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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청소년을 병들게 하는 마약? 독 되는 게임만 보지 말고 건전한 게임도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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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청소년을 병들게 하는 마약? 독 되는 게임만 보지 말고 건전한 게임도 봐야"
  • 조해진 기자
  • 승인 2012.02.25 1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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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공부하는 부모가 자녀들과 의사소통 원활, 정부는 무작정 규제보다 현실을 보라”

▲ (사진=조해진 기자)주훈 제8게임단 감독

[KNS뉴스통신=조해진 기자]지난해 대구에서 한 중학생이 친구들의 폭력적인 행실에 결국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몰고 왔다.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은 학교 안에서 발생하는, 10대들의 폭력에 대해 많은 국민들의 관심을 환기시켰으나 공개된 유서에 남아있는 ‘게임 레벨업을 강요해서 억지로 게임을 했다’라는 등의 내용은 또 다시 게임의 부정적인 측면을 부각시켰다.

이에 게임문화재단에서는 청소년의 게임 문화에 대한 논의를 위해 지난 15일 프레스센터에서 ‘청소년과 게임문화,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토론회를 열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게임의 영향에 대해 연구한 결과를 토대로 ‘게임이 폭력성을 조장한다는 것은 명확하지 않다’고 발표했고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 주훈 제 8게임단 감독, 유형우 청소년폭력예방재단 소장, 이진수 학부모 등 다양한 계층의 인사들이 게임과 학교 폭력의 관계와 게임을 규제하는 정부의 대책에 대한 의견을 발표하는 장이 마련됐다.

<KNS뉴스통신>은 지난 22일 토론회에 참석했던 인사 중 오랜시간 게임업계에 몸을 담아온 주훈 제 8게임단 감독을 만나 ‘게임’에 대한 그의 의견을 들었다.

게임은 우리의 일상이다

대학에서 체육교육과 스포츠 심리를 전공한 주훈 제 8게임단 감독은 게임을 스포츠와 별개로 여기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게임의 정의에 대해 “게임은 모든 생활 속에 존재한다. 심지어 우리가 500원짜리 빵을 사는 내기를 하는 것도 게임이다. 생활을 하면서 즐거움을 찾고 어떤 행위를 한다면 이 것은 놀이이고, 이 놀이에 규칙을 정하게 되면 그 것은 게임이 된다”며 게임이 우리 생활과 굉장히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이어 “놀이와 게임을 합해 경쟁 구도를 이루고 누가 우위에 있느냐를 가리고 신체적인 활동이 같이 수반됐을 때 그 행동은 스포츠가 된다. 컴퓨터 게임 역시 신체적인 활동이 수반되는 스포츠로써의 면모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하며 신체적인 활동만을 했을 때는 건전한 놀이로, 문화로 받아들이면서 컴퓨터라는 매체를 이용했을 때는 컴퓨터 게임이라며 색안경을 끼고 보는 시선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컴퓨터, 스마트폰 등 다양한 전자기기들이 실생활에 보급되면서 애플리케이션과 같은 프로그램을 사용해 카카오톡으로 실시간 대화를 나누고, 지하철이나 버스가 얼마만에 오는지 간편히 확인하는 등 생활의 편리성이 높아졌다. 지금은 컴퓨터와 같은 전자기기들을 우리의 생활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시대에 와있다. 또 전에는 오프라인에서 만남과 정보공유를 했지만 현재는 컴퓨터 등을 통한 네트워크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는 시대다. 컴퓨터 게임도 의사소통의 장의 기능을 수행하는 등 긍정적인 측면도 많다”고 강조하며 일상 속에 스며든 게임을 편협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게임도 구분할 필요성이 있다

주 감독은 “게임관련 직종에 종사하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하는 것은 게임개발 업체들이 달가워하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게임에도 해도 좋은 게임과 되도록 지양해야하는 게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게임도 구분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게임은 우선 재미있어야 한다. 재미가 없으면 누가 하겠나. 처음엔 당구, 순정만화 등 대부분의 오락 거리가 그러하듯 게임도 초반에는 재미가 있으니까 지속적으로 생각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렇게 생각을 한다고 해서 중독이 됐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일시적인 현상이고 누구나 겪고 넘어가는 하나의 과정이니까”라고 전제하며 “모든 것에는 끝이라는 것이 있기 마련이다. 두뇌싸움을 하는 게임, 반복적으로 스킬을 연마하는 오락실 게임, 시간이 지나고 나면 능숙해져서 잘해지는 아케이드 게임들도 모두 끝이 있다. 그러나 온라인 게임들 중에서 아이템을 키우고 경험치를 가지고 있는 것이 게임의 승자가 되며 그 순환이 끝이 없는 게임들은 위험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좋은 아이템과 경험치를 가지고 있기만 하면 게임의 승자가 되고 군림하며 끝없이 게임을 이어갈 수 있는 게임들과 같은 경우 ‘이 시간에 컴퓨터를 켜놓고 게임을 하면 더 많은 아이템을 얻을 수 있을 텐데...’라고 앉으나 서나 게임 생각에 몰두하게 만드는 위험성을 지적한 것.

주 감독은 “인간이 의식주가 해결되고 나면 두 번째 요구를 가지게 되는데 바로 ‘인정을 받는 다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인정을 받는 다는 것은 굉장히 큰 매력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남들보다 좀 더 우월한 위치에 있다고 한다면 그 우월함을 지속하기 위해 노력한다. 영어를 잘 하고 수학을 못 하는 학생이 수학 공부가 아닌 영어 공부를 더 열심히 하는 것처럼. 게임도 마찬가지다. 학교와 같은 곳에서 두드러지는 학생이 아닐지라도 게임을 잘 할 수 있게 된다면 넷상에서 과시를 할 수 있다.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에 몰두하게 되는 것”이라고 게임에 빠지는 원인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또 “한 아이 엄마가 게임에 빠져서 자식을 굶겨죽였던 실례도 있지 않았나. 생각이 정립된 성인들도 빠지게 될 수 있는 게임인데 과도기인 청소년들은 더욱 잘 빠질 수 있다”며 끝이 없는 게임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에게도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그러나 이런 사건들이 한 번 터지게되면 사회 폭력,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원인이 모두 게임 때문인 것처럼 몰아가며 프로게이머들을 욕하는 것은 억울하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에 모든 게임이 중독되는 것은 아니지만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 할 위험성이 있는 게임과 그렇지 않은 게임을 구분해 후자의 게임들을 장려한다면 게임 개발 업체들이 좋은 게임들을 양산하도록 영향을 줄 수 있고 게임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는 시선의 인식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이 주 감독의 생각이다.

▲ (사진=조해진 기자) 주훈 제8게임단 감독

게임과 학교 폭력, 게임에 부정적인 시선들에 대해

주 감독은 게임과 학교 폭력의 관계에 대해 “원인의 한 부분은 될 수 있지만 게임이 학교 폭력 원인의 ‘전부’라고 얘기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서 15일에 열린 ‘청소년과 게임문화,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토론회에서도 많은 전문가들이 ‘그 어느 누구도 게임만이 폭력성의 온상이라고 단정 짓는 연구 결과를 제시 할 수 없었다’고 말한 것처럼 게임에는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부모세대가 ‘게임은 다 똑같은 게임’이라고 생각하는 것, 문화체육관광부가 아닌 게임을 잘 알지 못하는 정부 부서에서 무턱대고 셧다운제와 같은 규제 정책만을 실시한 것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높였다.

주 감독은 “게임을 모르는 사람들이 무조건 규제와 제한만 하는 방식의 대안을 내놓은 것이 안타깝다. 어떤 것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는 측에서 무조건 안된다고 하면 ‘재미있는 줄은 아나? 자기는 즐기지 않으면서, 알지 못하면서 하지 말라고만 한다’는 등 반발심만 강해진다”고 강조하며 “사회적으로 이미 옛날과는 놀이문화 자체가 달라졌다는 것을 인정해야한다. 예전처럼 운동장에서 땀을 흘리며 뛰어노는 문화도 좋고 아이들에게 필요하지만 이미 운동장의 크기가 줄어들고 1인 1컴퓨터가 보급되는 등 주변 환경 자체가 달라졌다. 이런 상황에서 게임과 같은 문화를 막는다고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현실을 파악하지 못한 정책에 일침을 가했다.

한편 주 감독은 청소년들에게 건전한 게임문화를 심어주기 위해서는 부모세대가 게임에 대해 알고 자식세대와 소통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부모가 게임을 알고 있다면 자녀들과 더 많은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는 것.

그는 ”부모가 게임에 대해 파악하고 아이가 해도 괜찮을 게임과 그렇지 않은 게임을 알려주며 의사소통을 한다면 아이들도 수긍한다. 아이가 조른다고 무턱대고 게임을 사주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먼저 게임에 대해 알고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게임을 파악해 ‘이 게임보다 이 게임을 한다면 사줄 수 있다’라며 양보한다면 자녀들도 받아들인다. 부모가 인정을 하며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데 자녀들이 왜 반발을 하겠나. 이런 긍정적인 대화가 오가다 보면 자녀들도 ‘부모님이 나의 문화를 이해하고 함께하려고 하는구나’라며 좋아하고 게임이 부모자식 간에 갈등을 줄일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게임을 어떻게 하면 좀 더 긍정적인 문화로 정착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기성세대들의 게임에 대한 인식 계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게임을 통해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질 수 있고, 가족과 또 다른 어떤 사람과 함께 관계가 형성이 되는 긍정적인 측면도 크다. 부모세대에 이런 부분을 강조해 지속적으로 인식 개선을 해야한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정부의 실질적인 대책과 게임에 대한 인식개선을 강조했다. 정부에서 청소년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게임들을 장려한다면 게임업체에서도 청소년들을 위한 자구책을 연구할 것이라며 “모든 것을 규제로만 막을 수는 없다. 청소년 전부가 게임을 못하게 하는 방법은 전기를 다 끊어버려야 하는 방법 밖에 없다. 얼마나 1차원 적인 생각인가. 모두를 만족 시킬 수는 없지만 정부가 기능성 게임을 개발할 수 있도록 장려한다면 게임 업체들도 더 발전하고 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 등은 교육적 측면을 강조한 게임 개발 지원 계획을 발표하는 등 기능성 게임을 장려하고 있다. 그는 “문광부의 이런 대응은 긍정적이라 생각된다. 또한 학교에서도 교육프로그램을 게임으로 풀 수 있도록, 학업에 도움이 되는 기능성 게임들을 학교 수업에 활용을 한다면 청소년들의 게임 문화도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부가 여러 방면의 전문가들과 함께 TF(task force)팀을 구성해서 건전한 게임문화 육성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감독은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1등을 할 수 있는 것에 게임도 포함된다. 정부가 게임산업에 대해 좀 더 멀리 내다보면서 관심을 더 가져준다면 건전한 게임 문화를 장려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게임으로 세대 간 갈등도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실제 부모세대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게임에 대해 너무 모른다는 것이 안타깝다. 부모들이 자녀들이 무슨 게임을 하는지, 함께 게임을 한다면 같이할 의향이 있는지 잠깐의 시간을 투자해 물어본다면 아이들이 굉장히 좋아할 것이다. 스스로 아이들과 함께할 기회를 만들고 게임의 긍정적인 측면도 많이 바라볼 수 있다면 좋겠다”며 말을 맺었다.
 

조해진 기자 sportjhj@kn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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