 해요. 무엇이 필요 한지, 이동 패턴은 어떤지 파악해서 가장 적합한 쇼퍼를 추천할 수 있어야죠. 환경도 생각해야해요. 친환경 트렌드에 발맞춰 LPG택시를 전기택시로 전환하는 작업도 할 예정입니다.”

기존 택시 운송사업에 혁신의 새 피를 수혈하고 있는 이행열 대표. 그는 한 해 8조원 규모인 이동 관련 국내시장이 부가서비스를 도입하면 10배 규모로 커질 수 있다며 앞날을 내다봤다.

“택시와 연계할 상품은 무궁무진합니다. 비행기, KTX, 광역버스와 연계해서 승차할 수 있어요. 그뿐 아니에요. 숙박업소와 연계한다든지 다른 프랜차이즈 회사와 연계해 식음료 서 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요. 물적 서비스뿐만 아니라 인적 서비스로 격을 높이고요. 기존 택시의 고리타분한 인상을 바꿔 훌륭한 브랜드가 되는거죠. 앞으로 택시의 명물이 될 겁니다.”

이진창 대기자 kfn199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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