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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명품...熱狂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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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명품...熱狂시대
  • 정건작 논설위원
  • 승인 2011.05.09 13:57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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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건작 논설위원
요즈음 경제도 어려운데, 물가까지 뛰어 주부들 시장보기가 무섭다고 서민들의 푸념이 대단하다. 모든 산업활동과 생활에 필수적인 석유가격의 그칠줄 모르는 고공행진에 더하여 구제역 여파로 공급물량이 줄어든 식육유제품은 더 말할 나위없고, 각 가정의 기초 식재료인 채소,과일, 양념류, 조미료에서 부터 식량 대체식품, 그밖에 생활용품, 심지어 서민 대중들이 부담없이 즐기는 자장면과 우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자 스넥류에 이르기 까지 가격이 많이도 올랐다.

특히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누출로 바닷물 오염을 걱정하는 사람들의 가수요 심리를 업은 천일염 소금가격은 김장철까지 우리 주부들을 기다려 주지 않고 전방위로 치솟는 물가 오름세의 정상에 서 있는 듯하다.

그런데, 이른바 명품이라고 하는 제품들은 이런 불황과 물가고에도 아랑 곳 하지않고 백화점의 전체매출에서 높은 비율을 차지할 만큼 잘나가는 효자상품으로 자리하고 있으며, 최근 몇 년사이에 그 매출액이 2~3배 증가추세라 알려져 있다. 예컨대, L통, C넬, G찌, F모..등 내로라 하는 명품매장들은 고객들이 접근하기 좋은 목에 보란듯이 진열대에 각가지 멋진 제품들을 전시해 놓고 있는 데, 그 물건들은 얼핏 보기에도 범상치 않아 보이고 가격 또한 만만치 않게 비싸다..

한술 더 떠서, 많은 사람들이 흔하게 지니고 다녀서 ‘국민가방’으로까지 소문 난 L통 제품 매장은 사지는 않고 구경만 하는데도 길게 줄을 서서 순서를 기다려야 할 정도로 우리 여성들에게 인기 폭발이다.이에 힘입은 듯, 이 회사는 최근에 주요 백화점과 국제공항 쇼핑몰에도 별도의 영업점을 확충했고, Paris의 본사 매장은 새로운 디자인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한국, 일본인 관광객들이 장사진을 칠 정도여서 이들의 모국어를 할 줄 아는 현지인을 종업원으로 고용할 만큼 인기가 대단하다고 한다.

한때, 기업의 접대비용 회계가 불투명하던 시절에, 위스키 양주를 폭탄주로 마시는 우리네 술 소비문화 탓에 영국의 위스키 회사들이 물 좋은 한국시장을 앞다퉈 공략하던 때를 연상케 한다. 우리 주변에서 보면, 식사는 가끔 라면이나 빵으로 가볍게 떼워도 핸드백이나 구두, 옷가지는 꼭 명품으로, 그 것도 비용조달을 위해서 알바이트도 마다하지 않고 돈을 벌어 사야만 직성이 풀린다는 명품 매니아들도 허다하다.

이렇듯 글로벌 금융위기와 그에 따른 경제불황을 무색케 할 정도의 명품선호와 매출성장은 우리사회의 명품열풍을 뚜렷하게 보여주는 증좌이다. 이런 현상을 어떤 심리학자는 “명품을 사고자 하는 생각은 명품이 다른 물건보다 나에게 훨씬 더 큰 만족감과 의미를 가져다 주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상황이 이쯤되면, 명품을 만드는 업체들이 잘나가는 게 어찌보면 당연하고, 우리가 그들을 좋아하는 것을 지나친 허욕과 과소비라고 비난만 할 수 없다. 아무리 어려워도 기회만 된다면 보다 좋은 것을 소유하고 싶은 게 인간의 본성이니까... 그래서 필자도 종래에 가졌던 명품에 대한 편견을 잠시 접고, 명품이 어디가 좋은 지.. 왜 쇼핑하는 데 줄까지 서서 순서를 기다리는 수고도 개의치 않을 정도로 열광하는 지 곰곰이 생각해 보고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었다.

명품선호도는 남성보다 감성이 풍요로운 여성들이 더 강하지만, 아무튼 명품이 좋은 이유는 첫째, 명품은 디자인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우선 핸드백을 보더라도, 겉의 무늬이나 색상은 튀지않고 은근하면서도 어떤 형상을 연상케하는 예술작품을 보는 듯하고, 제품을 구성하는 각 부분의 틈새와 마디의 매듭은 장인이 한땀 한땀 수작업 하듯이 꼼꼼하고 유려하게 마감되었고, 그리고 장식고리나 손잡이와 리본같은 악세서리는 어색하지않고 정교하면서 적당히 멋스럽다. 거기에다 휴대하기 알맞은 중량감과 착용의 편안함도 한 몫을 더한다. 구두나 의류같은 제품도 한결 같다. 이 점은 남성들도 동의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둘째는, 제품의 희소성이다. 즉, 똑같은 게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다. 다른 여늬 공산품처럼 다량으로 똑같은 물건을 한꺼번에 찍어내지는 않는다. 모양과 색상과 무늬와 디자인이 다양하고, 같은 제품 같지만, 소재별로 등급차이를 두어 가격대가 천차만별 여러가지다. 동일 품종도 그 소비추세를 감안해서 한정된 수량을 시간 차를 두고 약간 변화된 모양으로 공급하는 것은 그 제품 구매자에게 희소성과 만족감을 동시에 부여코자 하는 고객배려 영업전략인 듯하다.

셋째는, 오래간다는 점이다. 즉 내구성이 좋다는 뜻이다. 명품은 비싸게 샀으니 본전 뽑을 때까지 오래도록 사용하길 바라는 소비자의 바람에 비교적 충실하다. 쓰면 쓸수록 묵은지 처럼 깊고 감칠 맛 나는 연륜이 베어난다. 게다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어느 부위가 닳거나 헤지기라도 하면 AS를 곧 잘 해준다. 수리 보수하는 시간이 좀 오래 걸려서 성질 급한 우리네 정서에 안 맞는 면도 있지만, 참고 기다리면 돈 많이 들이지 않고 멀쩡한 새 것으로 환생한다. 사정이 이러하니 쉬 망가지고 빨리 실증 나는 싼 물품을 여러 개 사는 값으로 비싼 명품 한 개 사는 것이 경제적인 효율성이 더 높다고 할 수 있다.

같은 논리로, 세계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제품들이 뭇 사람들이 갖고 싶어 열광하는 명품으로 인정받고자 한다면, 이제는 우리기업이 남의 앞서가는 제품 흉내내는 짝퉁 만들기 그만 두고, 부가가치 높은 좋은 제품을 만들어 우선 내국인들로부터 인정받고 사랑을 받아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최고이면 세계시장에서도 명품이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먼저, 우리 모두가 이에 걸맞는 고급 두뇌양성과 인재개발에 힘써야 하며, 장삼이사 떼거리로 무조건 대학간판 따려고 부화뇌동 하지 말고, 각자 분수와 적성에 맞는 직업훈련이나 각종 대안학교를 나와서, 비록 시작이 미미할지라도 작은 부분부터 기술을 잘 갈고 닦아 한 분야에서 위대한 장인이 탄생하도록 과감한 발상의 전환을 하여야 한다.지금도 열심히 잘하고 있지만, 세계적이라는 몇몇 우리 기업들이 선진강국의 기업보다 2% 모자라는 것은 멋진 디자인과 창의력. 고급 기술력, 그리고 신속 정확한 AS가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 제품들도 고장이 나면 AS 받기 손쉽고 저렴하여 가격 경쟁력이 있다지만, 이 한계점을 극복하지 못하면, 세계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이 선진국의 높은 기술력과 참신한 창의력의 벽을 넘어 좋은 명품으로 승부하기엔 역부족이고, 그들을 뒤따르기 급급한 힘겨운 길을 가야 한다. 아무쪼록, 우리 기업의 분발과 건투를 기원한다. 명품탄생을 위하여... 

= 본 칼럼은 'KNS뉴스통신'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정건작 논설위원 kns@kn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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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inai 2011-05-23 17:33:27
짝퉁 세상을 명품세상으로 바꾸자는 말씀에 동감입니다.

hwa won 2011-05-11 09:49:46
명품을 좋아하는 한 여자로써 공감하는 부분이 많습니다.명품은 들고 다니면 자기 만족감도 있고,고가의 제품이라서인지 상대적인 우월감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결론에 말씀하신대로 우리나라도 삼성과 같은 글로벌기업이나 명품과도 손색이 없는 좋은 제품을 생산하는 브랜드가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 있어요.그러나 그것은 국가의 경제력과도 상당히 비례하는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카르페디엠 2011-05-09 15:18:34
짝짝짝짝~~~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장삼이사 떼거리로 무조건 대학간판 따려고 부화뇌동 하지 말고, 이부분 공감이 팍 가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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