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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우 사조회장 '10년 사내강매' 불거져…주지홍 편법승계 논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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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우 사조회장 '10년 사내강매' 불거져…주지홍 편법승계 논란도
  • 조창용 기자
  • 승인 2018.09.04 0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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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조 "과장은 2천만 원어치 팔아라"…직원들 "추석 무서워"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좌), 주지홍 사조해표 상무(우) <사진=사조그룹>

[KNS뉴스통신 조창용 기자] 사조그룹(회장 주진우,사진)이 10년 넘게 임직원들에게 명절선물세트 판매를 강요하고 있다는 주장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오면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 2일 아주경제 보도와 3일 MBC 보도에 따르면 ‘사조참치’와 ‘사조해표 식용유’ 등으로 잘 알려진 사조그룹이 명절 대목 마다 임직원들에게 선물세트 판매를 강요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식품업계 고질적 관행인 ‘상품 밀어내기’ 갑질이 남양유업 사태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제2의 남양유업식 밀어내기, 사조그룹의 선물세트 직원 강제판매에 대한 진상조사 요청’에 대한 청원이 진행 중이다. 지난달 28일 게시 이후 6일 만에 참여인원 1500명을 훌쩍 넘겼다. 

해당 게시글에 따르면 이달 추석 대목을 앞두고 사조그룹은 직원들에게 ‘사판(사내판매)’ 그룹 총 목표액이 210억원으로 책정 됐다‘고 공지했다. 계열사별로는 각각 △경영관리실 2억원△사조산업 40억원△사조씨푸드 21억원△사조오양 19억원△사조해표 47억원△사조대림 26억원이 할당됐다.

개인별로 보면 과장급은 대략 1500만원, 대리급은 1000만원 어치를 팔아야 겨우 목표량을 맞출 수 있다. 과장급 연봉을 4000만원으로 계산했을 때 설, 추석 선물세트 판매량과 연봉이 같은 수준이라고 청원자는 설명했다.

사조그룹은 지난 8월 20일부터 매일 오후 5시까지 당일 실적을 집계하기로 하고, 그룹웨어를 통해 실적공지를 시작했다. 공개적으로 계열사별 추석 선물세트 판매량을 줄 세워 압박을 주는 셈이다. 

올해 추석 선물세트 사내판매 총 목표액인 210억원은 역대 최고치다. 사조그룹 역시 공지사항을 통해 ‘이번 목표치 210억원은 아직까지 접해보지 못한 숫자’라고 인정하면서도 ‘매번 사판마다 힘든 수치지만 역동적으로, 슬기롭게 잘 헤쳐 나와 주셨으니 이번 2018년 추석 사판도 잘 진행해 주시리라 굳게 믿는다’며 직원들을 강제 독려했다. 

청원자는 “사조그룹은 각 계열사별, 담당자별로 판매 목표가를 강제 설정하고 판매를 강요하고 있다. 직원들은 목표량을 맞추기 위해 자신의 돈으로 구매하거나 사재기를 하고 있으며, 친구와 친척까지 동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목표량을 맞추지 못하면 인사 상 불이익을 준다”고 주장했다.

3일 오후 1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사진=청와대 게시판 캡처>

해당 청원에 동의한 이들도 덧글을 통해 “매년 두 번씩 압박받는데 개인별로 몇 백만원에서 몇 천만원씩 팔아야 한다. 직급이 높은 이들은 거래처에서 사주니까 부담도 안가지면서 아래 직급 사람들이 실적을 못 채우면 불러서 욕하며 압박을 준다. 온라인이나 대형마트보다도 (사내 판매가가) 비싸다”고 하소연 했다.

직원이라고 밝힌 이는 “영업과 관련 없는 업무인데도 사내판매 실적이 인사고과에 반영되는 이상한 시스템이다”라며 “명절이면 월급의 2배 가량 선물세트를 팔아야한다. 직원들끼리 사내판매를 위한 적금을 만들어야 하나, 명절 때 우리 집 냉동실은 참치로 가득 찬다는 농담도 한다. 사조의 사판시즌은 사라져야한다”고 강조했다. 

사조그룹 직원의 아내라고 밝힌 이는 “임직원들의 사기는 현재 마지못해 다니는 수준이다. 회장도 ‘나가면 어디 갈 데나 있냐’는 식의 발언을 해 심각하다. 직원의 부인으로써 당당하고 싶다. 대우받지 못하는 직장을 포기하고 싶다는 말을 수도 없이 듣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회사 관계자는 “청원 게시판 내용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다. MBC 취재에 따르면, 사조 관계자는 "선물세트를 싸게 사고 싶다는 직원들의 요청으로 10년 전부터 사내 판매를 시작했으며, 목표를 못 채워도 불이익은 없다"고 강조했다.

또 "그룹사에서 계열사로 목표를 부여했지 (직원) 개별로 목표 부여한 바는 없고 인사상의 불이익은 전혀 없었습니다." 고 말했고 "판매 금액의 6%를 성과급으로 주기 때문에 사내판매를 좋아하는 직원도 많다"고도 했다. 

한편 최근 사조 계열 사조해표 주지홍 상무(주진우 회장 장남,사진)가 무려 14개 계열사의 등기이사로 등재돼 일감몰아주기 등을 통한 편법승계 논란에 휩싸였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는 최근 지난 3월 말 기준 총수가 있는 국내 100대 그룹 오너일가 중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3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사조그룹 주진우 회장과 주지홍 상무는 각각 9곳·14곳에서 등기이사를 겸직 중이라고 발표했다.

주진우 회장은 ▲사조산업 ▲사조해표 ▲사조대림 ▲사조오양 ▲사조씨푸드 ▲사조동아원 ▲한국산업 ▲캐슬렉스서울 ▲케슬렉스제주 등에 등기이사로 등재됐다.

주지홍 상무는 ▲사조해표 ▲사조오양 ▲사조씨푸드 ▲사조비앤엠 ▲삼아벤처 ▲사조시스템즈 ▲캐슬렉스서울 ▲농업회사법인사조화인코리아 ▲사조바이오피드 ▲참바른 ▲사조동아원 ▲한국산업 ▲사조랜더텍 ▲농업회사법인보령1농장 등에서 등기이사를 겸직했다.

사조그룹은 주지홍 상무→사조시스템즈→사조산업→기타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 주 상무는 ‘사조시스템즈’의 최대주주로 비상장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상속세 한 푼 내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국세청에서 사조그룹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번 조사기간은 약 3개월로 오는 8월 초까지 진행될 예정이며, 정기 세무조사인 것으로 파악된다.

일각에서는 꾸준히 논란이 제기된 사조그룹의 편법승계와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주 상무의 세금탈루 의혹도 조사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사조그룹처럼 자산 5조원 미만 중견기업은 규제를 받고 있지 않아 일감몰아주기 및 내부거래를 통해 편법승계를 하더라도 실상 규제 장치가 미흡한 상황이다.

CEO스코어는 "통상 기업의 이사회 개최 건수가 한해 15차례 내외라는 점을 감안하면 10개 업체의 등기이사에 동시에 등재될 경우 이사회만 150회가량 참석해야 하는 셈이어서 '부실 경영'의 우려가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또 "등기이사는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기업의 의사결정 권한과 책임을 동시에 갖기 때문에 '책임 경영'을 위해서는 오너 일가가 참여할 필요는 있다"면서 "그러나 지나친 겸직은 '집안 배불리기'라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조창용 기자 creator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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