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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전문변호사의 성범죄 이야기] 클럽, 나이트에서의 ‘터치’가 ‘강제추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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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전문변호사의 성범죄 이야기] 클럽, 나이트에서의 ‘터치’가 ‘강제추행’으로?
  • 박재현 변호사
  • 승인 2018.10.26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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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 되면 줄을 서서 입장해야 할 정도로 젊은 층이 선호하는 모임 장소인 클럽이나 나이트클럽은 제대로 춤을 추기 힘들 정도로 사람이 붐비곤 한다. 이러한 클럽 등 장소는 높은 볼륨의 음악과 어두운 조명 등으로 옆에 있는 사람이 무엇을 하는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클럽이나 나이트에서의 소위 ‘터치’, 즉 신체 접촉이 문제되는 경우가 많다. 클럽에서 여성을 추행하였다는 이유로 강제추행으로 기소되어 곤혹스러운 일을 겪는 사례가 있고, 특히 유명 연예인들도 클럽 내의 신체접촉으로 성추행 논란을 빚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가수 이 모 씨는 지난 2016년 클럽 성추행 논란에 휩싸여 재판에 넘겨졌고, 대법원까지 가는 공방 끝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에 대한 일반인들의 시각은 다양하다. 클럽이 워낙 좁고 사람이 많은 장소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스킨십은 있을 수 있지만, 상대방이 싫어한다면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고, 애초에 클럽에서 성추행이라는 것이 성립할 수 있는지에 의문을 가지는 사람도 있다.

 

클럽 내의 신체접촉과 강제추행의 한계는 무엇일까. 형사 전문 변호사로서 성범죄 사건을 전담하고 있는 더앤 법률사무소의 박재현 대표 변호사와 함께 클럽에서의 강제추행에 대해 알아보았다.

 

문: 클럽이나 나이트에서 춤추다가 강제추행이 왜 문제되는 건가요?

 

답: 클럽이나 나이트같이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곳에서는 간혹 신체 접촉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보통 이러한 신체 접촉은 미리 양해되지 않은 것들이죠. 또한 이러한 장소에서는 음주가 가능하고, 입장 전에 술을 미리 조금 마시고 들어오는 사람들도 있어서, 만취한 상태로 추행행위를 하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문: 클럽같이 비좁고 대화가 힘든 곳에서 이야기를 하기 위해 신체 접촉을 하는 것이 강제추행에 해당한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아요.

 

답: 단순히 이야기를 하기 위한 목적으로 가볍게 신체 접촉이 있는 경우까지 추행이 문제될 여지는 없겠지만, 상대방이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과도한 신체 접촉이 있다거나, 상대방이 접촉을 거부하였음에도 계속 신체 접촉을 한다면 이미 가벼운 ‘터치’의 정도를 벗어나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강제추행’을 하게 된 것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문: 잘생긴 남자가 신체 접촉을 했어도 강제추행으로 신고를 하였을까요? 클럽 성추행이 외모로 사람을 차별하는 것은 아닌가요.

 

답: 남성의 외모가 어떠하든지에 상관없이 그의 신체 접촉이 사회통념상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과도한 것이라면 강제추행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연예인들도 강제추행이 문제되어 수사를 받게 되는 점 등에 비추어볼 때, 이러한 법적 기준이 외모로 인한 차별은 아니라고 할 것입니다. 클럽과 같이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자리에서는 더욱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필요할 것입니다.

 

문: 클럽이나 나이트에서 강제추행 등 성추행범으로 몰리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나요?

 

답: 가장 중요한 것은 클럽이나 나이트 안에서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서 행동하는 것입니다. 같이 즐겁게 춤을 추다가도, 자신의 입장에서만 괜찮다고 생각하여 과도하게 신체 접촉을 한다면 상대방은 당황하여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그 접촉이 성적 수치심을 느낄 것이라고 충분히 인정될 만한 민감한 신체 부위를 접촉하는 것은 당연히 피하여야 할 것입니다. 적당한 음주로 자제력을 잃지 않는 것도 물론 중요합니다.

 

문: 클럽 등에서 성추행범으로 오해받게 되어 수사를 받게 된다면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까요?

 

답: 클럽에서 즐겁게 놀고 나서 갑자기 강제추행죄가 문제되어 조사를 받게 되면 매우 당황스러워져서 객관적으로 사건을 보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목격자 등이 있음에도 일단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부인하다가 상황이 악화되는 경우도 간혹 있습니다. 강제추행과 같은 성범죄 사건은 민감한 부분이 많고, 유죄 판결이 선고되면 신상정보등록 등 불이익한 처분이 따를 수 있으니 초기에 법률 전문가와 상담하여 빠르게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해가 있는 부분이나 다른 유리한 객관적인 증거를 조속히 수집하여 대처하여야 성범죄자로 몰리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박재현 변호사는 경찰대를 졸업, 전남지방경찰청 및 광주서부경찰서 수사과에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현재 더앤법률사무소에서 형사 전문 변호사로서 활동하고 있다.

 

박재현 변호사 kns@kn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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