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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먹으면 키 큰다던 키성장 건강기능식품...알고보니 '설탕 덩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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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먹으면 키 큰다던 키성장 건강기능식품...알고보니 '설탕 덩어리'?
  • 김혜성 기자
  • 승인 2018.10.04 1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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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성장 보조식품에 함유된 과다 당류 주의
소중한 아이들이 먹는 건강보조식품들 당류 줄여야
영양과다시대, 비만 등 부작용으로 세계는 지금 설탕과의 전쟁중

[KNS뉴스통신=김혜성 기자] 요즘 유아 청소년은 과거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충분한 영양섭취를 하고 있다. 한마디로 영양과다시대에 살고 있다. 과도한 영양섭취는 되려 소아비만 등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비만, 당뇨 등 각종 만성질환을 일으키는 설탕 과다 섭취를 줄이기 위해 2016년 ‘제1차 당류 저감 종합 계획’을 발표하고 당류 섭취량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비만, 과체중 인구는 21억명으로 추산되며 전세계는 지금 설탕과의 전쟁 중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 인구의 33%에 해당하는 21억명이 과체중 또는 비만이며 이에 따른 세계 경제 비용 손실이 연간 2조 달러(한화 2천400조원)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이 액수는 비만 인구로 인한 경제 생산 손실, 의료 비용, 비만 억제를 위한 투자 등 종합적으로 적용해 추산했다.

이에 따라 각국은 비만억제책으로 설탕 섭취 줄이기 위한 여러 방안을 모색 중이다. 가장 대표적 사례는 설탕세 부과다. 제품에 일정 수준 이상의 설탕이 함유되었을 경우 추가로 세금을 부가한다. 

올해 4월 설탕세를 도입한 영국의 경우, 100ml당 설탕 5g 이상 함유된 제품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설탕세는 영국을 비롯한 핀란드, 프랑스 등 유럽 10여개국과 태국, 필리핀, 맥시코, 칠레 등 30개국에서 시행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도입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이렇게 섭취량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는 설탕이 아이러니 하게도 국내 건강식품과 아이들이 접하는 키성장 건강기능식품에 다량 함유됐다는 주장이 제기 됐다.

식약처에서 지난 2014년 8월 ‘어린이 키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원료'로 인정한 황기추출물 등 복합물(HT042)는 연구개발 전문 바이오벤처인 N사에서 개발한 독점적 원료로 ‘키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문구를 사용할 수 있는 국내 하나뿐인, 식약처 유일의 인정물질이다

지난 2017년 식약처에서 작성한 ‘건강기능식품 상시적 재평가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HT042를 하루 기준 섭취량 1.5g씩 매일 12주간 섭취하면 비섭취군 대비 3.3mm가 크다는 임상효과를 통해 일정 부분의 효과를 입증하였다. 현재 이 인정물질은 4개 판매사에 제공되고 있으며 각 사별로 별도의 추가 성분을 함유, 배합한 제품을 판매 중이다.

하지만 추가성분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물질을 제품화 형태로 만들기 위해 배합되는 기초화 물질을 제외한 성분 중 HT042는 황기추출물 등 복합물로 쓴 맛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상쇄하기 위해서 탄수화물 중 비교적 분자가 적은 당류(포도당, 과당, 설탕 등)성분을 첨가한다는 것이다.

또래보다 작은 키를 가진 자녀의 부모들은 고민스러울수밖에 없다. 부모들은 자녀가 키에 비해 살이 찌더라도 “어릴적 살은 다 키로 간다”, “아직 어리니까 나중에 좋아질거야”등의 막연한 기대로 아이가 안 먹는 것보다는 뭐 하나라도 잘 먹는 것을 선호한다. 게다가 키를 키워주는데 도움을 준다는 소위 '키성장 제품'이라면 고가라도 지갑을 열 수 밖에 없는게 부모의 마음이다.

그렇다면 키 작은 아이를 볼모로 그들의 부모에게 키성장을 시켜준다고 광고하며 판매되고 있는 '키성장 건강기능식품'은 과연 건강한 키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한 키성장 건강기능식품과 관련된 광고에 기재된 ‘인체적용시험 보고서’를 살펴보면 1일 1.5g을 섭취 기준으로 명시하고 있다. 반면 HT042가 함유되어 있는 한 키성장 건강기능식품의 경우는 1일 섭취량을 1일 4g에서 최대 40g으로 적고 있어 차이가 크다.

실제 1일 40g을 섭취 권장 하는 키성장 건강기능식품의 경우 HT042는 1.5g 함유된 반면 당류는 10g이 함유되어 있어 당류가 전체 제품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탄수화물 성분이 19g(전체 47.5%)이 함유 되어있어 전체 72.5%가 단지 입맛을 맞춰주는 데 관여되는 성분으로 파악됐다. 추가 함유성분 중 당 함유량이 성인 기준으로도 1일 권장섭취량의 20%에 육박하는 수치이다.

현재 당국에서 관리하는 총 당류 섭취량은 성인기준 총 에너지섭취량의 10~20%로 제한하고 있다. 특히 식품의 조리 및 가공 시 첨가되는 첨가당은 총 에너지섭취량의 10% 이내, 50g이하로 권장하고 있다. 유아 청소년의 경우는 이보다 적은 양을 섭취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성인기준의 섭취량을 적용하고 있는것이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키성장 건강기능식품 대부분이 너무 많은 당류를 함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소아비만, 여드름 유발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

기술력이 아닌 유명 제약사의 이름만 차용한 마케팅도 문제로 지적된다. 일부 키성장 건강기능식품의 경우 유명 제약사를 내세워 마치 유명 제약사에서 만든 믿을 수 있는 ‘키크는 약’처럼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키성장에 도움을 주는 물질로 인정받은 물질은 N사에서 개발한 HT042가 유일한데 마치 제약사에서 개발한 것처럼 마케팅을 하며 소비자들을 현혹하기도 한다.

일부 업체의 광고나 전문 상담사라고 표현되는 텔레마케터의 제품 구매 권유 문자 등을 살펴 보면 유명 제약사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개발, 제조한 상품인양 호도 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비슷한 이름을 보고 제약사 자회사나 별도 법인에서 만들어진 제품으로 착각하게 된다.

실제 J제약사나 K제약사는 별도의 법인인 J건강, K생활건강에서 판매하고 있는데 키성장 건강기능식품의 제품 권유 문자 발송시 제약사 명칭을 버젓이 사용하고 있다. 해당 제약사에 확인 결과 키성장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연구개발, 제조, 판매 등 어떠한 단계에서도 관여된 바가 없다고 설명하며 주의를 당부 했다.

키 작은 아이를 보며 남모르게 마음 고생하는 부모의 마음을 이용한 일부 키성장 건강기능식품의 과대 광고는 근절되야 한다.

또한 전세계적으로 어떻게 하면 설탕 섭취를 줄일 수 있을까 고민하는 이때에 우리 소중한 아이들이 먹는 식품과 건강보조식품의 당 함유량에 대해서는 정부의 엄격관리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소비자인 부모의 철저하고 세심한 관심과 주의가 각별히 필요하다.

김혜성 기자 master@kn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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