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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렬의 음악 평론] 안드라스 쉬프 피아노 리사이틀 리뷰 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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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렬의 음악 평론] 안드라스 쉬프 피아노 리사이틀 리뷰 평론
  • 이석렬 논설위원
  • 승인 2018.11.22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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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렬 논설위원(음악 평론가)

지난 11월 4일 잠실 롯데콘서트홀에는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쉬프의 내한 리사이틀이 펼쳐졌다. 안드라스 쉬프는 2년 정도마다 한국을 방문하여 청중들에게 걸출한 연주를 들려주곤 한다. 이번 한국 공연에서는 독일 피아노 예술의 풍성한 유산을 들려주어 청중들에게 많은 박수를 받았다.

2년 전 한국에서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전곡을 연주하여 청중들에게 많은 박수를 받았던 모습이 생각났다. 그렇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독일의 멘델스존, 베토벤, 브람스, 바흐 이렇게 네 작곡가의 명곡들로 한국의 청중을 찾았다.

가히 독일 피아노 예술의 성찬이라고 할 수 있는 매력적인 프로그램들이었다. 결과를 보면 베토벤의 소나타 24번이 예상보다는 담백한 인상으로 표출되었고, 브람스의 ‘8개의 소품 작품 76’과 ‘7개의 환상곡 작품 116’의 존재감이 더 크게 부각되었다. 브람스 예술의 심리적인 음영과 짚은 색감들이 유려한 흐름을 유지하여 청중들에게 많은 박수를 받았다.

마지막 곡으로 바흐의 ‘영국모음곡 6번’이 연주되었다. 바흐의 스페셜리스트로 유명한 피아니스트로서 이날의 바흐 연주도 상당히 유연하고 능란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여러 악장들이 뛰어난 조화를 이루면서 대위법적 짜임새와 유려한 흐름을 이끌어가는 바흐 연주는 청중들의 주목을 강하게 끌었다. 쉬프의 장식음 표출이나 빠른 악장에서의 능란한 질주 감각 등은 그가 역시 바흐 연주의 명인이라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이날 공연에서 안드라스 쉬프는 청중들의 많은 박수에 응하여 바흐의 ‘이탈리아 협주곡’을 앙코르곡으로 연주하였다. 이로 인해 공연의 후반부는 바흐 음악의 성찬이 되어 버렸다. 대위법적 능란함과 뛰어난 리듬 감각으로 청중들을 매료시킨 앙코르곡이 쉬프의 인기와 역량을 다시금 확인하는 레퍼토리가 되었다.

안드라스 쉬프의 이번 내한 공연은 바흐 연주의 대가로서의 역량을 보여주고 이와 함께 독일 피아노 예술의 뛰어난 경지를 보여준 공연이었다. 쉬프 자신이 특정 음악가들에 대한 동경과 동질성을 얘기해 왔지만 그 외의 작곡가들에 대해서도 뛰어난 연주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공연이기도 했다. 이번 공연은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쉬프의 독일 명곡 예찬이었다. 공연의 홍보문구에서 강조되었던 ‘여전히 녹슬지 않는 깔끔하고 유려한 터치’라는 표현이 실감 나는 공연이었다.

 

 

 

이석렬 논설위원 sungnyu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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