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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권 대표 문화담론] 문화예술의 창의성과 관료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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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권 대표 문화담론] 문화예술의 창의성과 관료사회
  • 이인권 논설위원단장
  • 승인 2019.04.12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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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권 KNS뉴스통신 논설위원단장

문화예술의 진흥은 민간분야의 자율성과 창의성이 얼마나 존중되는가에 달려있다. 특히 순수 문화예술의 영역은 대중적 상업예술과 달리 공적인 지원이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된다. 그래서 문화예술 활동을 하다보면 지원금의 주체가 되는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관료사회와 밀접한 관계를 맺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보통 민간 전문가사회와 관료사회와는 생각의 관점이나 방향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관료사회와는 갈등구조가 상존한다. 이는 비단 한국에서 뿐만 아니라 일찍부터 예술을 꽃피웠던 문화선진국에서도 당면한 문제이기도 하다. 특히, 예술가나 그 창의적 예술을 다루는 전문가와 규격화된 조직체계의 관료들 사이에는 다른 어느 분야에서보다도 현격한 인식의 간극이 나타날 수 있다. 이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현상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갈등을 어떻게 해소하고 해결하는가가 관건이다.

문화예술 전문가들이 관료들의 기준에 전적으로 합치한다면 그것은 더 이상 예술의 창의성이 발현되기 쉽지 않다는 방증일 수 있다. 19세기말 ‘예술을 위한 예술’을 주창했던 문호 오스카 와일드는 “위대한 예술가치고 사물을 그대로 보는 사람은 없다. 만일 사물을 그대로 본다면 그는 더 이상 예술가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래서 문화선진국에서는 관료들의 간섭을 배제하고 예술 활동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팔길이 정책이라든지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정책제도를 일찌감치 정착시켰다. 어쩌면 그들은 그런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의 자율성이라는 문제에 대해 합리적인 제도적 해법을 찾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분명한 것은 관료사회의 민간 전문가들에 대한 인식이나, 반대로 민간 전문가들이 보는 관료사회에 대한 시각은 어느 쪽이 옳고 그름의 차원이 아니다. 이 두 상이한 그룹에 속해 있는 조직의 체계와 문화가 판이하게 다른 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엄연한 현실에서 이상적인 해결책은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고 의견의 합치점(consensus)이나 절충점(compromise)을 찾아내어 문화예술 활동을 영위하면서 스스로 갈등이 아닌 화합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그래서 다른 어느 분야보다도 관료사회의 ‘예술행정’이나 민간 전문가들의 ‘예술경영’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행정관료들과 민간 예술전문가들이 효율적인 협력과 조율의 미덕을 발휘하지 못하고 구조적 갈등을 빚고 있는 경우가 많다. 본래 예술은 창조적인 작업을 통해 인간의 심미적인 욕구를 충족시키는 기본 기능을 갖고 있다. 

나아가 이런 과정을 통해 인간만이 누리는 유기적인 사회공동체를 달성하게 된다. 문화예술은 광의적으로 사회적 통합의 순기능을 감당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갖는다. 그래서 관료사회와 민간 전문가사회는 무엇보다 먼저 “긴장적 화합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부연하자면, 예술의 역할은 한 사회의 문화적 정체성과 정신유산을 보존하여 이를 보다 윤택하게 하는 것이다. 또한 예술은 바로 표현과 의사소통의 보편적 형태이면서 인종적, 문화적, 종교적 차이의 공통분모다. 그것이 인간으로 하여금 사회 소속감을 심어주기 때문에 모든 사람은 예술을 향유해야 한다.

이런 예술을 다루는 관료사회나 민간 전문가사회가 한 공동체에 속해 있으면서 스스로 협력과 커뮤니케이션의 한계를 노출시킨다는 것은 자기모순이 아닐 수 없다. 서로 간의 이해부족과 커뮤니케이션 미흡은 결국은 모두가 “문화적 자세”를 갖추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문화란 사람이 생각하고, 행동하고, 생활하고, 대화하는 그 자체다. 더 함축적으로 표현하면 문화는 바로 커뮤니케이션이다. 관점과 방향이 서로 다른 사람들 간에 상호 정서를 교감하며 의사를 소통하는 인적 커뮤니케이션의 결과로 문화는 발전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관료사회는 민간전문가들에 대해, 또 민간 전문가들은 관료사회에 대해 서로의 환경과 문화를 이해하는 노력과 개방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통상 관료사회는 국가의 질서체계와 행정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신뢰성이나 안정의 요소가 강하다. 하지만 민간 전문가사회는 창의성과 자율성을 중시하고 있어 역동성과 전문성 요소가 강한 특성이 있다.

이 두 사회가 아름답게 화합을 이룰 경우 최고의 결실을 도출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신뢰도의 단절(credibility gap)만이 있을 뿐이다. 우리사회에서 문화예술계와 관료사회가 대립하고 갈등하는 것은 바로 서로에 대한 신뢰가 구축되지 못해서다. 그렇기에 무엇보다 양 사회 간에 진정한 ‘문화예술 리더십’이 중요한 것이다.

이인권 논설위원단장 success-ce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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