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21 08:11 (일)
[칼럼] 대만의 선택
상태바
[칼럼] 대만의 선택
  • 강병환 논설위원
  • 승인 2019.07.08 08: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병환 논설위원[행정학 박사)
강병환 논설위원[행정학 박사)

미국의 대전략 목표는 자신의 우월한 패권적 지위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유럽, 중동, 아시아에서 미국에 도전할 수 있는 지역 패권국을 차단해야 한다. 문제는 중국이다. 중국의 힘이 지속해서 증가하더라도, 세계 유일 패권국인 미국은 1등의 지위를 쉽게 내주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은 중국에 대해 강경한 억제 전략을 채택했다. 중국 굴기를 저지하거나, 굴기의 속도를 늦추기 위해서다. 공격적 현실주의(Offensive realism) 이론 지지자인 미어샤이머(J. Mearsheimer) 교수는 중국견제에 집중하라고 건의한다.

이 건의가 통했던 것일까? 미국의 베이징에 대한 압박은 경제, 군사, 문화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특히, 트럼프 취임 이후, 중미 간 경쟁은 마치 톰과 제리처럼 물고 물리면서, 정치 교과서에 나오는 온갖 공학적 기량을 다 쏟아내고 있다.

현재 중미 대항은 전면적이고, 더욱 더 전략적이며, 장기적인 사건이다. 워싱턴, 베이징을 막론하고, 그 대외전략의 근본 출발점은 국제정치학 원론대로 자국의 이익에서 출발한다. 과연 중미의 두 대국은 이익충돌로 대항하지만, 양국이 수습할 수 없는 지경으로 빠져들까?

물론 반드시 비관적인 것만도 아니다. 세계화 시대의 대국 간 충돌은 필연적이고, 일상적인 상태다. 미어샤이머 교수는 군축이나 글로벌 경제 같은 얕은 수준에서는 자유주의 국제질서가 유지되겠지만, 군사 안보 등 두터운 수준에서는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두 거대 강대국을 중심으로 두 개의 질서가 서로 대립하고 경쟁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대만의 운명은 중미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얕은 수준의 국제질서와 두터운 수준의 국제질서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양안은 1949년 이래 대치하고 있다. 이후 대만과 중국과 미국 간에 점진적으로 삼각관계가 형성되었다. 하지만 이 삼각관계는 정삼각형이 아니다. 비대칭적 삼각관계다. 과거 오랜 기간, 미국은 세계 초강의 정치, 군사, 경제 분야의 국력에 힘입어 줄곧 삼각관계의 주도자였다.

베이징은 삼각관계에서 중간 위치의 역할을 맡았다. 실력이 구조를 결정하는 대만해협의 삼각 프레임은 긍정적 기능을 발휘하기도 했고 부정적인 기능 역시 존재했다. 긍정적인 기능은 대만해협 정세의 안정을 확보했던 것이며, 이로써 양안 쌍방이 모두 경제발전에 집중할 수 있었다.

현재 양안의 민중들은  모두 빈곤과 결별했다. 부정적 효과는 양안 간 통일의 추구를 저해했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대만은 중미 간의 관계를 평가할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로서 작용했다.

중국과 미국 간 실력 차가 근접해지고, 비록 양국 간의 실력대비는 많은 차이가 있지만, 특수한 지정학적 우세와 양안 간 밀접한 경제무역의 융합 관계로 볼 때, 중미 양국은 대만해협의 개입능력, 의지력 등의 힘겨루기에서 그 실력 차는 크지 않다. 민족 내부의 문제라는 점과 내정 불간섭원칙을 강조하는 중국이 어느 정도 우세를 점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중미 간 두터운 수준의 전방위적인 대항이 가속화되면 대만의 전략적 가치가 그만큼 높이 올라간다. 대만독립을 당강으로 채택하고 있는 민진당의 차이잉원은 중미 충돌 과정에서 최대의 이익을 기도했고 그것이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듯하다.

적의 적은 나의 친구라는 논리대로, 대만의 현 집권 세력인 녹색 진영은 솔선해서 미국에 가까이 갔으며, 친미항중의 깃발을 올리고 있다. 문제는 영원한 갈등과 경쟁이 없고 영원한 평화도 없이, 이 강과 약의 파도가 출렁이는 중미 간의 파도와 폭풍 사이에서, 얕은 수준의 중미관계로 전환하는 경우, 현 민진당의 선택과 모험이 어떤 후과를 가져올지에 대한 불안과 염려가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제자백가(諸子百家)에 이르길, 나무인형을 조각할 때 코는 먼저 크게 깎고 눈은 작게 만들어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 코는 점차로 알맞게 줄일 수 있고 눈은 적당하게 키울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민진당은 눈을 너무 크게 깎고서 시작하는 듯한 무모함을 보인다. 대만 민중 전체의 이익을 고려한다면, 한쪽은 코(민진당)의 역할을 맡고 한쪽은 눈(민진당)의 역할을 맡아서  그 상이함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지혜를 조언하고 싶다.

특히, 현 집권당인 민진당이 그 눈을 제대로 뜨고 현명하게 미래를 내다보면서 코와 조화를 맞춰 중미 간의 파고를 대만의 번영과 부흥으로 연결하기를 바란다.

강병환 논설위원 sonamoo369@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인기기사
섹션별 최신기사
HOT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