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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간호사, 충분한 교육없이 환자담당 업무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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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간호사, 충분한 교육없이 환자담당 업무 투입”
  • 김관일 기자
  • 승인 2019.06.05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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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 올 3월~4월 2개월간 44개 병원 신규간호사 교육제도 실태 조사 결과 밝혀
61.36% 신규간호사 교육기간 3개월 미만… 업무 부담감, 업무 과중, 높은 이직, 간호교육 질 저하 악순환

[KNS뉴스통신=김관일 기자] 우리나라 신규간호사들이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환자를 담당하고 있고, 신규간호사 교육을 담당하는 간호사(프리셉터) 대부분은 자신이 담당하는 환자를 돌보면서 신규간호사 교육까지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개선이 촉구됐다. 특히, 신규간호사들은 독립적으로 환자를 담당할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근무에 투입되면서 환자를 담당해야 하는 심리적 부담감과 공포감에 시달리는 한편 신규간호사 교육을 담당하는 간호사도 환자를 담당하면서 신규교육까지 담당해야 하는 업무과중에 시달리는 문제점이 반복되고 있어 심각성이 지적돼 개선책이 요구됐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 위원장 나순자)은 5일 올해 3월부터 4월까지 2개월간 44개 병원에 대해 신규간호사 교육제도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환자입원 병동의 신규간호사 교육기간이 3개월 이상인 경우는 10곳(22.72%)에 불과했고, 27곳(61.36%)이 3개월 미만이었으며 아예 교육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은 곳도 2곳이나 됐다.

이같은 조사 결과는 신규간호사가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근무에 투입돼 환자를 담당하고 있는 심각한 현실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조사병원 중에서는 3~4일간 간단한 기본간호 교육 후 곧바로 환자를 담당하게 하는 경우도 있었고, 6일간의 교육기간이 끝난 후 바로 환자 담당업무에 투입시키는 경우도 있었다.

또 신규교육을 담당하는 간호사(프리셉터)가 환자를 담당하지 않으면서 신규간호사 교육만 전담하는 경우는 2곳(4.54%)에 불과했고, 환자를 담당하면서 신규간호사 교육까지 담당하는 곳은 38곳(86.36%)이나 됐다. 이로 인해 프리셉터들은 환자를 담당하면서 신규교육까지 담당해야 하는 업무과중에 시달리고 있다.

신규간호사 교육을 담당하는 프리셉터에 대한 보상 또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수당으로 보상하는 곳은 18곳(40.90%)이었고, 아예 보상이 없는 곳이 22곳(50.0%)으로 더 많았다. 보상하는 경우에도 신규간호사 1명당 3만원, 월 3만원어치 커피 쿠폰과 일당 3000원, 3만원치 문화상품권, 3만원과 신규간호사 교육 종료 후 2만원 식대 지급, 2일당 1시간의 시간외수당 지급 등으로 미미했으며 별도의 프리셉터수당(5만원, 7만원, 10만원, 12만원, 20만원)을 신설해 지급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액수가 적었다.

부실한 신규간호사 교육제도로 인한 부작용도 심각했다. 인력부족으로 인해 신규간호사들은 충분히 교육받기도 전에 근무에 투입돼 환자를 담당하고 있었고, 짧은 교육기간 동안 독립적으로 환자를 담당할만한 충분한 역량을 갖추지 못한 채 현장에 투입돼 부담감과 공포감을 안고 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현실이 결국 신규간호사의 사직률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8년 신규간호사의 사직률이 42%에 달하는 것은 신규간호사 교육제도의 문제점이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다고 보건의료노조는 꼬집었다.

이와 함께 신규간호사 교육을 담당하는 간호사(프리셉트)의 업무과중과 업무스트레스도 심각했다. 조사 결과 프리셉터들은 환자를 담당하면서 신규교육까지 맡아서 해야 하는 업무과중에 시달리고 신규간호사 이직률이 높아 1년 내내 신규간호사 교육을 반복하며 교육과 간호를 함께 담당해야 하는 이중고로 인한 직무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42%에 이르는 신규간호사의 높은 사직율에 따른 업무공백을 메워야 하는 업무하중 때문에 경력직 교육담당 간호사마저도 사직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실한 신규간호사제도로 인해 신규간호사도 이직하고 경력직 간호사도 이직하는 이른바 악순환이 다시 악순환을 낳는 결과를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건의료노조는 더욱 심각한 것은 이렇게 신규간호사 교육기간이 짧고 교육의 질이 담보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의료서비스의 질이 떨어지고, 의료사고의 위험성이 높아지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가 부실한 신규간호사 교육제도로 인해 병원 현장에서는 높은 업무하중, 태움, 업무 부담감과 직무 스트레스, 높은 이직, 교육의 질 저하에 따른 의료서비스 질 저하, 의료사고의 위험성 증가 등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부실한 신규간호사 교육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신규간호사가 독립적으로 환자를 담당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충분한 교육기간 확보 ▲환자를 담당하지 않고 신규간호사 교육만 전담하는 전문화된 교육전담자(프리셉터) 배치 ▲신규간호사 교육내용, 교육방법, 교육자료 표준화를 통한 통일적이고 체계적인 신규간호사 교육제도 마련 ▲프리셉터에 대한 충분한 지원제도 마련 등을 제시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러한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보건의료노조는 이직률 낮추기와 태움 근절, 환자안전 제고와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신규간호사에 대한 교육이 안정적이고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프리셉터에게 환자를 배정하지 않을 것과 신규간호사의 교육훈련기간은 최소 3개월 이상으로 할 것, 교육훈련기간 동안 신규간호사에게 배정하는 환자수를 적정하게 조정할 것, 병동별로 1명의 프리셉터를 추가 정원으로 배치하고, 이에 따른 인건비 지원제도를 확보할 것을 2019년 교섭의 핵심과제로 제기했

한편, 현재 간호인력 처우 개선과 이직 방지,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신규간호사 교육제도 개편에 대한 예산 지원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019년 신규간호사 교육제도 개편 예산 77억원을 확보했으며, 국공립병원을 대상으로 교육전담간호사 1인당 월 320만원을 지원하는 ‘교육전담간호사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77억원의 예산으로는 턱없이 부족하고 사업의 실효성을 거두기도 어렵다는 지적이다.

신규간호사 교육전담인력 지원을 국공립병원 뿐만 아니라 민간병원으로도 확대해야 하고, 300병상 이상 의료기관에 교육전담인력과 환자를 담당하지 않는 신규간호사 교육전담 프리셉터를 배치하기 위해 1600억원 수준의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예산은 환자를 돌보는 간호사의 근무여건을 개선하고, 환자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좋은 일자리예산이라는 설명이다.

신규간호사 교육제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임시방편 해법이 아니라 보건의료노동자, 의료기관, 보건복지부 등 노사정 3자가 머리를 맞대고 당장 획기적인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보건의료노조는 강조했다.

김관일 기자 ki21@kn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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