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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호가 임영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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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호가 임영서 대표
  • 이진창 대기자
  • 승인 2019.01.29 1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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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산업통상자원부장관 표창

[KNS뉴스통신=이진창 대기자]

서울 남산이 치마폭을 쫙 펼친 동쪽 자락에 버티고개가 있다. 신당동, 약수동, 한남동을 유유하게 잇는 고개다. 버티고개 언저리에 사무실을 두고 <죽 이야기> 브랜드로 맛있는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대호가를 방문했다. 임영서 대표가 반갑게 맞아주었다.

죽 이야기 들어보실래요?

유쾌하고 활기차면서도 섬세한 임영서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누구나 시계 보는 걸 잊 어 버릴 것이다. 임 대표가 자기 자신을 활짝 열어젖히며 생생한 경험담을 털어놓기 시작하면 그 이야기에 홀딱 마음을 빼앗길 테니까. 임영서 대표는 2003년 <죽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으며 지금까지 회사를 이끌고 있다. <죽 이야기>는 영양이 풍부하고 소화가 잘 되는 죽 메뉴를 중심으로 비빔밥, 이유식, 샐러드를 선보이는 외식 브랜드이다. 현재 전국에 매장이 400곳이 넘는다.

“우리 회사가 자신 있는 게 있어요. 가맹점주와 본사의 관계가 가장 좋은 회사라고 자부합니다. 종종 가맹점주한테서 고맙다는 편지를 받습니다. 좋은 행사가 있으니 와달라는 초청 도 받고요. 그럴 때마다 가슴이 찡해요. 이렇게 다 먹고 살아가니 얼마나 잘된 일이에요. 저도 큰 보람을 느끼지요.”

한우버섯죽

<죽 이야기>가 2003년에 시작했으니 벌써 햇수로 17년째다. 음식 특성상 죽은 순한 이미지가 있다. 땀을 뻘뻘 흘리며 또는 술잔을 부딪치며 요란스럽게 먹는 음식이 아니다. 한 술 한 술 떠서 받아들이는 음식이다. 내 몸과 바깥의 음식과 내 자아가 조용히 하나가 된다. 임영서 대표가 죽 이야기를 할 때는 그야말로 겸손이 엿보였다.

“우리 회사가 이만큼 성장한 데는 웰빙 붐의 덕도 봤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몸 생각을 많이 하고 웰빙 바람이 불면서 죽이 건강식으로 좋은 평가를 받기 시작했지요. 우리 회사가 뭘 잘하고 말고를 떠나 분명히 그 덕을 봤다고 생각해요.”

현대인은 에너지 소비량에 견줘 영양소를 과다 섭취하고 있는데 세상에는 온통 비만을 일으키는 음식이 넘쳐난다. 칼로리가 적은 죽은 어떤 식재료를 넣느냐에 따라 필요한 영양소를 조절할 수 있다. <죽 이야기>의 전복죽은 완도에서 난 전복의 내장까지 갈아 넣어 맛이 좋을 뿐 아니라 영양이 우수하다. 내친 김에 임 대표에게 회사의 성장 비결이 무엇인지 물었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첫 번째는 우리 사회가 웰빙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해요. 건강식을 찾는 수요가 늘어난 것은, 우리 회사의 마케팅 능력을 넘어 아주 좋은 기회가 되었죠. 두 번째는 조직력입니다. 제가 축구 같은 운동도 아주 좋아하는데,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조직력이 아주 중요해요. 조사해보니까 우리 회사 직원의 평균 근속 연수가 8년이에요.

동종 업계에서 상당히 긴 편입니다. 근속 연수가 길다는 것은 그만큼 장점을 축적해갈 여유 가 있다는 이야기예요. 특히 저는 본사와 가맹점 간의 소통을 중시하는데, 직원들이 오래 일 하니까 그 노하우가 쌓이는 거지요. 이렇게 축적된 노하우로 지금까지 무리 없이 회사를 이끌어왔어요. 세 번째는 열심히 선도적으로 메뉴를 개발했어요. 계속해서 트렌드를 읽으며 죽, 이유식, 비빔밥, 볶음밥 등 사람들이 어떤 메뉴를 원하는지 연구하고 새 메뉴를 출시했지요. 2018 년 12월 한 달 동안에만 신규로 아홉 개 점포가 오픈했습니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아주 감사한 일이죠.”

 

나는 꿈으로 사는 사람 

<죽 이야기>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가맹점 위주로 디자인되었다는 인상을 받는다. 가맹점 한 곳 한 곳이 고유의 이야기를 가지고 다가오는 느낌이다. 임영서 대표가 가맹점과 맺는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것이 여기서도 느껴진다. <죽 이야기>는 중국, 베트남 등 외국에서도 46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지인들은 한국에서 날아온 메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했다.

“외국에서는 죽을 내세우기보다 한식 레스토랑 스타일로 운영합니다. 비빔밥, 볶음밥과 함께 구이, 샤브샤브도 제공하는데 반응이 좋아요. 베트남에는 2016년에 처음 진출했는데 현지식과 결합한 메뉴가 인기예요. 중국 톈진에선 닭갈비덮밥이 인기가 많고, 미국에서는 빙수가 인기가 많아요. 각 지역의 특성을 살려 주력 메뉴를 밀고 있지요.”

임영서 대표는 사업도 잘하지만, 독특한 이력이 또 있다. 그가 최근 베트남 영화에 출연해 3월 8일 현지 개봉을 앞두고 있고, 1월말부터 YTN에서 방영할 3·1운동 100주년 기념 다큐멘터리에도 출연한다는 이야기는 신기하기까지 하다. 잠시 그 이야기를 들어보자.

“제가 사실 꿈으로 사는 사람입니다. 어릴적 경기도 양평에서 뛰어다니며 자라서 그런지 운동을 잘했어요. 그러다 고교때 연기에 입문하게 됐지요. TV 드라마에도 몇 편 출연하고 그랬죠. 대학 졸업 후 프랜차이즈사업을 배우겠다고 일본으로 가고, 돌아와서는 사업하느라 다른 삶을 살고 있지만 연기는 제 가슴 속에 깃든 꿈 중에 하나입니다. 몇 해 전부터 그 쪽과 다시 연결이 되어 영화 여섯 편에 출연했는데, 상당히 재미있어요.”

운동, 연기, 건설업 등 청소년 시절부터 대학 시절까지 다채로운 경험을 한 임영서 대표는 이십대 중반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 비주얼아트스쿨에서 인테리어를 전공하고 돌아왔다.

인테리어 역시 임 대표에게는 관계없는 분야가 아니다. 한국에서 대학을 다닐 때 건설업종의 일을 병행했는데 일자리를 원활하게 찾고자 용역 프랜차이즈회사에 의탁했다. 그러나 본사가 의뢰인과 구직자 간 매칭 업무를 효율적으로 못 하는 것을 보고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일찍이 산업현장에서 많은 것을 관찰하며 프랜차이즈 사업의 메커니즘을 파악하고 그 모델을 구상해버린 것이다.

“대호가라는 이름도 일본에서 이미 지은 거예요. 큰 대(大), 집 호(戶), 집 가(家) 자를 썼지요. 몇 십 년 전만해도 온 가족이 모여 살았잖아요. 오촌, 육촌은 말할 것도 없고 칠촌, 팔촌도 한 가족이었죠. 한국에 돌아가면 가맹점주들과 가족 같은 회사를 차려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본사 직원, 가맹점 모두 한 식구라는 생각으로 만든 이름이에요.”

 

 

한우버섯죽

존경과 신뢰로 구축한 기업

임영서 대표와 인터뷰하는 내내 가맹점을 소중히 여기는 태도를 느낄 수 있었다. 말이 쉽지, 400명이 넘는 가맹점주와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일은 보통 일이 아닐 것이다. 사람을 존중하고, 관계를 소중히 여기며,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성을 대접할 줄 아는 정성이 없으면 안 되는 일이다.

“제가 가맹점주를 최소한 세 번은 만납니다.

첫 번째는 계약할 때이고, 두 번째는 교육할 때예요. 세 번째는 가맹점이 오픈하는 날입니다. 이 날은 하늘이 두 쪽 나는 한이 있더라도 꼭 가요. 새로 생긴 가맹점 개업식을 축하하고 나면 인근 가맹점에도 들러서 인사하고 오죠. 그러다 보니 일 년에 한두 번은 가맹점주를 만나게 돼요. 재계약할 때는 제가 꼭 편지를 보냅니다. 가맹점주 생일이나 결혼기념일에는 케이크를 보내고요.”

대호가는 일 년에 한 번씩 지역별 공청회를 연다. 이날은 가맹점주의 애로 사항에 귀 기울이는 날이다. 우수 가맹점 포상도 한다. 그 동안 우수 가맹점주에게 백두산 여행을 부상으로 줬다. 임영서 대표에게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 무엇인지 물었다.

“우리 회사 경영이념은 ‘음식으로 사람을 건강하게 하자’입니다. 좋은 음식을 통해 건강한 삶을 선도해나가자는 의미지요. 앞으로 그렇게 건강한 음식을 만들어 고객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싶어요. 또 한 가지는 외국에 진출하면서 생긴 소망인 데요, 우리 음식으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고, 외화를 벌어들이고 일자리를 창출하는데도 보탬이 되고 싶어요. 이렇게 회사가 잘돼서 본사 직원들에게도 더 많은 보상을 주는 게 바람이지요. 마지막으로 양평에 건강자연치유센터도 설립하고 싶어요. 제가 사랑하는 고향에다 아토피 같은 난치병을 자연식으로 치유하는 건강센터를 만드는 거지요.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그런 꿈이 있습니다.”

이렇게 유능한 임영서 대표가 무엇을 못하랴 싶다. 타고난 예리한 감각과 건실한 실천력과 사람을 좋아하는 인간미로 인생을 개척해 온 임영서 대표. ‘나는 꿈을 꾸며 사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순간, 그의 거침없이 액티브한 로맨티시즘은 우리가 다 헤아리지 못하는 미래로 벌써 날아가는 중이다.

 

 

 

이진창 대기자 kfn199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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