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수원화성에 걸맞는 수준높은 빛을 찾았듯, 수준있는 소리도 찾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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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수원화성에 걸맞는 수준높은 빛을 찾았듯, 수준있는 소리도 찾았기를 바란다
  • 정양수 기자
  • 승인 2018.09.09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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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양수 기자.

[KNS뉴스통신=정양수 기자]  2018년 수원문화재 야행과 제2회 한국지역도서전이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여기에 빛의 산책로 사업까지 수원행궁과 수원화성 일대에서 연이어 연결되면서 빈공간을 찾보기 힘들게 연출된 아름다운 동선에 우선 박수를 보낸다.

지난 주말 몇가지의 공연예술을 찾아보기 위해서 찾은 수원화성 일대에서 이전에 보이지 않던 '소리의 가치'가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빛을 찾았으니 이번에는 소리를 찾은 것인가 싶기도 했다.

여기에 시민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공연 문화가 무엇인지, 그리고 세계문화유산에 진정으로 어울리는 공연 형태가 무엇인지 좋은 실험이 성공적으로 달성됐다는 평을 전한다.

물론 주최는 했지만 수원시 관계부서가 기자가 따라나섰던 모든 동선이 가진 가치를 봤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철저하게 공연라인을 책임지던 기획사 직원은 이를 알고 있었겠지만 말이다.

7일 오후 5시쯤 수원화성 행궁 광장에서 강원도 춘천에서 온 포크가수가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모든 정치인들이야 대통령 영부인이 이 행사를 찾은것에 대해 관심이 있는듯 했지만 검은박스의 공간 속에서 펼쳐지는 소리의 향연이 새어나가지 않고 천천히 시민들을 감싸안았다. 무척이나 아름답다고 느꼈다. 석양속에서 말이다.

의외인 것은 조용한 공연이었고 안내가 많지 않음에도 관람객들 스스로 이 막힌듯 막히지 않은 무대로 걸어들어오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들은 데이트를 즐겼고 가족끼리 즐거워하기도 했다. 그 가수는 버스킹에 익숙해서인지 그만큼의 헛점들은 무사히 넘어가며 앵콜없이 시간을 꽉차게 채웠다.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도 이틀동안 전시연계로 공연을 펼쳤다. 이날은 수원시 핵심관계자가 이미 와서 자리를 잡고 있었고 퇴근을 앞둔 직원들도 자리를 잡았다. 여기까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저 복도는 막았어야 하는 찰라 소음과 공연이 섞여버렸다.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은 지속적으로 전시와 교육, 그리고 공연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다면 본인들의 전공인 '관람객의 동선'에 대한 고민도 했어야 했다. 동선을 잃은 미술관이 진정한 미술관인지 고민스럽게 하는 대목이었다.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의 경우 수원시 고위공직자가 무언가 언잖게 지적을 하는 장면을 봤다는 점도 눈에 띈다. 기자만 그리 생각한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하겠다고 했으면 최대한 서비스 정신을 발휘하고 '동업자 정신'을 발현해야 한다. 올해 2월에 첫선을 보였다는 공연팀에 약간은 미안함을 표시해야 할 상황을 스스로 연출했다.

수원화성 화홍문과 장안문 사이에서 벌어진 서울아트스트링앙상블의 세차례 공연. 꼭 40분을 채운 이 공연은 회차별로 수백명의 시민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가장 성공적인 공연중의 하나로 기록되어 있을 것이다. 지난 2016년 창단된 이 팀도 거의 첫발을 내딪는 공연단체임은 물론이다.

공연이라는 것은 빛과 같이 어느 장소에서나 가능하다. 그리고 빛이 존중받듯이 소리도 존중받아야 한다. 기자가 놀란점은 소리의 상태였다. 어느 기획사였는지 모르지만, 각 공연에 적당한 수준의 음질을 최대한 보장하는 노력이 눈에 보였다. 누가 조금 떠들더라도 충분한 성량과 음질은 보장됐다.

지난 주말 어느길을 가든 행복한 여행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수원시는 새로운 문화의 가능성을 찾았다. 수원역 일대의 버스킹처럼 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세계문화유산에 걸맞는 다른 형태의 공연문화가 대표 문화상품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만으로도 축하할 일이다.

수원화성 일대의 주민들은 빛과 소음의 공해에 시달린다. 그것이 수원시의 고민이기도 하다. 하지만, 수원화성의 수준에 걸맞는 톤의 소리와 빛이 있다면 아주 자주는 아니더라도 일년에 몇번은 넘어설 수 있는 대표콘텐츠가, 지역주민이 사랑하는 행사가 된다는 확신을 얻었길 기대한다.

유명하지 않은, 신생 공연팀들이었지만 시민들은 누구인지 모르지만 밝은 얼굴로 즐기는 모습이었다. 이들은 모두 친절했으며 웃으면서 관객과 대화하려 노력했다. 과거의 수원시 소속단체들에서 보지 못했던 현상이다. 높은 곳에만 있었던 단체들은 이를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간절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정양수 기자 ys92ki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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