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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일규 칼럼] 부산시 ‘쉬운 예산서’ 추진 실효성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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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일규 칼럼] 부산시 ‘쉬운 예산서’ 추진 실효성 없다
  • 안일규
  • 승인 2018.10.24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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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안 책자와 함께 세입/세출예산 사업별 설명서

지난 22일, 부산시가 내년 예산서부터 시민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예산서’를 별도로 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박민성 부산시의원의 제안을 받아들여 1500여 쪽에 달하는 기존 예산안 책자와 별도로 100쪽 정도로 축약해 주요사업 중심으로 예산의 흐름을 알 수 있게 만들겠다는 게 ‘쉬운 예산서’의 방향이다.

안일규 정치칼럼니스트

그러나 이 쉬운 예산서는 불필요하다. 예산 심의 시 의회에 제출되는 서류는 예산안 책자만 있는 게 아니다. 주요사업조서 등 ‘세입/세출예산 사업별 설명서’가 첨부서류 등이 예산안 책자와 함께 제출되어야 한다. 행정자치부가 수립한 ‘2019년 지방자치단체 예산편성 운영기준 및 기금운용계획 수립기준(이하 행정자치부 수립기준)’에 따라 제출되는 세입/세출예산 사업별 설명서를 시민들에게도 공개하면 될 일을 행정자치부 수립기준에도 없는 일명 ‘쉬운 예산서’를 만드는 것은 행정력 낭비라 할 수 있다.

회계코드와 짧은 사업명, 예산액 숫자로만 표시된 예산안 책자 속 각종 사업들을 1~3쪽 분량으로 풀어서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만든 게 ‘세입/세출예산 사업별 설명서’이다. 실제로 광역의원들의 예산 심의도 이 설명서와 전문위원실이 작성한 검토보고서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부산시의회는 어려운 예산서가 시정에 대한 시민의 관심을 멀게 하고 지방자 치, 지방분권 발전에 걸림돌이 된다고 판단해 수차례 쉬운 예산서 제작을 요청했다고 한다. 부산시의회에 되묻고 싶다. 요청하기 이전에 시의원들이 심의 당시 상위법과 행정자치부 수립기준에 따라 제출받은 자료들을 모두 공개했는가?

현재까지도 부산시청 홈페이지나 부산시의회 홈페이지에서 의회에 제출된 사업별 설명서 자료들을 찾아볼 수 없다. 부산시의회에 한 가지 제안을 하고 싶다. 곧 제출될 2019회계연도 예산안 책자들 중 예산안 책자 전자파일과 함께 세입/세출예산 사업별 설명서 전자파일을 의회 심의 전 부산시의회 홈페이지에다 탑재하고 시민들의 의견을 받는 것이다.

100쪽 남짓의 쉬운 예산서를 별도로 만드는 것은 공통공시 총괄, 예산규모, 재정여건, 재정운용계획, 재정운용성과, 자치구군 재정공시 등으로 구성된 기존의 재정공시 제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부산시와 부산시의회 모두 행정력 낭비, 보여주기식 행정이 아닌 제대로 된 예산 정보 공개를 위해 기본 소임을 다할 때다.

안일규 정치칼럼니스트는…

경성대 정치학 학사 졸-고려대 정치학 석사 졸-부경대 정치학 박사과정 수료

전) 경남시민주권연합 정책위원장

전) 창원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위원장

전) 부산참여연대 지방자치본부 부본부장

현) 정치칼럼니스트(경남도민일보, 김해일보, 양산일보 등)

현) 가야·양산일보 논설위원

안일규 fellandyo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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