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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숙달된 공포는 극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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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숙달된 공포는 극복된다
  • 조대원 전 자유한국당 고양시(정) 당협위원장
  • 승인 2018.10.29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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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대원 전 자유한국당 고양시(정) 당협위원장
조대원 전 자유한국당 고양시(정) 당협위원장.

“숙달된 공포는 극복된다!”

필자가 20대를 군대에서 보내며 수백 권의 전사(戰史)와 교리교범을 읽었는데, 지금까지도 필자의 인생에 두고두고 영향을 주고 있는 문구다.

총알이 빗발치는 긴박한 전장 상황이 두렵지 않은 인간이 천지에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평소의 강도 높은 훈련과 수많은 전투 경험이 그런 최악의 상황과 극한의 두려움마저 이겨낼 수 있는 전투기술과 생존능력을 갖게 해준다.

일전에 강력반 형사를 하면서 칼까지 맞아봤던 친구와 술 한 잔 하며 “조폭이나 강력범들과 마주치면 무섭지 않느냐?”고 물었던 적이 있다.

그 때 친구가 이런 대답을 해주었다. “방검복(칼등에 찔리거나 뚫리지 않도록 특수강으로 제조한 옷)을 입었다손 쳐도 칼 든 놈들 앞에 서면 왜 두렵지 않겠나.

하지만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나쁜 놈들 보면 일단 잡고 나서 생각하는 게 우리 형사들이거든. 지금 내가 안 잡으면 언젠가 이 놈 때문에 내 동료나 가족이 다칠 수 있다는 생각도 들고.”

‘뭐든 습관들이기 나름’이라고 했다. 나쁜 짓은 나쁜 짓대로, 좋은 것은 좋은 것대로 처음 한두 번이 어렵지 자꾸 하다보면 그것에 익숙해져 습관으로 굳어지게 된다.

그런 작은 습관 한둘이 쌓여서 한 사람의 전체 인생관이 형성되는 것이다.

정치를 하다보면 외로움과 두려움을 늘 등 뒤에 지고서 살게 된다. 관행과 타성을 따라갈 때보다 뭔가 새로운 일, 올바른 일을 하고자 할 때 더욱 외롭고 힘든 경험을 하게 된다.

전임 시장 C씨한테 무려 5번의 고소를 당하고, 연매출 수조원의 거대한 건설사와 친(親)여당 시민단체들 심지어 같은 당 기득권 세력들이 필자를 공격하고 회유하고 멸시할 때, 필자가 무슨 용가리 통뼈라고 외롭고 두렵지 않았겠는가.

하지만 그 때마다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고, 마침 하늘이 내게 그 임무를 주셨다’ 마음 속으로 수없이 이렇게 되뇌이며 외로움과 두려움에 정면으로 맞섰다.

‘여기서 지면 차라리 감옥 간다’ ‘이렇게 했는데도 안 되면 정치 안 하면 그만이다’ 늘 이렇게 최악의 결과를 가슴에 품고 살다보니 서서히 그 두려움이 익숙해지며 이겨낼 힘과 맷집이 생겼다.

양심과 소신을 지키며 스스로에게 떳떳하다면 비록 천만인이 욱여싸고 돌팔매를 날려도 눈 하나 까딱 않고 가던 길 계속 갈 수 있는 당당한 삶을 살 수 있다.

정치를 그만두는 그 마지막 순간까지 지금 이 마음 끝까지 지키며 그렇게 당당하게 살 수 있길 소망해 본다.

[외부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조대원 전 자유한국당 고양시(정) 당협위원장 hskim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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