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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지사지(易地思之)’ 소통(疎通)이 갈급한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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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지사지(易地思之)’ 소통(疎通)이 갈급한 사회
  • 편집인 사장 최 충 웅
  • 승인 2012.03.05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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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사회는 소통부재로 진통을 겪고 있다. 정부는 국민과의 소통이 잘 되지 않고, 국회 역시 여·야의 벽은 철옹성처럼 높기만 하다. 지난번 한 야당의원이 국회에 최루탄을 투척하여 전 세계 외신들은 이 기괴한 광경에 화들짝 놀랬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이 서로 소통을 못해 걸핏하면 망치나 전기톱으로 폭력을 동원한다. 얼마 전 13세 중학생이 자기 집에 불을 질러 온가족이 사망한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다. 역시 아버지와의 소통부재가 주원인이었다. 그동안 ‘왕따’로 자살한 학생들 모두가 급우·교사·가족 간에 소통이 없었기 때문이다.

최근 1년 사이 우리나라 18세 이상 성인 가운데 130만명이 우울증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 사망률이 인구 10만명당 31명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 최근 1년 동안 자살을 시도한 사람이 10만8천명이나 된다. 자살자의 70~80%가 우울증 환자이고, 대부분은 면담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고 한다. 이 역시 주변과 소통부족이 문제이다. 따돌림으로 ‘왕따’를 당하고 있는 전국 초·중·고교생 약 30만명(4.1%)도 고통속에 시달리며 소통과는 고립된 상태이다. 세상 모든 비극은 소통의 부재로부터 비롯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소통부재 현상으로 인한 사회갈등 비용이 GDP(국내총생산)의 27%인 연간 약 300조원이나 된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 소통의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준 사례가 많다. 안철수 바람이 한참동안의 박근혜 대세론을 꺾은 것도 ‘청춘콘서트’라는 소통의 바람에서 비롯된 것이다.
얼마전 모일간지에 보도된 기사인데, 게임 중독에 빠진 아들을 구하려고, 어느 대기업 임원인 아버지가 치열한 게임공부 1년만에 아들과의 게임승부로 아버지가 이기자, 아들이 게임중독에서 헤어나 착실한 모범생으로 돌아왔다는 감동적인 사연이었다. 아들의 게임중독 치유를 위해 1년간 노력한 아버지는 아들과의 게임을 통한 소통으로 아들을 구출해낸 성공적인 케이스이다. 회사경영도 직원과의 끊임없는 소통을 바탕으로 구성원과 리더사이의 장벽을 제거하고 항상 직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투명한 경영을 실현하여 성공적인 경영을 이룩한 사례들이 많다.

사실 우리 모두 소통의 중요성을 잘 인지는 하고 있다. 살다보면 수없이 많은 문제에 부딪힌다. 하지만 막상 갈등상황에 닥치게 되면 오히려 대화의 문을 닫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다원화된 사회에서 각기 다른 가치를 추구함에 있어 갈등과 대립상황은 언제나 봉착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현명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곧 소통이다. 소통은 어떠한 것이 막히지 않고 잘 통한다는 뜻이다. 의사소통은 생각이나 의견을 교환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언어, 기호, 행위 등을 통하여 정보나 의견을 서로 교환하는 과정이다. 그러나 소통을 단순히 의사전달의 기술 문제로 인식하는 것은 소통문제의 근본 해결책은 아니다.

현대 산업화 물결과 물질 우선주의 획일화로 개체적 존재가 되어버린 현대인들은 자기 정체성의 상실로 불안감과 소외감으로 소통을 갈구하고 있다. 각 분야의 산업화와 정보통신의 발달로 SNS 등 커뮤니케이션 방법의 다양화를 가져왔지만, 현대인이 겪는 개체별 소외감은 여전히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일상생활에서는 물론 우리사회 전반에 걸쳐 상호소통 없이는 사회생활을 영위하기가 어렵다. 가정, 학교, 직장과 사이버 상에서도 각각 개체로서 서로간의 소통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소통문화는 정치적인 이념 차이뿐만 아니라 출신, 학벌, 성, 세대, 지역, 빈부차이 등 구성원 개개인의 차이에 의한 분화된 사회구조 속에서 더욱 그 중요성을 부여받고 있다. 최근 정치활동에 ‘SNS(쇼셜네트워크체제)’를 통한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이유도 모두 이에 기인한 것이다.

소통은 상호 교류이며 상대의 존재를 인정하고 이해를 바탕으로 한다. 이는 인간이 사회 속에 존재하고 있음을 밝히고 삶의 목적과 삶의 가치를 깨닫는 활동이다. 우리 인간의 존재 자체가 이미 하나의 소통인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이 된다. 보다 질 높고 효과적인 소통을 하게 되면 그만큼 값진 삶의 가치를 누리게 된다. 주위와의 양질의 소통, 그것은 곧 좋은 인간관계인 것이다.

소통의 중요한 요소는 내 뜻을 상대에게 잘 전달하는 것과 상대의 의사를 잘 파악하고 받아들일 때, 원할한 소통이 될 수 있다. 즉, 훌륭한 의사소통을 위해서는 자신이 주장하고자 하는 만큼 타인의 의견을 경청할 줄 알아야하고, 자신이 상대를 설득하고자하는 만큼 상대의 진지한 대안 제시에 자신도 설득당할 수 있다는 마음의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 자신의 주장만 펼치고 상대의 의견을 묵살한다면 상대 역시 자신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지 않게 된다. 상대방을 제압하려 하지 말고 존중해야 한다. 소통은 상호 배려, 이해, 협력, 상호목표를 추구하는 자세와 방식이요 기술이다.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 서로의 입장을 바꿔서 생각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가 소통에는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지금 한창 줄 대기에 바쁜 총선 예비후보나 곧 나설 대선 예비 ‘잠룡’들도 ‘소통과 화합’의 철학과 실현의지를 갖추고 있는지 유권자들이 예리하게 잘 판단하고 선택해야 한다. 이는 한국의 가장 낙후된 분야로 비판받는 정치를 살리는 길이요, 곧 정치발전의 열쇠인 것이다. 21세기 통일 한반도 시대를 열어 나갈 우리의 지도자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국민의 아픔을 잘 알고, 항상 국민의 편에서 따뜻하게 감싸줄 수 있는, 즉 국민과의 소통 능력이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지금 지역, 계층, 세대 간 분열과 갈등을 화합과 단결로 승화시켜 희망을 싹틔우는 소통문화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편집인 사장 최 충 웅 choongw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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