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S뉴스통신=도남선 기자]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영어 대리시험을 알선하고 실제 시험까지 친 혐의로 A씨(32) 등 2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5년 6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의뢰인의 합성사진으로 신분증을 위조하거나 해외에서 직접 위조신분증을 구입해 한 번에 300~500만원의 돈을 받고 공인 영어시험을 대신 봐주며 1억여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또 입사나 승진을 위해 이들에게 대리 시험을 의뢰한 혐의로 회사원과 취업준비생 등 30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구속된 브로커들은 미국 워싱턴 및 캐나다에 있는 중학교와 고등학교, 대학교에서 유학을 마치고 국내로 돌아와 평범한 회사원 생활을 하면서 대리시험 1회당 최대 500만원의 대가금을 받고 의뢰자가 희망하는 점수를 획득하도록 했으며, 대리시험으로 취득한 금원 대부분은 스포츠 토토 등 도박 빚을 갚거나 생활비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공인영어시험 점수가 로스쿨마다 반영비율은 다르지만 로스쿨 입시요소로 작용하는 점을 고려해 대리시험으로 얻은 점수를 제출한 사실도 경찰조사결과 확인됐다.
이 가운데는 대리시험으로 획득한 성적을 취업에 사용해 대기업 증권회사에 취직한 사례와 중국 국적의 외국인이 국내에서 같은 방법으로 신분증을 위조해 대리시험에 응시를 시도한 사례도 드러났다.
브로커들은 인터넷 포털사이트 자유게시판에 '토익/텝스 등 어학시험 대필/합격보장/비밀보장/필요한 점수를 맞춰 드립니다'라는 광고성 댓글을 이용해 의뢰자들을 모집했다.
이들은 시험 감독관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얼굴 합성 어플을 이용해 의뢰인들의 얼굴사진과 자신의 얼굴사진을 교묘히 합성한 후, 운전면허증이나 주민등록증을 재발급 받아 토익 등 부정시험에 대리 응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의뢰자와는 하나의 메일만을 사용하고 대리응시 후에는 즉시 폐기하는 방법을 이용하는 등 교묘한 수법을 사용했다.
경찰은 신분증을 발급하는 해당 부처에 신분증 발급단계에서 현장 촬영한 사진으로 신분증을 발급하거나 과거 일부기관에서 시행했던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개발 AIIS 시스템 등 얼굴식별프로그램을 전면 도입할 것을 권고할 예정이다.
또한 국제우편으로 배송되는 위조신분증에 대한 세관 검색 강화를 요청할 계획이다.
[영상제공] 부산지방경찰청
도남선 기자 aegookj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