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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남석 남경수목원 대표, 추억 가득 담은 감동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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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남석 남경수목원 대표, 추억 가득 담은 감동 선사한다
  • 박동웅 기자
  • 승인 2018.12.25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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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주는 쉼과 여유가 가득한 ‘힐링공간’ 발길 이어져
정남석 남경수목원 대표 부부

[KNS뉴스통신=박동웅 기자]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삼하리에 자리한 남경수목원(대표 정남석)이 요즘 바쁜 일상에 지친 수도권 나들이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수목원으로서는 양주시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이곳은 각종 꽃과 나무로 조성된 자연경관이 아름다워 평화로운 휴식을 즐기기에 적합한 곳이다.

남경수목원은, 교육자였던 정남석 대표 부부가 하나씩 공들여 조성한 아기자기한 수목원으로서, 산책로를 따라 줄지어 서 있는 나무들과 계절마다 다른 빛깔로 갈아입는 숲과 정원은 ‘낭만’이라는 말이 저절로 생각나게 만든다. 마치 그림 같은 그 안으로 살포시 들어가 동화되어 붓을 잡으면 화가가 될 것 같고, 글을 쓰면 시인이 될 것 같은 아름다운 힐링 공간이다.

20년 전 개원한 남경수목원 정남석 대표는 “우리 부부가 지금까지 식물을 심고 가꾸며 조성․관리하는데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 지금은 많은 분들이 오셔서 지친 몸과 마음을 충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항시 푸르고 아름다운 정원과 숲을 체험하며 누릴 수 있는 마음의 고향 같은 자연문화 공간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남경수목원은 총면적 3만 3000㎡ 대지에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커다란 운동장을 갖추고 있으며, 단체 숙소, 야영장, 체험 공방, 전시관, 잔디광장, 농구장, 족구장, 세미나실 등을 두루 갖추고 있다. 또한 부대시설도 골고루 갖춰져 봄과 가을에는 각종 체험 및 소풍, 여름 캠프, 겨울 눈꽃 축제를 즐길 수 있으며, 야외 결혼식장, 기업 단체 모임, 가족 휴양, 다양한 문화 공연장 등을 사계절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더욱 중요한 점은, 교사부터 장학사, 교장에 이르기까지 모범적으로 교육자의 외길을 걸어온 정남석 대표 부부가 40년 전부터 남경수목원을 조성하는데 있어서, 꽃 한 송이, 나무 한 그루, 심지어는 돌멩이 하나까지 어느 것 하나 그들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로 정성을 다해서 가꾸었다.

마치 아이를 키우고, 제자들을 돌보듯이 정성을 다해온 정남석 대표 스스로도 “자연이 너무 좋아, 식물하고도 마음의 대화를 나눈다”고 말할 정도로 힘이 닿을 때마다 수목원을 조금씩 넓혀가며, 지금의 아름다운 환경을 조성하는데 그 역할을 다해왔다.

요차불피(樂此不疲), 좋아서 하는 일은 지치지 않는다

남경수목원의 가을 햇살 속에서 시원하게 뻗쳐있는 우거진 수목을 바라보며, 아이들이 토실토실 여물어가는 밤을 줍는 것은 자연학습을 겸한 최고의 나들이로, 매년 밤이 열리는 시기에는 하루 수천 명 이상이 몰리기도 한다. 청량한 가을햇살이 쏟아지는 나무 아래에서는 모두가 동심으로 돌아간다. 특히 밤나무를 접할 기회가 없는 도심의 아이들에게는 밤나무에서 툭툭 떨어져 가시 속에 품어진 밤을 만지는 것만으로도 놀라운 경험이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꽃과 나무들이 주는 영롱한 생명력에 흠뻑 취해 산책길을 따라 걷다보면 어느새 절로 자연이 주는 기운으로부터 사색할 수 있는 여유와 휴식을 얻을 수 있다.

“가족 혹은 친구들과 잔디 위에서 마음껏 뛰어 놀다가 돗자리를 펴고 오순도순 앉아서 준비해온 도시락이나 고기를 구워먹으며 피크닉을 즐기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말하는 정남석 대표는 “무엇보다 자연속의 흙냄새를 맡으며 느껴지는 정서적인 안정감이 가장 큰 매력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경수목원이 탄생되기까지는 약 4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연히 친구와 함께 양주시 장흥면인 이곳에 방문했던 정남석 대표는 그야말로 첫눈에 반해버렸다. 물론, 당시는 수목원이 아니라, 나무 한 그루 없는 논밭에 약초와 잡초가 뒤엉긴 값싼 밭이었지만 그의 마음을 이끌기엔 충분했다.

그리 넉넉한 형편은 아니었지만 교육자인 두 부부는 검소하게 살면서, 1979년경부터 당시 3천5백 원이었던 개울가의 땅을 조금씩 구입해, 학교가 쉬는 주말이면 이곳에서 정성 들여 묘목을 하나하나 심고 가꾸기 시작했다. 이후, 은행에서도 빌리고 또 자금이 모일 때마다 조금씩 구입하기까지 무려 20년이 걸렸고, 토지를 넓혀가면서도 꾸준히 꽃과 나무를 심었다. 그래선지 나무 하나, 돌멩이 하나까지도 사연 없는 게 없을 정도로 애정을 가지고 있다.

정남석 대표는 “당시 11월로 기억되는데 연못가의 땅 8천 평을 구입해 이듬해 봄부터 주말만 되면 찾아와 나무를 심고, 또 자금이 모이면 계속 땅을 사면서 나무를 심었다”며, “조금씩 심다보니 어느새 이렇게 많은 나무가 무성하게 자라게 될 줄 몰랐다”고 말하면서, 지난날 그의 땀과 정열이 고스란히 배어있는 시간을 되돌아봤다.

이어, “중국 후한서에 요차불피(樂此不疲)라는 말이 있다”며, “즉 ‘좋아서 하는 일은 지치지 않는다’고 했듯이, 쉽지 않은 일이었음에도 취미삼아, 또 즐거운 마음으로 회양목부터 느티나무, 단풍나무 등 갖가지 나무를 심고, 철쭉과 각종 꽃들을 심었다”고 지난날을 회상했다.

그러나 나무가 정성껏 보살폈다고 그냥 쑥쑥 자란 것은 아니다. 약20년 전에는 집중호우로 인해 열심히 일구었던 땅의 모든 것이 한 순간 휩쓸려 사라져버렸던 고난도 겪었다.

“당시 자그마한 슬라브 건물과 함께, 한 그루 당 60만원에 팔릴 정도로 값비싼 6년 된 오엽송이 수해로 모두 쓸려나갔다”며, 그러나 “잠시 망연했지만 멈추지 않고 또 안주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도전으로 땅에 생명을 입혔다”고, 어려웠던 시절에 대해서 털어놨다.

내막을 모르는 마을사람들은 “돈 많은 외지인이 서울에서 와서 쓸데없는 짓을 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는 돈이 많아서 한 일도, 시간이 남아서 한 일도 아니었다. 우선 식물을 키우는 것을 좋아했고, 그런 취미로 우리나라 국토를 조금이라도 푸르게 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자연을 즐기며 힐링도 할 수 있는 이로운 일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없지 않았다.

그러한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 지금까지 이어져, 그의 손에서는 여전히 자연의 생명이 불어넣어지고, 꽃과 나무는 묵묵히 세월을 떠안고 자리를 지키며 사람들을 보듬는다.

그가 열심히 보살핀 덕분에, 초창기 손가락 굵기 만한 느티나무가 어느새 30미터 이상이나 자랐고, 황량했던 논밭에 수목이 우거졌다. 또한 그런 노력으로 수많은 나무와 꽃이 지금도 무럭무럭 자라며 생명을 이어간다. 그 덕에 지금은 봄·가을에는 체험학습으로만 약25000명의 아이들이 방문하고 있으며, 야외활동 또는 힐링을 위해 남경수목원을 찾는 가족이나 모임을 위해 찾는 사람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근린생활시설 허가 절실해

느티나무, 단풍나무 등 정원수와 온갖 나무가 조성된 남경수목원 실습지에 텃밭에서는 고구마, 무, 배추, 당근 등의 각종 채소와 올해 심은 고추까지 쑥쑥 자라고 있다. 그리고 가을빛이 물들면 고구마 캐기, 밤 줍기 등 수확을 하기 위한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 찬다.

특히 철쭉이 만발한 봄철엔 자산홍, 영산홍 등 많은 꽃들이 제각각 향기를 머금고 피어나는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수목원 한쪽에 있는 시냇물 옆에는 깨끗한 모래사장이 있어, 여름에는 모래 놀이를 하면서 작은 물고기와 다슬기도 잡고 캠핑도 할 수 있으며, 밤에는 불빛을 반짝이며 날아다니는 반딧불을 볼 수 있다. 또한 도시에서 접하기 어려운 두루미나 꾀꼬리 등의 희귀한 새들도 만날 수 있다. 가을이 되면 울긋불긋 물이든 단풍, 겨울이면 하얀 설경도 매력적이어서 4계절 모두 낭만이 가득한 곳이다.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돈을 벌려고 수목원을 운영하는 것은 아니고, 은퇴하고 나서 집사람과 함께 꾸준히 재밌는 일거리를 만들어 하고 있다”고 말하는 정남석 대표는, “이곳을 유지하고 관리하는데 매월 천 만 원이 들어가지만 우리 둘이 일하니까 일군을 쓰지 않고 현상유지하고 있다”고 수목원의 유지관리에 대해서 설명했다.

특히 체험학습의 경우, 체험비가 15000원 정도 되지만 대부분을 진행하는 팀들이 가져가고, 수목원에 돌아오는 비용은 2천 원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또한 그 비용과 일반 입장료는 쓰레기 수거비용, 전기, 수도 시설관리 등 유지비로 고스란히 들어간다.

“오늘은 아이들 1천 명이 방문해 각종 체험학습도 하고, 놀이시설에서 마음껏 뛰어놀고 있다”고 말하는 정남석 대표는 “하루에 5백~1천5백 명이 방문하고 있는데 휴게시설이나 먹거리 시설인 음식점이 없는 것이 아쉽다”고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특히 “남경수목원을 제대로 관리하고 유지하려면 휴게시설인 찻집과 음식점이 있어야 되는데, 근린생활시설 허가가 나오지 않아서 비용이 많이 드는 연못에는 제대로 물도 대지 못하고 있다”면서, “하루빨리 근린생활시설 허가가 나와서, 그곳에서 나오는 관리자금으로 지금보다 더 편안하고 멋진 쉼터로 가꾸고 싶다”고 소망을 전했다.

근린생활 허가가 나오지 않는 내용에 대해서 그는 말을 잇는다. “지난 2000년 8월 교직에서 퇴임하자마자 이곳 수목원에 들어와서 살기 위해, 그린벨트 지정이전부터 있던 삼하리에 있는 농가주택을 구입해서 수목원으로 이축허가를 받고 옮겨 지은 지가 20년이나 되었으나 근린생활시설 주택으로 변경을 못하고 있다.”며, “제가 그 당시에는 여기서 살기 위해서 들어왔기 때문에 ‘근린생활시설로 변경할 수 없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그런데, “2017년도에 농업기술센터에서 3천만 원의 지원금을 받아 농가 찻집을 오픈하기 위해 근린생활시설로 바꾸려고 갔는데 ‘변경할 수 없다’는 말과 함께 거부당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어, “그린벨트 법에 따르면 5년 이상 거주하면 근린생활 허가를 받을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면서, 그런데도 “‘변경할 수 없다’는 단서조항은 왜 달았는지 아직도 이해 못하겠다. 시청에서도 재판하면 이길 수 있다고 하는데, 복잡한 절차를 밟지 않도록 이러한 일은 시에서 도움을 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에서 5년 이상 거주한 주택은 근린생활시설로 바꿀 수 있도록 규정되어있는데도 남경수목원에 근린생활시설 허가가 나지 않는다는 점은 기자도 쉽게 납득할 수 없었다.

만일, 양주시에서 남경수목원 같은 곳을 조성한다면 수백억 원을 쏟아 부어야만 조성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70대의 노부부가 젊음을 받쳐가며, 사심 없는 순수 개인자본으로 조성한 이곳에 지원을 하지는 못할망정, 그들이 수목원을 관리하고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근린생활시설을 승인하지 않는 이유가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시와 지자체에서는 하루빨리 검토해 이러한 문제점을 조속히 해결하길 주문해본다.

보편적으로 나무와 꽃, 돌, 흙 등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 소재를 보는 것만으로도 사람의 본성은 순한 자연으로 돌아간다. 그래선지 한번 이곳에서 머물렀던 사람들은 잊지 않고 주변사람들에게 추천한다고 한다. 그만큼 만족도가 높다는 얘기다.

자연과도 같이 우리도 변함없는 마음으로 남에게 따뜻한 향기를 덤까지 얹어주는 하루가 된다면 얼마나 삶이 아름다울까. 이번 주말, 수많은 나무와 꽃이 있는 아름다운 노부부의 남경수목원에서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자연의 소중함을 느끼며 색다른 추억을 만나보자. 마치 어머니의 마음처럼 포근하면서도 아늑한 사색의 공간에서 진정한 감동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정남석 부부의 따뜻한 마음이 깃든 남경수목원이 앞으로도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전국적인 명소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박동웅 기자 v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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