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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같고 언니 같은 원장님이 정말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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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같고 언니 같은 원장님이 정말 좋아요!
  • 김중대 기자
  • 승인 2011.05.04 14: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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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양평 「WOORI HAIRSHOP」에서 일하는 베트남 출신 이주여성들

경기도 양평 버스터미널 옆에 자리한 「WOORI HAIRSHOP」. 흰색 목조로 지어진 건물이 지나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리게 하지만 그 안에서 일하는 이들의 따뜻한 사연을 알게 되면 짠한 기분이 든다.

 
윤애순 원장이 전하는 사연은 이렇다.
서울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다 고향인 양평으로 옮겨오니 직원 구하기가 너무 힘이 들었다.

그때 다른 미용실 원장이 이서연(25)씨를 소개해줬다. 미용사 자격증은 물론 네일아트 자격증 등을 소지한 서연씨는 일을 잘했다. 서연 씨는 베트남 출신 결혼이민자다. 상냥하고 싹싹한 서연씨와 함께 일하면서 고객들은 점점 늘어나 윤애순 원장에게는 직원이 더 필요했다.

당시 우연히 이승자(31)씨가 퍼머를 하러 우리헤어샾에 왔다.
웃는 모습이 예쁘고 밝은 승자씨를 본 윤 원장은 그 때부터 승자씨를 눈 여겨 보았다고 한다.

또 승자씨로부터 이은희(33)씨를 소개 받아 3명의 베트남 출신 결혼이민자가 우리헤어샾의 새로운 가족이 되었다.

이들과 함께 지낸 소감에 대해 윤 원장에게 묻자 “대박이다. 처음에는 결혼이민자를 채용한다는 것이 업종 특성상 쉽지 않았다. 모험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온 과정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단다. 문화차이로 인한 직원들 간 융화가 쉽지 않았다. 따라서 윤애순 원장은 수시로 미팅을 통해 그 격차를 줄여 나갔다.

그러면서 3명 모두 1년 이상을 일하게 되며 서연씨는 예쁜 딸까지 얻게 되었다.
결혼이민자들에게 미용기술을 가르치는 과정 또한 순탄치만은 않았다. 언어소통이 가장 힘이 들었다는 윤 원장은 계속적인 반복교육을 통해 미용기술을 가르쳤다.

그녀들 또한 퇴근 후에도 마네킹을 상대로 끊임없이 연습하며 미용기술을 연마했다.
8개의 의자와 윤 원장 포함 8명의 일하는 우리헤어샵은 이어지는 고객들로 쉴 틈이 없을 정도로 바쁘게 돌아간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물었다. “베트남 출신 결혼이민자들과 함께 생활하며 느낀 것이 그녀들은 멋 내는 것 좋아하고, 대담하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또한 성실하다.”며 “계속 관심을 두고 그녀들이 외롭지 않게 때로는 엄마같이 때로는 언니같이 품어주고 사랑을 나누는 사이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상호를 ‘우리’로 지은 배경에 대해 윤 원장은 “서울에서는 상호를 럭셔리하게 짖는데, 너 내가 아닌 함께 공존하는 사이 그래서 ‘우리’로 지었다며 따라서 이주여성을 받아들이는데 무리가 없었던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소박한 미소를 보였다.

@ 이서연 (본명 윙히윤엔티통캄, 25)
2007년 결혼과 함께 입국한 서연씨에게는 8개월 된 딸이 있다. 엄마를 닮았으면 예쁘겠다고 하자 그녀는 아빠를 닮았다고 말했다. 상상이 되질 않는다.

한국음식은 모두 좋아한다는 서연씨는 베트남에 있는 가족들이 무척이나 보고 싶단다. 아이가 생기고 나니 부모님 생각이 더 난다고 말하는 그녀에게는 시부모님이 안 계신다.

건설일을 하는 남편에게 주로 무슨 음식을 해주냐고 묻자 그녀는 “김치찌개, 된장찌개 등 전통음식을 해준다.”고 밝혔다.

그녀는 여성회관에서 한국음식 요리는 물론 한국어 공부를 익히게 되었단다.
2008년부터 우리헤어샾에서 일 해온 그녀는 일하는게 좋고 즐겁다며 이주여성들이 미용 일을 하고 싶다면 적극적으로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런 그녀에게 혹시 원장이 무섭거나 두렵지 않느냐고 물었다. “원장님은 엄마 같은 분이다. 또 동료들이 잘 해줘 일하는게 힘들지 않다.”며 환하게 웃었다.

@ 이승자 (본명 레파임제이, 31)
특유의 밝은미소로 윤애순 원장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승자(31)씨는 2004년 베트남에서 결혼하며 한국으로 들어와 7살 된 아들을 두고 있다.

어릴 적 아들이 아파할 때 도움이 주지 못한 것이 힘이 들었다는 승자씨는 지금은 언어소통에 전혀 문제가 없을 정도로 한국어가 유창하다.

우리헤어에서 일한지가 2년 4개월인 승자씨는 2009년 잠시 식당에서 일한 것을 빼고는 전업주부로 살아왔다.

평소 미용에 많은 관심이 많던 그녀에게 웃는 모습이 예쁘다며 원장이 일할 것을 권유해 지금의 상황에 있게 되었다며 원장을 사로잡은 그 미소를 선보였다.

원장이 너무 많은 급여를 준다고 밝힌 그녀는 “시부모님 용돈 조금 드리고 베트남에 있는 부모님에게는 3-4개월에 한번 500$ 정도 송금한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문화차이로 심장이 놀랐다.”고 밝힌 그녀는 아들이 급체를 자주해 어려웠다며 그 때마다 건축 일을 하는 남편이 도와줘 차츰 한국생활에 적응할 수 있었고, 지금은 한국생활에 아주 만족한다고 말했다.

작년 10월 어렵게 한국국적을 취득한 승자씨는 시부모님과 사이가 원만하다며 수줍게 말했다. 시어머님께 한국요리를 배워 지금은 김장 특히 겉절이를 잘한다고 자랑했다.

미소가 일품인 승자씨에게도 명절 때면 베트남 가족들이 제일보고 싶어진단다. 그 때마다 그녀는 어차피 한국으로 시집온 거니까 하며 자신을 위로하고 또 곁에 있는 남편이 잘 대해줘 이겨낸다며 또 한 번의 미소를 날려 보낸다.
현재 양평 지역에는 230여명의 베트남 추신 결혼이민자가 거주 중이다.

@ 박은희 (본명 머이디라우, 33)
3명의 이주여성 중 맏언니인 박은희(33)씨는 그 중에서 한국말이 가장 서툴렀다. 2004년 결혼과 함께 한국으로 온 그녀는 아직도 한국어가 힘이 든다고.

올해 1월 한국국적을 취득한 그녀에게는 아직 자녀가 없다. 우리헤어에서 일한지 1년 정도
된 은희씨는 한국음식은 매운 것 포함해 뭐든지 좋아한다며 고국의 월남쌈이 먹고 싶어 집에서 자주 만들어 먹는다고 말했다.

시부모님이랑 함께 사는 그녀는 예전에는 매월 2번 정도 5-7명의 베트남 출신 결혼이민자들과 모임을 가졌는데 요즘은 바빠 참여하지 못한다고 아쉬워했다.

은희씨는 미용기술을 터득해 돈도 많이 벌어 베트남으로 자주 여행 가고 싶다며 베트남 부모님이 한국으로 시집 보내주어 고맙고 남편도 잘해줘 한국생활이 만족하다고 밝혔다.

베트남에 비해 한국의 미용기기나 약품이 우수하다고 입을 모은 그녀들은 예뻐지고 싶은 여성들의 마음은 한국이나 베트남 모두 같다며 환한 웃음으로 인터뷰를 마쳤다.
 

 

김중대 기자 goodpe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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