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20 23:27 (금)
헬로우뮤지움, 금호동에서 사라진다…쫓겨나는 어린이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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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우뮤지움, 금호동에서 사라진다…쫓겨나는 어린이 미술관
  • 백영대 기자
  • 승인 2019.01.21 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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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턱 낮은 어린이미술관 ‘헬로우뮤지움’을 지키고자 합니다”

[KNS뉴스통신=백영대 기자] 금호동에 위치한 헬로우뮤지움 동네미술관은 어린이와 가족을 대상으로 교육과 체험학습을 수행하는 현대미술 전시공간이다.

헬로우뮤지움은 지역주민에게 여가선용과 문화체험의 기회를, 어린이와 가족에게는 질 높은 문화향유를, 소외계층에게는 수준 높고 균등한 예술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2007년 설립됐다.

2015년 7월, 보다 많은 지역주민과 소통하는 동네미술관이 되고자 '성동구 금호로 72'로 이전했다. 헬로우뮤지움이 2015년 금호동에 자리 잡았을 때, 미술관이 옆에 들어왔다는 것을 이웃들이 많이 낯설어 했다.

문화적 토대가 취약한 금호동에 문화적 격차를 줄여주는 바람으로 조성된 문화 공간이 헬로우뮤지엄이다.

헬로우뮤지움은 성동구와 지속적으로 활동을 공유하고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지역사회에서 할 수 있는 △지역주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물건들 △지역 소외계층을 위한 예술교육 △지역 학생들의 미술관 참여 △지역 대학교와 함께 소셜 창업 스쿨 △‘동네 자문단’ 지역 커뮤니티와 협력 등의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헬로우뮤지움은 지역사회의 구성원들이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융합할 수 있게 소통의 장소를 제공하고 있다.

헬로우뮤지움이 성동구 금호동에 자리 잡기 전, 성동구에는 미술관과 박물관이 각 한 곳씩, 한양대와 한양여대에 있었다. 대학교 안에 위치한 박물관과 미술관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대학생이 아닌 일반인들도 쉽게 가기 어려운 공간이다.

어린이와 가족 인구가 높지만 문화기반시설이 부족한 주거지역인 금호동에 남녀노소 일반인이 쉽게 드나들 수 있는 문화 예술공간이 2015년에 처음 생긴 것이다.

헬로우뮤지움은 이후 성동구에 미술관의 역할, 예술의 역할, 예술공간의 유무가 지역주민에 미치는 영향을 꾸준히 설파해왔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많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활동했다. 

2015년 헬로우뮤지움이 금호동에 생긴 이후 3년간 성동구에는 10개의 문화예술기관이 증설됐다.

특히, 헬로우뮤지움은 어린이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해 추진해 왔다.

대한민국 최초의 사립 어린이미술관이자 국제 어린이미술관협회 회원관으로 미국의 'The New Children's Museum', 벨기에의 '움직이는 문화재', 독일의 '쿤스트할레 뒤셀도르프', '킨더뮤지움 프랑크푸르트' 등과 MOU를 체결하면서 국내·외로 활동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2013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장관상을, 2017년에는 한국박물관협회로부터 ‘자랑스러운 박물관인상’을 수상하기도 했고, 최근 서울시 등록 심의 과정을 거쳐 1종 미술관으로 승급을 완료했다.

1종 미술관으로 등록되기 위해서는 학예사 1명 이상의 전문 인력과 100점 이상의 작품을 소장해야하며 수장고와 연구실, 자료실 등을 갖추고 있어야한다.
 
그런데 이런 헬로우뮤지엄에게  젠트리피케이션의 폭풍이 밀려 왔다.

금호동 재개발 이후 집값이 오르자, 문화 불모지 성동구에 문화 부흥을 일궈낸 헬로우뮤지엄과 예술가들이 치솟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쫓겨날 위기에 처하게 됐다.

이제는 뜨는 동네를 일군 예술가와 청년들 그리고 문화기반 시설들이 지대격차를 감당하지 못하고 떠나게 되는 도시의 문제, 이른바 ‘젠트리피케이션’은 통속적 신파가 됐다.

‘젠트리피케이션은 문화권을 초월해서 도시에서는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이다. 지난 수십 년간 핫플레이스가 된 홍대, 상수, 삼청, 신사, 익선, 이화, 망원 등 사례들을 뼈아프게 경험한 한 청년이 연구소를 설립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서 “젠트리피케이션 예방 매뉴얼”을 만들었다.

구본기 작가의 “젠트리피케이션 예방 매뉴얼”에는 젠트리피케이션 관련 예상과 대응방법이 쉽고 구체적으로 수록된 예술가와 문화예술공간에게 도움을 주는 유일한 자료이다.

90년대 인사동이나 종로에 비해서 지가가 상대적으로 낮았던 삼청동에 예술가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10여년이 지나 2000년대가 되면서 서울에서 가장 매력적인 장소라는 정체성이 만들어졌고, 그 명성을 일군 예술가들은 다시 외부로 내몰리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일어났다.

결국 삼청동길의 정체성은 오래가지 못하고 문화적 풍부함이 사라지고, 경제적 활성화도 흔들리게 됐다. 사람과 문화는 떠나고 높은 임대료만 남은 거리가 됐다.

삼청동이 뜨고 인사동이 여전 같지 않아지자, 사루비아(대안공간), 풀(대안공간) 1세대 대안공간과 문화기반 시설들이 문을 열었다.

홍대 앞에서 90년대 후 반 많은 미술공간이 생겼고 황금기였다. 얼마가지 않아 이들은 대부분 서울외곽이나 다른 도시로 둥지를 옮겨야 했다. 홍대에서 연남동으로, 연남에서 상수동로, 상수에서 망원동으로 4차례 이사를 한 대안 공간과 아티스트의 작업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5년 전 동진시장 쌀집을 개조해 전시공간 플레이스 막(Place MAK)을 만든 유디렉 대표는 동진시장 일대를 활성화 시킨 장본인이지만, 지금은 연남동을 떠나서 남가좌동 부근으로 이전했다.

삶과 가장 가까운 동네미술관도 헬로우뮤지움도 성동구 금호동에 설립한지 4년 만에 터전을 옮겨야 하는 위기에 처했다.

헬로우뮤지움, 40년 된 동네병원 건물에 입주해 문턱 낮은 커뮤니티형 미술관으로 과감한 리노베이션을 했고, 동네 안에 가장 사랑받는 미술관으로 자리매김을 했다. 하지만, 젠트리피케이션은 홍대, 삼청, 이태원뿐만 아니라 금호동까지 몰려왔다.

예술공간이 들어서면 동네의 가치가 높아지고, 결국 동네를 개척한 예술인과 예술공간은 높아진 지가를 감당하지 못하고 동네를 떠나야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결국은 동네의 매력도 같이 하락하게 된다.

구본기 생활경제연구소와 같은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민간의 시도들처럼, 기업과 정부의 관심어린 대책이 시급하다. 올해는 또 얼마나 알차고 멋진 예술공간이 사라질까?

백영대 기자 kanon3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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