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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국민의 힘으로 이끌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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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국민의 힘으로 이끌어야
  • 최문 논설위원
  • 승인 2012.03.10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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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S뉴스통신]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다. 각 정당들은 총선을 앞두고 후보자 자격심사에 열을 올리고, 공천장을 쥔 정치인들의 환호와 탈락한 정치인들의 비분강개가 언론의 지면을 꽉 채우고 있다.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것이야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래도 유력한 정당의 공천을 받아야 당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선거철만 되면 정치인들은 물론이고, 언론과 국민들까지 공천결과에 모든 촉각을 곤두세운다.

이번 4·11총선의 경우 어느 때보다 더 강력한 변화를 요구하는 민심에 따라 여야의 공천심사 기준 또한 매우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다. 이번 공천에서는 현역 국회의원들의 프리미엄이 사라지고, 오히려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작용하고 있다. 새누리당이 부산에서 야권의 유력한 대통령 후보인 문재인 변호사의 대항마로 20대 여성인 신수조 씨를 공천하는 등 정당들마다 신예 정치인을 파격적으로 공천하면서 현역 국회의원들의 상당수를 물갈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한나라당이라는 기존 당명을 버리면서까지 당의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구조적으로 당내 깊숙이 뿌리내린 계파정치 탓에 개혁에 대한 반작용이 크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그 측근들이 주도한 친 박근혜계 의원들을 공천에서 대거 탈락시킨 것과 대비하여 현재 공천을 친이계 대학살이라는 표현을 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 말 레임덕이 가속화되고, 대통령 자신이 당의 공천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친이계로서는 속수무책인 상태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새누리당 지도부는 국회의원들의 자질을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고, 불미스러운 전력을 지닌 정치인들을 공천에서 배제하겠다며 새롭게 변화된 새누리당의 공천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이명박 정부에서 요직을 지낸 인사들이나 과거 권력의 핵심부에 있었던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공천에서 배제되거나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재오, 정몽준 의원 등은 이를 인정하지 않은 채 공천 심사기준을 공개하라며 압박하고 있다. 

민주통합당도 예외는 아니다. 민주당을 중심으로 시민사회세력과 통합한 민주통합당의 경우 한명숙, 문성근 등 친노계가 주도권을 잡으면서 구 민주당의 DJ계가 몰락하고 있다. 친노계에서도 민주당 출신 친노계와 시민사회세력 출신 친노계가 다시 분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한명숙 대표와 문성근 최고위원 사이에 긴장관계가 형성되고 있으며, 유력한 대권후보로 거론되는 문재인 변호사의 입장과 맞물려 이번 총선 정국에서 당의 헤게모니가 야권의 최대 현안으로 부상했다. 최근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1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은 임종석 사무총장의 공천에 따른 당내 잡음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친노 시민사회세력을 견제하려는 친노 민주당계와 이에 저항하는 친노 시민사회세력 사이의 다툼으로 일어난 해프닝이기 때문이다. 

총선이 끝나면 바로 대통령선거 정국으로 전환되므로 4·11총선은 대통령선거의 전초전이자 각 당마다 대권후보들의 후보쟁취를 위한 전략 상 매우 중요한 선거다. 새누리당의 유력한 대권후보인 박근혜 비대위원장으로서는 당내 친이, 비박세력을 제거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공천을 최대한 활용할 것이다. 사실 어느 정도 공천후유증이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대선행보에 오히려 유리하다.

친이세력 거세를 위해 친박의 일부 희생이 필요하다. 하지만 제거된 친이와 희생된 친박의 차이는 전혀 다르다. 친이는 정치생명이 끝나지만 친박은 총선 이후 대선 캠프에서 부활될 가능성이 크고, 대선 이후 논공행상에서 우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친이와 결별에 따른 박세일 전 의원이 주도하고 전여옥 의원이 입당한 국민생각 사이의 보수세력 분열은 민주통합당의 오판을 가져오게 하여 야권연대를 무너뜨릴 가능성이 있다. 통합진보당과 연대하지 않더라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야권연대를 이뤄 총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그러나 이런 결과는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사이에 안도감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고, 국민의 견제심리가 작동할 수 있기 때문에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한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의 분열이 민주통합당에게 절호의 기회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새누리당에게 박근혜라는 뚜렷한 대통령후보가 존재하는 반면에 민주통합당은 문재인 변호사와 김두관 경남지사, 그리고 당 외에 안철수 원장이 호시탐탐 대권을 노리고 있다. 그들의 경쟁이 좋은 이벤트이기는 하지만 분열과 갈등의 시발점일 수도 있다. 총선에서 승리한 야당이 자만에 빠지고, 연말에 벌어질 대통령선거에서 위기의식을 느낀 보수세력이 집결한다면 의외의 패배를 당항 가능성이 농후하다.

 국민의 눈은 예리하고 현명하다. SNS가 날카롭게 감시하고 있으며, 높아진 국민의 정치의식이 냉정한 판단을 하고 있다. 어느 정당이던 과거 정치권의 관행처럼 국민의 눈을 속이려고 한다면 이는 심각한 오판이 될 것이며, 결국 자멸하게 될 것이다. 진심으로 다가서는 마음의 정치, 적극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행동의 정치만이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

국민이 '안정 속의 변화와 성장'을 원한다면 새누리당을 선택할 것이요, '변화 속의 안정과 분배'를 원한다면 민주통합당을 선택할 것이지만 두 당 사이의 정책의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결국 선택의 핵심 포인트는 얼마나 진실하고, 얼마나 성실한가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비난보다 비판을, 정쟁보다 경쟁을, 당리당략보다 국리민복을 추구하는 자세를 지닌 정당이 총선과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하기를 기대한다.
 

최문 논설위원 vg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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