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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생활 8년에 5살 된 쌍둥이 아들 둔 마자복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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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생활 8년에 5살 된 쌍둥이 아들 둔 마자복 씨
  • 김중대 기자
  • 승인 2011.05.16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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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알리미 활동하며 미얀마 알리기

▲ 강의 중인 마자복 씨
4월 28일 서울여자대학교 한 강의실. 24명의 학생이 4개조로 나뉘어 마자복 강사의 강의를 들었다.

마 강사가 미얀마 출신의 서울생활 8년차로 5살 된 아들 쌍둥이의 엄마라고 자신을 소개하자 학생들은 박수와 함께 환호성을 질렀다.

아직도 한국말이 서툴다며 본격적인 강의에 들어갔다. “미얀마는 8개 민족으로 시작하여 현재는 135개 민족으로 나뉘어져 각기 다른 언어, 의상, 음식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복잡한 미얀마 역사에 대하여 설명했다.

자신이 기독교인이라고 밝히고는 불교국가인 미얀마에도 20%가 조금 넘는 기독교인이 있다고 말했다.

또 미얀마 국기가 16번 바뀌었으며 현재 사용하는 국기도 전에 사용했던 국기라고 말했다. 미얀마는 북쪽지방은 한국처럼 사계절이 있고 어름산도 있지만 북쪽을 제외한 지역은 40도가 넘는 매우 더운 지역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여성들 대부분은 화장품 사용을 꺼린다며 썬크림류로 나무뿌리에서 채취한 천연재료를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학생들과의 질의·응답에서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왔다. 한 학생이 물었다. “미얀마 사람들은 속옷을 입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하자 “남자는 잘 입지 않는 편이지만 여자는 꼭 입는다”고 대답하자 강의실은 웃음으로 넘쳐났다.

이어 음식과 샤워 문화, 등등에 대한 질의와 대답이 이어졌다. 미얀마에서는 냉장고와 히터가 없으며 목욕탕이나 찜질방은 없으며 샤워는 공동으로 하기 때문에 옷을 입고한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한국에서 처음 시어머니랑 찜질방에 갔던 순간을 회고하며 “차마 속옷을 벗기 두려워 입고 들어갔다가 사람들 눈치 때문에 벗을 수밖에 없었다”며 “이제는 한국의 목욕문화를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으로 시집온 자신의 미얀마 친구는 아직도 목욕탕을 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 미얀마 전통의상을 입어보는 마자복 강사
한 시간여 동안 진행된 이날 강의는 서울여대 설립자의 호를 딴 ‘바롬’ 과목으로 사회분야를 다루는 ‘바롬Ⅲ’로 3, 4학년생들의 필수교양 과목이다.

이날 강의에 대해 이은지(영어영문학과 4)씨는 “오늘 강의는 좋았다”며 “미얀마에 대해 역사를 비롯한 많은 것들을 자세히 알게 된 기회가 되었다”고 밝히며 “이제는 우리국민들도 이주여성을 대하는 눈길이 많이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마자복 씨는 한국생활에 대한 소감에서 “얼굴이 한국인처럼 생겼는데 말을 잘하지 못해 어리숙한 사람으로 오해 받았다”는 일화를 밝혔다.

또 시장에서 장을 보며 어르신들한테 반말을 사용해 혼 난 일이며, 자신이 돼지고기를 좋아해 미역국에 돼지고기를 넣고 끓이며 남편과 대립했던 일 등 어렵게 적응해왔던 기억들을 떠올렸다.

강의 중 그녀는 미얀마 전통의상을 입어보며 “남자와 여자 모두 같은 의상을 입으며 단 남자 의상은 무늬가 다르며 끈을 묶는 방법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남자는 한 가운데로 묶지만 여성들은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묶는다는 것이다.

강의는 웃음꽃과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마쳤다.
마자복 씨는 미얀마 출신 이주여성 부부의 소개로 남편을 소개 받아 대학 4학년 졸업시험을 앞둔 2002년 결혼하며 2003년 입국했다.

그동안 미싱, 피부미용, 네일아트 등 여러 가지 일을 해왔으며 올 3월 다문화알리미로 활동을 시작했다.

10여 차례 어린이집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진행해 왔으며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는 처음이었다. 따라서 마 씨는 긴장을 하며 강의 준비에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밝혔다.

시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셨으며 시어머니는 올해 3월 75세로 돌아 가셨다는 마 씨의 남편은 3형제의 맏형이다. 그러나 동서들이 멀리 살아서 자주 만나지는 못한다.

“쌍둥이가 어렸을 때, 하나가 아프면 다른 하나를 돌봐줄 사람이 없어 많이 힘이 들었다”고 힘든 과정을 밝혔다.

처음부터 욕심 같은 것은 없었지만 한국생활에 적응하며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밝힌 마 씨는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미얀마 국민들에 비해 한국인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물리학을 전공한 그녀는 기회가 없어 강사할 생각이 없었지만 지금은 다문화알리미 강사로 만족하며, 좋다고 말했다.

4남 1녀의 넷째인 그녀의 남동생은 지난 3월 입국해 신학을 공부 중이다. 5월 13일 진행된 그녀와의 인터뷰 중간에는 몸이 아파 병원에 간 그녀의 남동생 때문에 통역을 요청하는 담당 의사의 전화가 여러 번 걸려왔다.

한국생활 중 특별히 어렵거나 힘든 점은 많지 않았다고 말하는 그녀는 가족관계 유지하기를 가장 힘든 점으로 꼽았으며 다문화가정에 대한 관심과 특히 이주여성들에게 용기를 불어 넣어 줄 것을 주문했다.

그녀는 주변에서 불어 준 용기로 현재까지 살아오게 되었다며 용기에 대해 강조했다.

미얀마에서는 민족별로 언어가 다르듯 이름 또한 다르다. 그러나 총각은 ‘마옴’이나 ‘꼬옥’을 이름 앞에 붙이고 아저씨들은 ‘우’자를 사용한다. 처녀 또한 ‘마’자로 시작하고 아줌마들은 ‘도’로 시작한다.

따라서 쌍둥이 엄마인 마자복 씨는 미얀마에서는 처녀인 셈이다.
한국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책과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얻었다는 마자복 씨. 그녀를 비롯한 이주여성들이 좀 더 편안하게 한국생활에 적응하기를 빌어본다.
 

▲ 강의실 모습

김중대 기자 goodpe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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