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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여자고등학교, 성차별적 교훈 개정 선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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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여자고등학교, 성차별적 교훈 개정 선포식
  • 김수남 기자
  • 승인 2019.04.09 2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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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여고 교훈 개정에 이어, 동해북평여고 교훈 개정 공론화위원회 운영”
“순결, 지조, 착한 딸 등 성차별적 교훈, 여학생들 개정 여론 높아”
꿈을 향한 열정, 실천하는 지성! 춘천여고의 새로운 교훈 선포식<사진=춘천여고>

[KNS뉴스통신=김수남 기자] 강원도 내 여중·고에서 진행하고 있는 성차별적 교훈 개정 논의가 결실을 맺으며 눈길을 끌고 있다. 

 

춘천여자고등학교(교장 홍옥경)는 4월 9일 오후 1시 30분, 본교체육관에서 현재의 교훈인 ‘성실, 순결, 봉사’를 ‘꿈을 향한 열정, 실천하는 지성’으로 개정한 새 교훈 선포식을 갖었다.

 

춘천여고는 지난해 3월부터 학생들 건의로 교훈 개정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고, 교훈 개정 공약을 제시한 학생회 임원진이 선출되면서 본격 추진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특히, 춘천여고는 학생들의 논의가 민주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학생, 교직원, 학부모, 동문들이 함께 참여하는 교훈선정위원회를 구성하여, 새로운 교훈 공모와 투표, 최종 심의 결정에 이르렀고, 새로운 교훈과 교가의 가사도  바뀌게 되었다. 

교가는 부분적으로 춘천여학교를 춘천여자고등학교, 절개를 기상으로, 해륙동서를 넓은 세상, 순결을 고결로, 성차별적 단어에서 벗어난 노랫말로 교가를 부르게 되었다.

성차별적 단어를 벗어난 춘천여고의 노랫말 교가 <자료=춘천여고>

 

이날 춘천여고 교훈 선포식에는 전교생 900여명의 재학생과 교직원,  유호순 총동창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성실, 순결, 봉사‘의 구(奮) 교훈을 회상하면서 보내는 고별 세레모니와 함께  ‘꿈을 향한 열정, 실천하는 지성’으로 개정한 새 교훈 선포식에서을 "미래를 향한 열정으로 지성있는 춘여고 인(人)을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다.

성실이, 순결이, 봉사의 옛추억을 회상하는 세레모니 구연 <사진=춘천여고>

 

춘천여고 이명희 수석교사는 “이미 2000년도에 남녀차별금지법이 시행되면서 교훈 개정에 대한 권고가 있었지만, 실제로 개정한 학교는 많지 않다”며 “학생들의 요구가 민주적인 방식으로 논의되었고, 시대 흐름에 따른 동문들의 의견수렴을 반영하여 개정까지 이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강원도 내에서는 동해 북평여자고등학교는 학생, 학부모, 동문, 교직원 대표로 구성된 ‘교훈 개정 TF’를 발족하고, 학생주도의 공론화 위원회를 운영, 토론과 찬반 투표 등을 통해 교훈 개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북평여고 조일남 교사는 “지난해 고 3학생들의 문제제기를 계기로 시대적, 사회적 분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학교구성원 모두 참여하는 교훈 변경에 대한 절차를 밟아나가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남녀공학으로 전환되는 학교를 중심으로 교훈 개정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면서, 성차별적이고 시대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는 교훈들에 대한 변경이 뒤따를 것으로 기대된다. 

 

강원도교육청 주순영 대변인은 “순종적 여성상, 국가를 위한 헌신 등, 구시대적 교훈을 개정하고자 하는 학교구성원의 자발적 노력을 적극 지지한다”며, “늦은 감이 있지만 도교육청 차원의 지원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김수남 기자 hub33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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