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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공천 마무리, 누가 국민의 마음을 잡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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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공천 마무리, 누가 국민의 마음을 잡을 것인가?
  • 최문 논설위원
  • 승인 2012.03.19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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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S뉴스통신/칼럼] 새누리당이 공천을 마무리했다. 민주통합당 또한 지난 주말 통합진보당과 야권연대를 위한 후보자 경선을 치룸과 동시에 대부분의 공천을 끝냈다. 공천은 총선의 전초전이자 가장 중요한 선거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공천과정을 통해 국민에게 당의 향후 노선과 정책, 인재들을 널리 알려 특히 부동층의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총선의 전초전은 새누리당의 완벽한 승리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새누리당의 상황은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사태 당시보다 더 나빴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였다. 일부에서는 이번 4·11 총선에서 100석을 차지하기도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탄핵 당시 천막당사로 옮기면서 무너져가던 한나라당을 일으킨 박근혜 전 대표가 다시 당의 전면에 나서면서 역전의 발판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박근혜 전 대표는 당권을 잡자마자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자신이 위원장을 맡은 뒤 20대 청년 이준석 씨는 물론 김종인 전 민주당 의원 같은 한나라당에 비판적인 인사를 비대위원에 위촉했다. 기존 한나라당에서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행보였다. 

뿐만 아니라 보수라는 당의 정강정책은 물론 한나라당이라는 당명까지 버렸다. 당내에서조차 강아지 이름 같다며 비아냥거리던 새누리당이라는 당명을 채택했는데 말 그대로 새누리를 열고 있다. 정강정책 변경은 물론 당명 변경까지 반대가 많았으나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흔들리지 않는 지지를 바탕으로 진취적인 결정을 했다. 박근혜 위원장은 공천을 통해 당내 입지를 공고히 하고 대선을 착실히 준비하게 됐다. 최근 정몽준 의원과 친이계가 공당을 사당화하고 있다며 연일 포문을 열고 있지만 공천에 따른 불평불만 정도로 여겨지고 있을 뿐 그다지 큰 파문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보여준 박근혜 위원장의 정치력과 현실인식 및 상황판단 능력은 발군이었다. 

반면에 한명숙 대표가 이끄는 민주통합당은 '민주당'라는 당명에 집착해 국민에게 감동을 주지 못했다. 국민의 마음을 읽으려고 노력하기보다 이른바 민주당의 적통이라는 자신들의 아이덴티티만을 강조하면서 새로운 정치를 갈망하는 국민의 눈높이를 외면한 까닭이다. 통합의 시너지효과가 발생하기보다 당내 잡음만 무성하고, 또 다른 야권 진보세력인 통합진보당과 야권연대라는 난제만 만들어 놓은 셈이 됐다. 

어쨌든 민주통합당의 공천은 국민의 관심에서 벗어났다. 그 때문에 공천이 마무리된 현 시점에서 새누리당이 민주통합당을 누르고 제 1당이 될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마저 나오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민주통합당은 위기의식을 크게 느끼지 않는 것 같다. 국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서려고 하기보다 당의 헤게모니를 먼저 생각하기 때문이다. 마치 염불보다 잿밥에 마음을 둔 승려들 같다고나 할까? 

사실 민주통합당을 진보정당이라고 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정략적 접근에 따라 통합진보당과 손을 잡으려니 이런저런 걸림돌이 있기 마련이다. 경선을 통해 야권연대를 이루겠다고 하나 경선에서 패배한 측에서 이를 승복하지 않을 경우 문제가 더 복잡해진다. 경선에 불복한 측이 무소속으로 출마해서 모두 패배하거나 불복한 측이 승리할 경우 문제의 처리가 간단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올해 말에 있을 대통령선거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대선에서 야권연대를 통한 후보 단일화를 이루려면 상호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하는데 이번 총선결과에 따라 책임론이 불거지고, 불신이 쌓인다면 대선의 야권연대도 어려워 질 것이 분명하다. 

대선에서 야권연대를 하려면 정책공조와 장관이나 정부요직 등에 대한 자리 배분이 합의돼야 하는데 신뢰가 없는 상황 아래서는 그 같은 합의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보수정당에 가까운 민주통합당이 진보 좌파정당인 통합진보당의 핵심정책을 수용하기도 어렵다. 통합진보당의 경우 민주통합당과 후보단일화 협상에서 가능한 많은 것을 얻어내려고 할 것이다. 통합진보당의 유시민, 심상정 공동대표의 성향으로 볼 때 젊은 이정희 공동대표에 비해 더 많은 요구를 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대선의야권연대가 반드시 낙관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박근혜라는 독보적인 대선후보가 있는 새누리당과는 달리 현재 민주통합당은 문재인 변호사 외에 눈에 띄는 후보가 없다. 한명숙, 김두관, 손학규, 정동영 등 누구라도 아직 대통령 후보로는 국민의 주목을 받고 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부인사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을 꼽을 수 있으나 그가 대선에 출마할지 아직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당내 대권을 꿈꾸는 정치인들이 그의 영입을 지지할지도 알 수 없는 일이다. 문재인 변호사는 최근 급작스레 대중의 인기를 끌고 있으나 조직이나 자금이 없는 상태에서 당내 비판적인 그룹의 도전을 극복해 나갈 정치력이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이번 총선의 결과가 흥미로운 것은 총선이 끝나자마자 바로 대선정국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총선 승리를 통해 대선의 유리한 고지를 잡으려는 여야의 기싸움이 치열하다. 만일 새누리당이 총선에서 150석 이상을 차지한다면 대선마저 움켜 쥘 가능성이 크지만 야권이 150석 이상을 차지하고 후보단일화에 성공한다면 정권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정치분석가들은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130석 내외에서 1당을 다툴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선거일까지는 아직 20여일이 남아 있기 때문에 접전지역에서 상당한 변화기 일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새누리당이나 민주통합당이 국민에게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다가서려는 노력을 부단히 해야만 하는 까닭이다.
 

최문 논설위원 vg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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