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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상권 파괴하는 ‘이디야-요기요’ 위험한 동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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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상권 파괴하는 ‘이디야-요기요’ 위험한 동거
  • 이진창 대기자
  • 승인 2018.11.14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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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배달시장 진입으로 자영업자 어려움 가중… ‘가맹점주와의 상생도 실효성 의문

[KNS뉴스통신=이진창 대기자] 가맹점 수 2천여 개로 압도적인 1위를 질주하고 있는 이디야커피(회장 문창기)가 배달앱을 통한 커피 배달시장 개척에 나서 골목상권 파괴 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커피 업계의 과포화와 경영여건 악화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이디야커피 500개 매장에서 지난 9월 평균 월 8회의 배달 주문을 통해 12만원의 매출이 추가 창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지난 8월 이디야는 배달앱 ‘요기요’와 업무협약을 맺고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로서는 최초로 500개 매장에서 커피 배달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연말까지 수도권 전 매장으로 확대하기로 한 바 있다.

이디야는 배달 서비스 개시 이유로 “고객 편의와 가맹점 매출 향상을 위해 배달 서비스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상공인들은 ‘거대 공룡’ 이디야가 배달앱을 통해 지역별로 형성된 골목 상권까지 싹쓸이하려고 한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또한 업계에서도 이디야의 행보를 통해 커피 배달 문화가 본궤도에 오를 경우 일반 자영업자들은 물론, 영세 브랜드 가맹점주들도 수수료 부담이 큰 배달앱을 ‘울며 겨자 먹기’로 사용해야 하는 만큼 각종 부작용에 대해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커피 배달, 가맹점 아닌 본사만 배 불린다”

이디야커피는 과거 음지의 영역에 속했던 커피 배달을 양지로 끌어올려 시장 개척에 나선 이유로 소비자와 가맹점을 들었다. 하지만 기업공개(IPO) 철회의 이유로 가맹점과의 상생 주력을 꼽을 정도로 상생을 내세우고 있는 이디야의 이번 행보가 실제 가맹점에게 도움이 될 지는 미지수라는 것이 중론이다.

가장 큰 이유는 1건의 배달에는 반드시 배달 대행 수수료가 동반된다는 점이다. 배달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숨겨진 ‘갑’의 위치에 오른 배달대행업체들은 배달대행 시 1건당 4,000원 가까운 수수료를 받는다. 거리가 멀 경우 5,000원을 넘는 일도 부지기수다. 따라서 대부분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외식업 점포는 통상 1만5000원 안팎의 최소 주문금액을 설정하고 배달료로 2,000~3,000원 가량을 소비자에게 부과하여 배달료 부담을 분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커피음료 업종은 객단가가 높지 않아 총액 1만원을 넘는 주문이 들어올 확률이 높지 않다. 특히 이디야커피의 경우 주요 브랜드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가맹점이 1만원 미만의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면 수익률은 더욱 낮아진다. 사실상 이익을 내기 힘든 서비스를 억지로 제공하게 되는 꼴이다.

배달앱 자체 수수료도 부담이다. 업무협약을 맺은 요기요는 공식적으로 주문 한 건당 중개수수료 12.5%, 외부결제 수수료 3%, 부가세 등을 부과하고 있다. 물론 이후 국정감사를 거쳐 요기요가 1만원 이하 주문 건에 대한 수수료를 폐지하기는 했지만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디야 가맹점주들은 크게 체감하기 어렵다. 1만원 이하의 주문 건을 받으면 배달 대행료의 비중이 커져 수익률이 떨어지고, 1만원 이상의 주문 건을 받으면 수수료가 발생해 역시 수익률이 떨어진다. 이러나저러나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다.

여기에 1만원 이하 주문수수료 방식이 아닌 월정액 상품을 사용하거나 매출 증대를 위한 입찰식 광고 상품 ‘우리동네플러스’를 함께 병행할 경우 부담은 더욱 늘어난다. 가맹점주들이 자칫 배달앱의 덫에 빠질 경우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진다는 뜻이다. 반면 가맹본부는 주문건수 확대로 인한 이익 창출과 브랜드파워 강화를 모색할 수 있어 결국 이득을 보는 것은 가맹본부뿐이라는 예측이 힘을 얻고 있다.

“골목상권 파괴 우려”… 누구를 위한 배달인가

커피 업종 전반으로 시야를 넓힐 경우 문제는 골목상권 파괴 논란으로 확대된다. 가맹점 수 1위인 이디야가 가맹점주들의 노고와 압도적인 물량을 바탕으로 커피 배달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다면 타 브랜드가 잇따라 배달 서비스에 뛰어들 확률이 크다. 실제 이미 카페베네가 이달 들어 배민라이더스와 제휴를 맺고 배달 서비스를 개시했다. 카페베네는 기업회생절차 등 홍역을 치르면서 매장이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400개가 넘는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다.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배달 서비스를 개시하면 생계형 자영업자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진다. 대형 프랜차이즈들이 배달 서비스를 통해 고객을 싹쓸이하면 주변 상권을 바탕으로 근근히 생활을 이어나가는 동네 커피 전문점들은 경쟁력을 크게 상실한다. 새로운 유형의 골목상권 파괴인 셈이다.

결국 일반 소상공인들 역시 울며 겨자먹기로 배달 서비스를 개시해야 하지만,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에 비해 배달 비용을 부담할 여력이 크게 부족하다. 가뜩이나 과포화된 시장과 소비 침체, 양극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은 더욱 극한의 상황으로 내몰리게 될 확률이 높다.

가격 인상 시 소비자도 손해“협약 내용 투명하게 밝혀야”

여기에 장기적인 소비자 편익 감소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아울러 타 외식업종에서 이미 확인된 바와 같이 가맹점주의 부담 증대는 곧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진다. 올해 최저임금의 대폭적인 인상을 계기로 어려움이 가중된 가맹점주들이 본사에 공식적인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배달료 부과 도입 방침 등을 관철시키는 사례가 속출했다. 같은 현상이 재현될 경우 소비자 편의 증대라는 공식적인 목적 역시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으로 전락한다.

앞서 소비자단체들 역시 배달앱의 수수료 부담을 지적하면서 “결국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전가되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도 배달앱의 수수료 전횡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디야 가맹본부와 요기요가 가맹점주들의 큰 이익을 도모하기 어렵고 가격 인상 압력만 높이는 커피 업종의 배달 서비스 제공을 굳이 개시한 배경에 이면적인 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까지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요기요가 대형 프랜차이즈 본사와 계약할 경우 수수료를 협상하는 등 협상 전략을 취하는 업체인 만큼 이디야커피가 공식 협약은 물론이고 숨겨진 협약이 있다면 모든 내용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진창 대기자 kfn199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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