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S뉴스통신=김관일 기자] 공정거래위원회에 익명으로 제보된 대기업의 불공정거래 행위가 3년간 2000건을 넘어서고 있으나 조치는 절반정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나 보다 효율적이고 신속한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김정훈 의원(자유한국당, 부산 남구갑)은 최근 지난 2015년 공정위가 중소기업이 불공정행위로 피해를 당하더라도 보복을 우려해 신고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하도급법’ 및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행위를 대상으로 설립한 ‘익명제보센터’에 제보된 건수가 지난 3년 동안에만 2000건 이상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으나 조치는 절반 정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며 대책을 촉구했다.
김 의원실이 공정위에서 제출받은 ‘익명제보센터 구축 이후 현재까지 접수된 신고 내역’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15년 3월부터 2018년 7월까지 접수된 신고 건수는 총 2112건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까지 ‘익명제보센터’에 제보된 접수 건수를 연도별로 보면 2015년 312건, 2016년 316건, 2017년 766건으로 특히 지난해부터 신고가 급증하고 있다. 더욱이 2018년 7월까지 718건이나 불공정행위가 제보됐음을 감안할 때 연말까지 중소기업의 불공정행위 신고 건수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익명제보센터’ 구축 이후 현재(2018년 7월)까지 제보된 접수 건수를 업종별로 보면 하도급 관련 제보 건수가 1563건(74.0%)으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대규모유통업 관련 제보 건수가 549건(26.0%)이었다. 익명제보센터에 접수된 불공정거래행위 10건 중 7건은 하도급 업종이라는 것이다.
공정위가 운영하는 ‘익명제보센터’는 중소업체들이 보복이 두려워 신고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하도급법’, ‘대규모유통업법’ 등 2개의 법률 위반 행위를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다.
2015년 3월 ‘익명제보센터’ 구축 이후 현재(2018년 7월)까지 제보된 1563건 중 관련 법률 위반으로 신고 된 접수 건수는 290건(13.7%)이었다.
이외 나머지 접수 건수 대부분은 △사업자간 거래가 아닌 경우(소비자로서 단순 불만 제기 등) △피제보자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개인사업자 대상 제보 등) △거래상대방 선정과 관련된 경우(무자격업체에 대한 위탁 등) △채권･채무관계 등 민사적 분쟁에 관한 사항(저당권 실행의 정당성 여부 등) △단순 민원(구내식당 운영으로 인한 주변 음식점 업체 피해 등) 등이다.
이러한 ‘익명제보센터’에 하도급법과 대규모유통거래법 위반으로 접수된 제보건 중 절반 정도만 조치가 완료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가 김 의원실에 제출한 ‘익명제보센터 법 위반 접수건 중 조치 완료 내역’을 분석한바에 따르면 이 센터 구축 이후 2018년 7월 31일까지 하도급법과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으로 제보된 290건 중 조치 완료된 건수는 150건(51.7%)이며 나머지는 아직 실태조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업종별로 보면 △하도급법 위반 관련 제보 된 202건 중 123건이 조치 완료됐으며, 대규모유통거래법 위반 관련 제보 된 88건 중에서는 27건이 조치 완료됐다.
‘익명제보센터’ 하도급 분야에 신고 된 대기업 중 가장 많은 신고를 받은 대기업은 현대위아로 총 6건(법률 위반 1건) 접수됐다. 다음으로 삼성물산과 ㈜포스코건설이 각각 5건(법률 위반 0건), ㈜포스코와 현대자동차가 각 4건(법률 위반 0건), 삼성중공업(주) 3건(법률 위반 1건) 등의 순이었다.
김 의원은 “익명제보센터 구축 이후 3년 만에 제보 건수가 2000건 이상이라는 것은 그만큼 대기업의 중소사업자들에 대한 불공정거래행위가 만연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현재까지 익명제보센터에 제보된 불공정거래 신고건 중 관련 법 위반 사항에 대한 조치가 완료된 건수가 절반밖에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이 센터에 제보를 할 정도의 중소기업 상황을 고려할 때 처리 속도가 빠르지 못하기에 좀 더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제보된 불공정행위 피해에 대한 실태조사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특히 “공정거래위원회는 익명제보센터의 존재와 센터에 접수된 제보는 익명성이 철저히 보장된다는 점을 중소사업자 대상 간담회, 홍보리플렛, 공익광고 등을 통해 더욱 지속적으로 홍보해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한 별도의 홍보 예산을 책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관련 홍보 강화 방안을 주문하기도 했다.
김관일 기자 ki21@kns.t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