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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그룹 장영신 전 회장 장남 채형석 총괄 부회장, 회장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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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그룹 장영신 전 회장 장남 채형석 총괄 부회장, 회장 등극?
  • 조창용 기자
  • 승인 2018.09.05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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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시대 맞아 항공·유통 확장 전략으로 '퀀텀 점프' 준비

[KNS뉴스통신 조창용 기자] 애경그룹이 42년 만에 본사를 홍대로 이전해 새 출발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면서 창업 2세인 채형석(58) 총괄부회장(사진)이 회장직에 오를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5일 재계와 산업계에 따르면, 애경그룹이 홍대로 신사옥을 마련해 본사 이전과 동시에 채 총괄부회장이 곧 모친인 장영신 회장(82)에게서 바통을 넘겨받아 그룹 최고경영자(CEO)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장 회장이 고령인데다 장남인 채 총괄부회장이 2000년대 중반부터 경영일선에 나서 사실상 그룹을 진두지휘해왔다.

애경그룹은 장 회장의 남편이자 창업주인 고 채몽인 회장 재임 시대, 장 회장 시대, 그 우산 아래의 채형석 총괄부회장 시대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채몽인 창업주는 1954년 6월 애경유지공업을 설립해 생필품인 세탁비누를 생산하며 사업을 시작했다. 2년 후 국내 화장비누시장을 연 '미향비누'로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다지고서 구로동에 유지공장을 준공했다.

현 장영신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것은 남편이 1970년 사망하고서 2년 후인 1972년 8월 대표이사에 취임하면서다.

화학을 전공한 장 회장은 애경유지의 지표를 화학 분야로 재정립해 원가절감, 안전관리, 품질관리, 설비투자 확대 등의 공격적인 경영을 추진했다. 1973년 트리오, 우유비누 등으로 창립 이래 유례없는 최대 매출을 달성했으며 1976년 본사를 공장으로 이전해 '구로시대'를 열었다. 

장 회장은 1980년대들어서 조직확대, 연구개발과 사업영역 확장, 선진 경영기법 도입, 품질관리의 과학화 등을 통해 그룹의 면모를 다졌고, 국제화를 향한 토대를 마련했다.

애경유지는 1985년 영국의 유니레버사와 합작사인 애경산업을 설립했으며, 1993년 애경백화점 구로점을 오픈하면서 유통업에 발을 들여놨다.

장남 채형석 총괄부회장은 2000년대 중반부터 그룹의 중추 역할을 하면서 그룹의 포트폴리오를 유통과 항공 등으로 다각화하면서 재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채 총괄부회장은 제주 출신인 부친의 뜻에 따라 2005년 제주항공을 설립하는 과감한 도전에 나섰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쟁사의 견제 등으로 제주항공이 5년간 적자를 면치 못해 그룹이 흔들릴 위기를 맞기도 했다. 

당시 항공을 살리고 면세점 사업을 정리하는 전격적인 구조조정에 나서 그룹이 위기를 넘겼고, 제주항공은 턴어라운드에 성공해 미운오리에서 백조로 성장 가도의 날개를 달았다.

그룹내 한 관계자는 "당시만 해도 어느 것을 살리고, 어느 것을 정리할지 고민이 많았다"며 "결국 면세점을 정리하는 쪽으로 결정을 내리고 그룹이 위기를 모면했지만, 제주항공이 지금처럼 대성공을 거둘지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애경그룹은 2012년 지주회사 전환을 마무리하고, 작년에 '각자 대표체제'로 조직을 개편해 대표이사 책임경영체제를 강화했다.

올해 초 그룹의 모태인 애경산업을 유가증권시장에 성공적으로 상장한 데 이어 지난달 42년 만에 본사를 구로에서 홍대로 이전해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애경그룹이 젊은이의 심장부인 홍대로 둥지를 옮기면서 과거 밖으로 드러나지 않던 은둔의 칙칙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시대를 앞서가는 밝은 이미지를 장착했다"고 말했다. 

공항철도 홍대입구역 역사에 들어선 홍대 통합사옥인 '애경타워'에는 지주회사인 AK홀딩스와 애경산업, AK켐텍, AKIS, 마포애경타운 등 5개 계열사와 제주항공 국제영업팀이 입주해 모두 6개사가 한 지붕 아래에서 근무한다.

애경타워는 연면적 기준 5만3천949㎡(1만6천320평)로 판매·업무·숙박·근린시설 등 복합시설동과 공공업무시설동이 있다.

제주항공에서 운영하는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서울 홍대' 호텔과 AK플라자에서 운영하는 AK&홍대(쇼핑몰)가 입주했다. 이는 여행과 쇼핑, 생활 뷰티 등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이전 계획을 추진한 것도 채 총괄부회장이다. 그는 올 초 신년 임원 워크숍에서 "올해 새로운 홍대 시대를 열어 젊고 트렌디한 공간에서 대도약을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채 총괄부회장은 커지는 제주항공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집중적인 확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시장에 저가에 매물이 나오면 항공사 추가 인수도 고려하고 있다. 

애경그룹은 재계 순위 50∼60위로 지주회사인 AK홀딩스 등 모두 46개 계열사로 이뤄졌다. AK홀딩스와 애경유화, 제주항공, 애경산업 등 4개사만 상장됐고 나머지 계열사는 비상장사여서 추가 상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룹 매출도 상반기 3조원으로 올해 처음으로 연간 6조원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지주회사 지분구조만 보면 채 부회장이 안정적인 지배력을 갖추고 있다. 채 총괄부회장은 6월 말 기준 AK홀딩스 지분 16.14%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등재돼 있다. 모친 장영신 회장(7.43%)과 형제 등 특수관계인까지 포함한 지분은 모두 64.88%에 이른다.

홍대시대를 연 것을 발판으로 애경 그룹은 본격적인 퀀텀 점프를 준비하고 있다.

채 총괄부회장이 내년 초 신년사에서 어떤 그랜드 비전을 내놓을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그룹 안팎에서는 채 총괄부회장이 회장에 올라 명실상부한 그룹의 최고지휘자가 될 시기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홍대시대를 연 지금이 적기라는 것이다.

조창용 기자 creator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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