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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렬의 음악 칼럼] Resound Beethoven! 오스트리아 비엔나 아카데미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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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렬의 음악 칼럼] Resound Beethoven! 오스트리아 비엔나 아카데미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 리뷰
  • 이석렬 논설위원
  • 승인 2018.11.16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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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체험과 미학을 전해준 베토벤의 합창교향곡

지난 11월 10일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는 취지가 분명하면서도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공연이 펼쳐졌다. 리사운드 베토벤(Resound Beethoven)이라는 제목으로 열린 이 공연은 베토벤이 살아있을 당시의 악기들과 연주법으로 베토벤의 교향곡 9번 ‘합창’을 연주한 공연이었다. 이 공연에서 한국의 청중들에게 베토벤의 합창교향곡을 들려준 원전연주 악단은 오스트리아 비엔나 아카데미 오케스트라였다.

이번 한국 연주의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이 악단의 열연 외에도 성악솔리스트로 등장한 한국의 성악가 황수미, 양송미, 박종민, 그리고 호주의 테너 스티브 데이비슬림 등도 좋은 연주를 들려주었다.

이번 공연에서는 일단 현대의 악기들과는 외형과 음색이 다른 19세기 관악기들이 눈에 뜨였다. 그 외의 1800년대 악기들도 자신들의 음색과 하모니로 베토벤의 합창교향곡 재현에 참여하였다. 지휘를 맡은 마르틴 하젤뵈크의 열정적 지휘는 많은 감흥을 전해주었다.

일반적으로 서양의 오케스트라 악기들은 18세기와 19세기를 거치면서 오늘날의 형태로 개량되었다. 그로 인해 교향악단의 음색에는 변화가 불가피하게 되었고, 20세기에는 작곡가 당시의 악기들로 음악을 연주하자는 원전연주자들이 등장하기도 하였다.

한국에서도 매년 연말이면 베토벤의 합창교향곡이 여러 교향악단들에 의해 연주되곤 한다. 그렇지만 이번에 연주된 베토벤의 합창교향곡은 그 취지나 기획의 특별함에서 나름대로 신선한 결과를 만들어낸 공연이었다.

1824년 이 교향곡이 초연되었을 당시의 악기들로 합창교향곡을 듣기란 한국에서도 어렵고 외국에서도 어렵다. 이번에 오스트리아 비엔나 아카데미 오케스트라에 의해 재현된 베토벤의 합창교향곡을 들으면서 클래식 음악 공연의 또 다른 체험을 할 수 있었다.

필자 개인의 평론적 차원에서 보자면 이번 공연에 등장한 성악가들 중에서 가장 눈에 뜨인 성악가는 베이스 박종민이었다. 베이스 박종민의 풍부한 성량과 정서적 분출은 청중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다.

현대의 악기들과 비교하면 원전연주 악기들은 나름대로 기술적 한계를 갖고 있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악기들로 개량된 역사가 이어져 온 것이다. 이날의 공연에서도 그런 면모들이 엿보이긴 했다.

그렇지만 베토벤이 이 곡을 초연했을 당시의 악기들과 연주법, 시대적 사상 등으로 작품의 원형을 복원시키겠다는 의도는 나름대로 분명한 취지와 미학을 갖고 있었다. 이러한 노력과 기획을 통해 한국의 청중들은 베토벤 시대의 사운드에 보다 가까이 갈 수 있었다. 매년 연말이면 여러 번의 합창교향곡들이 연주되곤 하지만 또 다른 체험과 미학을 전해주는 명작 공연도 더 많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이석렬 논설위원 sungnyu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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