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미술관, '영원한 이방인' 작가 추더이와 아시아를 논한다
상태바
경기도미술관, '영원한 이방인' 작가 추더이와 아시아를 논한다
  • 정양수 기자
  • 승인 2019.07.01 19: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일~9월 1일 1층 프로젝트 갤러리서 '아시안 웨이브' 개최

[KNS뉴스통신=정양수 기자]  경기도미술관이 아시아 현대미술의 이해의 폭을 넓히고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해 새로이 '아시안 웨이브' 기획전을 시작한다.

미술관에 따르면 오는 4일부터 9월 1일까지 1층 프로젝트 갤러리에서 그 첫번째 주인공 '아시안 웨이브 2019 : 추더이'전을 선보인다.

추더이는 대만 사범대학교와 파리 국립고등장식예술학교, 파리 국립고등미술학교를 졸업했다. 지난 1998년부터 타이베이 국립예술학교의 미술학과 교수로 재직해오다가 지난해 정년 퇴임했다.

지난 2002년 관두미술관(Kuandu Museum of Fine Arts, KdMoFA) 개관부터 2018년까지 관장으로 활동했으며 관두미술관(2017, 2013 외 다수), 국립대만미술관(2013, 2010, 1990), 타이베이 현대미술관(Taipei Fine Arts Museum, 2004), 국립중국미술관(National Art Museum of China, 2013) 등 유수의 기관에서 전시를 가졌다.

국립대만미술관, 타이베이 현대미술관, 가오슝 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작가 추더이는 한국에서 태어나 대만에서 활동하며 대만 현대추상미술계에서 독자적인 입지를 구축해왔다는 평을 받고 있다.

성신여대 교환교수 시기에 완성한 2010년의 작품들을 포함해 최근 작업의 경향을 볼 수 있는 2010년 이후의 회화 9점으로 관람객을 맞는다.

2010년은 그의 작업에 중요한 도구인 라텍스를 처음 도입한 해로 낯선 재료를 손에 익히고 조형적 실험을 거듭한 작가의 노력이 화면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색채와 형태, 색면의 기하학적 요소로 이루어진 추더이의 화면은 관객에게 공간을 인지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한다. 원근법과 명암법에 의존하거나 상징이나 의미를 부여한 사물의 재현이 아닌, 색상과 명도, 채도 차이 혹은 화면 분할과 안료의 흔적을 통해 공간을 완성한다.

현실 속에서 움직이는 물질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공간 속에서 조형요소가 관계하며 드러내는 역동감 자체를 표현하는 것이다.

이에 캔버스를 눕혀 천정을 향하게 하고 그림을 그리는 작가의 행위는 우연이 아니다. "중력에서 자유로운 상태, 곧 우주의 무중력이라고 볼 수 있는 자유로운 공간"을 열고자 했다는 작가에게 추상화면은 색채와 형태가 부유하는 무중력의 공간을 표상한다.

추더이 작가가 작업에 사용하는 도구는 전통적인 붓 보다는 장난감 삽이나 쓰레받기, 스프레더, 사포 등이다. 그리기 외에 뿌리고, 바르고, 스미고, 긁는 기법을 교차적으로 사용하는 것인데, 특히 라텍스는 그가 추상화에 대해 고민해온 비움과 채움, 허와 실 등 철학적 사유를 시각적으로 실험하기에 효과적인 매체였다.

라텍스를 뿌린 평면 위에 색채를 올린 후 굳은 라텍스를 다시 떼어내는 과정 속에서 액체의 우연적이고 유동적인 효과를 드러내고, 떼고 난 빈 배경이 마치 주변의 색채 사이로 떠 있는 듯한 효과를 낸다.

바탕이 표면이 되고 빈 것이 채운 것이 되는 과정에서 손목의 제스처, 신체의 움직임이 화면에 옮겨진다. 이와 같은 라텍스 작업은 현재로 이어져 에너지 넘치고 자유분방한 분위기가 감도는 화면을 만들어냈다.

중국 산동성을 본적으로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대만으로 이주한 중화민국인으로서 작가는 스스로의 상태를 늘 유동적이었다고 기억한다.

한국에서도 대만에서도 이방인의 삶을 살았다고 담담하게 말한다.

그리고 고정적인 형태가 없는 상태, 흐르는 상태에 대한 집요한 의식과 자각이 작가로 하여금 유동적인 추상 형태에 대한 일관된 관심과 탐구를 가능하게 한 것이 아닌가라고 자문한다.

50년을 몰두한 추상형식은 추더이로 하여금 무한한 정신적 자유에 이르게 하는 통로이자 출구였을 것이다.

 

정양수 기자 ys92king@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인기기사
섹션별 최신기사
HOT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