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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현장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실천가 -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승재현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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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현장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실천가 -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승재현 연구위원
  • 임동훈 기자
  • 승인 2019.01.07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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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국민의 안전과 자유 수호 선량한 기능 강조할 때 사회 발전"

[KNS뉴스통신= 임동훈 기자] 사회의 변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그에 맞는 형사정책의 대응이 중요해지고 있다. 기술의 발들은 물론 의식의 변화도 상당하다. 청소년들의 폭력사건들이 잇따라 일어나면서 사회를 충격에 빠트리기도 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현 실태와 그 원인, 대책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을 실시함으로써 관련 정책 수립에 필요한 기반을 만들고 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국제전략협력실 부실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승재현 연구위원을 만난다.

형사정책의 기틀을 만드는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실태와 원인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이 선행되어야한다. 형사정책 또한 마찬가지이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역할에 대해 승재현 연구위원은 “범죄에 관련한 전반적인 사항을 종합적으로 분석·연구함으로써 국가 형사정책수립과 범죄 방지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된 법무·형사정책 분야의 국책연구기관”이라고 소개했다. 

범죄 예방은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역량은 민생치안과 사회적 약자보호에도 영향을 미친다. 사회적 약자와 피해자 보호를 위한 이론적 기반을 제공하는 것도 담당하고 있다.

승 연구위원은 “범죄자에 합당한 처벌을 가하는 것 못지않게 사회의 안전에 대한 기반을 확충하고 차별과 배제가 없는 사회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반부패개혁을 위해 공직 뿐만 아니라 민간부패, 특히 생활적폐에 대한 구조적인 해결책 또한 마련하고 있다. 

“부패 지수가 곧 미래 세대의 행복지수를 결정하다는 점에서 반부패 개혁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당위의 문제”라고 역설하는 승 연구위원은 “부패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감시체계 및 인프라, 법·제도 마련, 신고에 대한 보상체계 도입, 엄정한 법집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승 연구위원은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내에서 국제전략협력실에서 재직하고 있다. 

“다른 나라 정책과 비교하며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양자간, 다자간 국제협력을 도모하는 곳”이라면서 글로벌 사회를 맞아 형사정책의 다변화를 추구하기 위해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국제교류가 활발해지면서 국지적인 연구 성과로는 사회의 변화를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국제전략협력실에서는 해외에 있는 다른 국책연구기관들과 함께 연구하는 전문가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예를 들어 청소년 범죄에 대한 형사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처벌 혹은 교육 및 감화라는 방향 설정이 중요한데 어느 방향이 효과적인가에 대한 논의를 핀란드 연구 기관과 협력 관계 속에서 함께 연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유엔의 ‘범죄 및 마약사무소’(UNODC) 산하 유엔범죄 방지 및 형사사법위원회(CCPCJ)에서 주최하는 연례 회의에 참석해 범죄 예방을 위한 형사정책을 공유한다. 

승 연구위원은 “최근 강조되고 있는 형사정책은 범죄자에 대한 처벌 강화 보다는 범죄 자체를 예방하는 효과적이고 능동적인 형사정책을 마련하는 것”이라면서 “범죄의 대부분이 경제적 관점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범죄를 통해 경제적인 이익을 향유할 수 없도록 적극적으로 불법자산을 몰수 할 수 있는 법제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형벌의 강도를 높이는 것만으로는 범죄를 억제하는 효과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개선책으로 “현재 형벌의 부과로 되어 있는 몰수 규정을 획기적으로 바꿔 민사몰수 혹은 행정몰수를 도입하는 것도 주효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청소년 관련 범죄 해결은 당위의 문제

“청소년은 우리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중요한 자산”이라고 강조한 승 연구위원은 청소년 범죄와 아동학대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무조정실 아동정책조정위원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아동학대사건관리위원회 위원, 법무부 여성·아동정책심의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하면서 아동에 대한 범죄를 예방하고 인권을 증진하기 위해 힘써왔다.

 그는 “청소년의 범죄이든 청소년에 대한 범죄든 이것을 해결하는 책임 역시 우리의 선택이 아니라 당위의 문제”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청소년 범죄는 미래 공동체 사회에 위협이 되는 치명적인 요소라고 지적했다. 소년범죄의 경우 사전 예방은 물론 재범으로 이어지는 고리를 끊는 것이 시급하다.

한편, 아동학대는 스스로를 보호할 수 없는 존재에 대해 가해지는 폭력이라는 점에서 심각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발생하는 아동학대사건의 근본적 원인은 자녀를 자신의 소유물로 여기는 인식에 있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자녀에 대한 사랑을 본능이라고 오해하고 있지만 실상 학습을 통해 습득하는 의지적 행동”이라고 말했다. 

아동학대의 위험징후를 발견하고 예측하는 시스템은 비극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승 연구위원은“태어난 아이의 장애 여부, 한부모 가정·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계층 여부, 이혼 및 재혼 여부, 필수적인 예방접족 및 병원건강검진 기록, 보육료·양육수당 신청여부 등은 지금까지 발생한 아동 학대 사건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위험인자”라고 설명했다. 

시스템을 구축이외에 의식 개선을 위한 활동도 펼치고 있다. 승 연구위원은 “아동학대 예방의 일환으로 ‘참부모 되기 프로젝트’를 통해 부모가 가져야할 용서, 인내 그리고 배려의 덕성을 배우고 ‘자녀사랑 캠페인’을 펼쳐 부모와 자녀의 상호적 인격 존중 의식을 함양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밝혔다.

이론에만 몰두하지 않고 현장과 공감하는 행동가 될 것

“법은 처벌을 넘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범죄인을 교화해 사회 복귀를 돕는 따뜻하고 긍정적인 면도 있다”고 말한 승 연구위원은 법의 자유와 안전을 위한 선량한 기능을 강조한다면 건강한 사회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형사정책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될 수 있는 문제인 만큼 승 연구위원은 최선의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열정과 헌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그는 연구원으로서의 업무 이외에 서울준법지원센터에서 보호관찰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전자감시부착 대상인 청소년을 위한 멘토가 되어 또 다른 방식으로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 해당 멘토활동은 1명의 멘티를 대상으로 하여 그 멘티가 사회에 복귀하는데 필요로 하는 각 영역의 전문가 7인의 멘토로 구성되어 청소년 재범 방지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승 연구위원은 “이런 사회 봉사활동을 통해 냉철한 이성에만 의지하는 이론가가 아니라 현장과 소통하고 공감하며 실천하는 행동가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임동훈 기자 stimeu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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