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6 22:20 (화)
[이석렬의 음악평론] 상트 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2018 내한 공연 리뷰
상태바
[이석렬의 음악평론] 상트 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2018 내한 공연 리뷰
  • 이석렬 논설위원
  • 승인 2018.11.16 1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러시아 대표적 오케스트라로서 러시아 대곡으로 공연 후반부 멋지게 장식… 안드라스 쉬프와 베토벤 협주곡 ‘황제’ 호연도 돋보여

지난 11월 3일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는 러시아 정상급 악단인 상트 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이 펼쳐졌다. 이번 공연은 러시아 정상급 오케스트라의 역량과 공연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도 높았지만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쉬프와의 협연 무대가 있었기 때문에 한국 청중들의 많은 기대를 낳았다. 이번 공연에서 지휘는 국제적인 명장 샤를 뒤투아가 맡았다.

이번 공연에서 안드라스 쉬프와 상트 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협연한 작품은 베토벤의 피아노협주곡 5번 ‘황제’였다.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쉬프와 상트 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선명하고 정감 어린 협연 무대를 연출했다. 장엄하기보다는 균형감이 돋보이고 조화의 인상이 선명한 협주곡을 선사했다.

1악장의 연주에서는 구조적인 균형감과 조화로운 인상들이 상당히 세련된 모습을 유지했고 연음부의 율동감이나 조바꿈의 느낌들이 상당히 자연스러웠다. 2악장은 템포가 비교적 빠른 편이어서 구조적으로 역동적인 중간 다리 역할을 하였다. 여기에 시원스러운 진행감과 균형미가 뛰어난 3악장이 발현되어서 음악은 깔끔하고 시원스런 마침으로 종결되었다. 청중들은 많은 박수를 보냈고 공연의 분위기는 고조되어 2부 순서로 넘어갔다.

공연 2부는 무소르그스키의 대작 ‘전람회의 그림’이었다. 러시아의 대표적인 악단으로서 러시아의 대곡으로 공연의 후반부를 장식한 것이다. 이 곡의 연주에서는 콘트라베이스가 열 대나 등장할 정도로 대규모의 오케스트라가 무대에 등장했다. 사운드의 드넓은 부피감과 웅장한 하모니가 콘서트홀의 시공을 감싸서 청중들은 심리적 차원에서 압도당할 정도였다

이번 공연에서 상트 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현악 파트는 상당히 섬세한 뉘앙스와 음색을 표출하였다. 바이올린을 비롯한 현악 파트들의 음색과 뉘앙스는 무소르그스키의 대작 ‘전람회의 그림’을 채색한 최고의 공신이었다. 여기에 부피감을 능란하게 조절하는 금관 악기의 인상들이 러시아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한층 멋지게 만들었다. 어두운 공간의 분위기와 심리적 고독감의 표출 등에서도 상당히 두드러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렇지만 이번 공연에서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첫 곡으로 연주된 로시니의 ‘세빌리아의 이발사’ 서곡은 상트 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을 기다려온 한국의 청중들에게는 적절한 선곡이 아니었다고 본다. 러시아 예술의 진수를 기대해 온 한국의 청중들에게는 별다른 특징이 보이지 않는 곡이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펼쳐진 상트 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은 청중들에게 많은 박수를 받았다. 안드라스 쉬프가 협연한 협주곡 ‘황제’ 역시 청중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애초의 공연 지휘자로 예정되어 있던 유리 테미르카노프가 가족의 죽음으로 오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지만 세계적인 지휘자 샤를 뒤트와의 해결사 역할로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공연이었다. 유리 테미르카노프의 건강이 속히 나아져서 앞으로도 내한 공연이 계속되기를 기대한다.

     

 

 

 

 

이석렬 논설위원 sungnyul@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인기기사
섹션별 최신기사
HOT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