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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쎈 언니’ 길건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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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쎈 언니’ 길건이 돌아왔다
  • 정현제 기자
  • 승인 2019.03.12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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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그리움!! 길건이 돌아왔다. 나는 어떤 사람, 어떤 삶 살고싶나

[KNS뉴스통신= 정현제 기자]가수 길건의 인터뷰 첫마디는 “여전히 ‘쎈 언니’ 에요. 하지만...”이였다.

2016년 #내아래 때는 카리스마 넘치다 못해 독기 서린 눈빛으로 세상 모든 사람들을 찍어누를 듯 하더니 이번에는 전혀 다른 쎈 언니가 되어서 돌아왔다. 아마 누구든 “이 길건이 진짜 그 길건이야?” 할게 분명하다.

연예인과 함께 있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을 정도로 함께 한 사람들과 부담없이 어울리며 거침없는 입담을 쏟아내 일정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꽤 오랫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들었는데, 그녀의 눈빛이나 표정에는 전혀 그런 흔적이 없다. 함께 한 1박2일 동안 늘 털털하고 상냥했다.

도쿄현지에서 ㈜새안 미식&여행 가이드 (SaeAn Gourmet&Travel Guide) 심사위원으로 참석한 그녀를 만났다. 그간의 혼란과 인생, 공백기, 봉사 등으로 분주한 그녀 삶 속으로 들어가 봤다.

일본 현지에서 인터뷰 중 촬영한 길건<사진=CEO 이코노믹스>

 

춤 만 잘추는 줄 알았더니, “만능 엔터테이너” 길건

 

‘한국의 비욘세’, ‘이효리 춤선생’이라는 별명으로 불릴 만큼 절도 있고 압도적인 무대를 선보이던 춤꾼에, 2007년 제15회 한국인기연예대상 ‘신세대가요 10대 가수상’을 수상한 실력파 가수다. 변함없는 노래실력은 ‘복면가왕’에서 ‘브레멘 음악대’로 활동하며 실력이 녹슬지 않았음을 증명해 냈다.

 

연기실력도 수준급이다. 뮤지컬 ‘웰컴투마이월드’에서는 주인공인 여형사 역을, 연극 ‘최고의 사랑’에서는 1인 4역을 소화해 냈다. 그럼 그렇지, 부산예술대 연극과를 다녔단다.

연기를 더 할 생각은 없느냐 물으니 “연기자체는 무척 매력있지만 그 땐 정말 죽을 만큼 힘들어서 아직은 생각이 없다” 며 엄살을 부리긴 해도 지금도 받아놓은 대본이 몇 권 있다. 가끔 파격적인 조건으로 섭외가 들어오긴 하지만, 시원시원한 성격답지 않게 계속 고민이 된다. "진짜 내가 잘하는 것에 집중하고 싶어서"다.

 

인스타를 보니 몸짱이 되어있다. 세계 최대 피트니스 대회 중 하나인 ‘WBFF ASIA CHAMPIONSHIPS’의 커머셜 모델 부문에도 출전할 만큼 선수급으로 몸을 만들었다. 최근에는 <뷰티스쿨2>에 출연하고 있다. 그녀가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유투브 채널인 <길건티비>에서는 프로그램에서 선보일 제품을 직접 써서 메이크업 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한다. 쌩얼을 내보이기 조금 민망한 나이가 되었는데도 예쁘게 보이려는 가식 없는 모습이 더 예쁘다.

 

국제패션디자인직업 전문학교에서 패션 공부도 했다. 직접 옷을 만들고 코디하는 일도 한다. 손재주가 좋아 재능이 있고 감각도 좋으니 브랜드를 런칭해 보라는 제안도 많이 받는다. 하지만 "옷을 만들 때는 노래할 때 처럼 에너지가 끓어오르지는 않는다. 막 행복해서 미칠 것 같지 않다. 내 마음이 흐르는 대로 따르는게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길건 씨, 생각이 참 깊다. 그나저나, 도대체 못하는 건 뭡니까?

 

믿기지 않지만, 그녀의 나이 마흔 하나

 

솔직히 연예인, 그것도 댄스가수로 불혹은 난감한 나이일 수 있다. 그러나 길건은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묻는 질문을 던져도 좋을 만큼 끊임없이 새로운 꿈을 꾸는 소녀였다. 진짜 궁금해 장래희망을 물으니, ‘노래로 위로하는 사람’이 되고 싶단다. 쎈언니 길건의 위로는 좀 다를 것 같다. ‘다독다독’ 보다는 ‘으쌰으쌰’

 

지금까지 불러온 곡들과는 전혀 다른 서정적인 발라드 곡을 들고 나왔다.

2016년에 발표한 #내아래 까지는 길건다운 강력하고 거침없는 무대를 선보였다면, 올해는 180도 다른 장르와 분위기의 신곡을 발표했다. 1월 31일 음원이 공개된 ‘달빛 그리움’을 들어봤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거 길건 노래맞아?”

‘달빛 그리움’은 서양의 오케스트라 사운드에 동양적인 음색을 가미해 판타지 퓨전 사극 한편을 보는 듯한 애잔한 느낌의 발라드 곡이다. 국악기, 중국, 아일랜드, 아르매니아 악기 등 다국적 전통 악기의 음색을 도입하는 등 창의적인 시도가 돋보인다.

 

노래 참 좋더라, 그런데 왜요?

 

그동안 불러오던 장르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라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떤 심경의 변화가 생겼기에 우리가 알던 길건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 되어 돌아온 걸까? “이제는 진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진짜 내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100% 자비로 이 싱글앨범을 만들었다. 오랜 시간 소속사와의 분쟁 등 마음앓이를 했지만, 다 내려놓았다”며 “누군가를 미워하고 복수하려는 마음을 갖는 것 자체가 도리어 나에게 해를 끼칠 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걸 알았다. 한 번 만져 보지도 못한 돈을 다 갚고 나서는 시원하게 손바닥 탁탁털고 다시 시작했다. 그랬더니 한없이 마음이 편안하고 개운하다. 이제야 비로소 보여드리고 싶었던 또 다른 면을 보여드리게 되어 너무나 기쁘다”라며 이미 인생을 다 알아버린 사람처럼 너무 어른스럽게 이야기를 한다.

 

"저 사실 레이스 달린 옷, 핑크색도 엄청 좋아해요."라며 깔깔깔 웃는다. 실제 오늘 아침 공항에서 마주쳤는데도 얼굴은 비슷한데 핑크색 쉬폰 드레스를 입고 있어서 "설마 길건일까" 싶어 그냥 지나쳤다. 그동안 사람들이 기대하는 모습, 소속사에서 설계한 이미지를 연기해 내느라 애썼다는 생각에 짠하다.

<사진=CEO 이코노믹스>

 

가장 잘나갈 때 가장 힘들었던 기억

 

"모으는 걸 워낙 좋아했어요. 신발, 선글라스, 악세서리 등 물건에 대한 집착이 ‘내 사람’에 대한 집착으로 이어졌죠. 그래서 가장 왕성하게 활동했을 때 오히려 가장 우울했고, 후회하는 일들이 많았어요. ‘당시 가장 잘나가던 예능 프로그램인 'X맨', '연애편지' 등에 출연해 주가를 한 참 올리고 있었던 때지만 "스케줄을 마치고 집에 가면 매일 울었다"며 "항상 주눅이 들어있었고 우울증약과 수면제 없인 잠을 거의 못 잤다. 보여주기 위해서 만들어진 쇼윈도 삶을 살았다"며 아팠던 시간들을 떠올린다.

 

그럼 길건은 어떤 사람인가?

 

"섹시와 털털 두 가지 전부 내 모습이다. 그리고 사람을 워낙 좋아하고 늘 퍼주는 성격이라 한창 활동했을 때에는 박경림 씨를 능가하는 마당발이라는 기사도 있었을 정도"라며 깨알같은 자랑을 늘어놓았다. 외모만봐서는 깍쟁이 같을 것 같은데, 수중에 뭐가 들어오면 나눠 주지못해 안달인 착한 언니다.

 

사람에게만 착하게 구는게 아니다. 길건은 자타공인 동물애호가다. 유기견이나 길거리에 쓰러진 아픈 동물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길에서 사고를 당한 고양이를 병원에 데려가 수술 시킨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6년 넘게 길 고양이들에게 밥을 주는 '캣맘'을 했다. 아무리 돈이 없어도 동물들 먹일 사료는 제일 좋은 것으로 고른다. "고양이 먹이 주러 나갈 때는 밤중이라도 화장을 제대로 하고 옷도 잘 갖춰 입고 나가요”라며 사람들이 길 고양이에 대한 나쁜 편견을 갖고 있는 것이 아쉬워 버려진 가여운 동물들에게 밥을 주는 건 연예인도 하는 활동이라는 걸 일부러 보란 듯 당당하게 굴었다. 물론 고양이 먹이 주는 장소가 공개되면 안 되니 철저히 조심했다.

 

재능기부, 봉사활동도 열심이다. 길건은 봉사단체 ‘나누미 7일짱’과 케냐의 10대 미혼모들을 위해 굿티비 ‘러브미션’ 내레이션에 동참하기도 했다. 크리스챤인 길건은 교회 일이라면 아무리 바쁜 스케줄이라도 우선순위에 놓는다. 기독교 방송인 CBS성서학당에도 출연했다. 공인이 되면 특정 종교나 정치색을 드러내기 꺼려하는게 보통인데 길건은 그런 남들의 시선보다 진심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아픈만큼 성숙하는 법

 

"책임질 만큼만 약속하자, 남을 무너뜨리지 말자, 그리고 사람에게 기대하지 말자. 이 세 가지를 깨달았어요. 그리고 이제는 열정을 쏟고 싶은 일들에 집중하면서 살려구요"라며 아픈 시간들을 겪어내며 배운 소중한 교훈들을 거침없이 쏟아낸다. 연예인과 인터뷰를 하는게 아니라 힘들었던 과거, 그리고 앞으로 펼쳐질 더 이상 ‘두려움 없는’ 삶을 나누며 어느 새 폭풍 수다를 떨고 있었다.

 

뿌리깊은 나무는 잔 바람에 흔들리지 않듯, 힘들었던 지난 8년의 시간을 견뎌내고 더 굳세고 야무져 진 것 같다. "지금도 일주일에 한번은 보컬레슨을 받아요. 너무 큰 비용이 들지 않는 한 배울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가서 배웁니다. 소속사에 있을 때 조차도 자비로 춤과 노래를 배우러 다녔어요" 무엇보다 이미 인정받은 실력파 가수가 지금도 매주 보컬수업을 받으러 다닌다니, 그 열정이 어디서 나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진짜 실력있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겉만 화려한, 보여주기식 말고요. 정말 좋아하는 것을 더 잘하기 위한 투자이고 내가 선택한 삶이니까요"

 

춤을 가르치는 일도 하고 있다. "겉멋 든 아이돌 지망생들 중에는 춤은 고사하고 워킹도 제대로 못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한 달 내내 워킹 만 시킨 적도 있어요. 매일 상황을 설정하고 자기의 기분을 워킹으로 표현하는 연습을 시킵니다. 한 달 정도 지나고 나면 스스로 감각이 생겨요" 상상이 된다. 쎈언니 길건이 하라면 다 할 것 같다.

 

길건은 여느 댄스가수에 대한 편견이 무색하리만큼 자기 색과 신념이 분명한 멋진 여자다. 선이 굵다. 그래서 쎈 언니다. 길건이라는 '사람'에 대해 잘 모를 때는 야하게 화장을 하고 레이저가 나올 듯 한 눈으로 카메라를 노려보며 거침없는 춤을 추는 모습만 보고 쎈 언니라 했지만, 마음을 채운 심지는 그보다 더 굵고 단단하다.

 

긴 시간 아픔을 겪었는데도 한 순간 툴툴 털어버리고 ‘새사람’이 된 것 처럼 새로운 시도를 하고 끊임없이 열심히 노력하는 ‘동력’이 뭔지 물었다. “아, 근데 이런 데서는 종교이야기 하면 안되는 거 아니에요?”라며 되묻는다. 신앙의 힘이 이 모든 용서와 깨달음을 가능하게 했던, 그리고 새로운 길건을 만들어 준 이유라며 주저없이 말을 이어간다. 그 동안 하나님의 사랑으로 얼마나 큰 변화를 맞았는지 마치 간증하듯 쏟아낸다.

늦은 밤 두 시간이나 대화를 나눠 피곤할 법도 한데, 이 이야기를 꺼내자 얼굴에 화색이 돌고 눈빛에 광채가 또르르 흐른다. 다른 인터뷰에서는 “가식떨지 말고 진짜를 말하라”고 핀잔을 받은 적도 있단다. 사실을 사실 그대로 말해도 순수하게 보지 않는 사람들도 간혹있으니 말이다.원래 좋아하는 가수였지만, 인터뷰를 하면서 더욱 팬이 되었다. 길건은 같은 여자가 봐도 반할만한 여자다. 시쳇말로 ‘걸크러쉬’다.

진정 위로가 무엇인지 알게 된 나이가 되었고, 마음 아픈 사건들을 이겨내면서 더 멋진 ‘쎈언니’가 되어 돌아왔다. 우리가 전에 알던 길건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돌아왔지만 ‘이런 모습도 길건’이라며, 민낮을 공개한 것처럼 부끄럽지만, 애정으로 지켜 봐달라는 애교 섞인 말투도 툭툭 던지는 강단 있는 어투 만큼이나 매력적인 사람이다.

새안가이드 심사위원으로 참석(사진 왼쪽부터 길건, (주)새안 이정용 회장, 닌교초이마한 수석쉐프, CEO이코노믹스 정현제 발행인)<사진=CEO 이코노믹스>

정현제 기자 econoj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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