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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신뢰실종'…신규계좌 발급 규제따로 영업따로 '엿장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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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신뢰실종'…신규계좌 발급 규제따로 영업따로 '엿장수 마음'
  • 조창용 기자
  • 승인 2018.10.28 0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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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S뉴스통신 조창용 기자] 요즘 은행에서 예금 통장을 만들려면 사용 목적을 밝혀야 하는 등 절차가 까다롭다. 명분은 대포통장 등으로 금융사기에 악용되는 걸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고객이 온라인에서 계좌를 만들 땐 은행들이 필요도 없는 계좌를 추가로 만들게 하고 있다. 그야말로 은행의 '엿장수 맘대로' 식이다. 은행의 필요에 따라 법을 바꾸는 '신뢰파괴' 행태를 나타내고 있다.

27일 KBS 보도에 따르면, 요즘 시중은행들은 자유입출금 통장을 쉽게 만들어주지 않고있다. 새로 통장 만들려면 은행은 "통장은 혹시 왜 만드시려고 하시는 거예요? 통장을 막 안 만들어드려요. 목적과 목적에 맞는 서류가 들어와야지 만들 수 있어요."라고 규제사항를 들먹인다.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에 악용되는 걸 예방하기 위해서라는 정부방침에 핑계를 댄다. 하지만  온라인에서 통장을 만들땐 사정이 다르다. 신분증 사진 등으로 실명 확인만 되면 목적을 밝히지 않아도 된다.

심지어 거래가 없던 은행에서 적금을 들려면 예금계좌를 꼭 만들도록 약관에 명시돼 있다.

은행 관계자는 "적금(계좌를) 만들려면 초입금을 넣어야 되는데 타행 계좌에서 저희가 끌어올 수가 없어요."라고 말한다. 적금을 위해 만들어진 예금 계좌는 최근 3년 간 34만 6천 개나 된다.

하지만 가상계좌나 다른 은행의 계좌를 활용하면 새 계좌를 만들 필요도 없다. 핀테크업체 관계자는 "그거는 기술적인 문제는 아닌 것 같고요, 은행에서 가상계좌를 줘서 입금한다든가, 다 가능하죠."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런 약관이 고객 유치 수단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결국 이들 계좌는 소비자에겐 필요없다 보니 범죄에 악용될 수 있는 휴면계좌 증가로 이어진다.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은 "불필요한 약관 때문에 범죄에 악용될 수 있는 휴면계좌가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소비자 보호를 위해서 금융당국은 약관을 개정하도록 해야 합니다."고 관련법 개정을 역설했다.

금융당국은 휴면계좌 정리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다른 쪽에선 여전히 불필요한 계좌가 만들어지고 있는 모순을 바로잡아야할 것 같다.

 

조창용 기자 creator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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