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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화전봉사회와 소망의 집 사랑의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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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화전봉사회와 소망의 집 사랑의 나들이
  • KNS뉴스통신
  • 승인 2018.08.26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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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응섭 대한적십자 남해지구협의회 홍보부장

태풍이 막 지나간 24일 오전 남해소망의 집(남해읍 평현리) 원생들 모두는 한결같이 바람이 멎어주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이날이 대한적십자사 남해지구 화전적십자봉사회원들과 케이블카 나들이를 나서기로 예정한 날이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태풍이 큰 후유증을 남기지 않고 빠른 속도로 사그라들면서 원생들은 예정대로 케이블카 나들이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오후 1시가 되자 봉사원들과 원생들은 1대1로 짝을 이뤄 버스에 올랐고, 류갑찬 적십자 남해지구후원회장의 격려가 있고나서 그리던 나들이를 출발하게 된다. 평소 시설생활을 주로 하다 보니 정해진 스케쥴과 각종 재활 프로그램들에 일과를 맞추는 데 익숙하기에 자유로이 야외로 나서는 그 자체를 즐거워한다는 김종건 소망의 집 사무국장의 설명대로 모두의 표정은 한없이 밝기만 하였다.

버스가 여수 돌산도 케이블카 탑승장에 도착하자 신난 것은 원생들만이 아니었다. 함께한 화전봉사회원들과 적십자협의회임원들도 원생들 못지않은 밝은 얼굴들이었다. 평소 바깥경험이 한정될 수밖에 없는 원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전해준다는 것이 오히려 스스로를 즐겁게 한다는 한 봉사원의 말이 없었어도 이유는 금방 알아챌 수 있었을 것이다. 오르는 케이블카 안에서는 창문 틈을 가르는 바람과 먼지하나 없는 한려수도 조망에 반해 모두의 마음까지도 시원스러워지고 있었다.

정상 공원에 내려 여기저기를 향해 연방 스마트폰을 눌러대기 바빴고, 삼삼오오 모여 추억을 남기려 사진작품을 연출하느라 다들 분주히 움직였다. 

각자 반쪽씩밖에 못 받아든 ‘더위사냥’ 아이스크림에도 너무 반가와 해주니 나눠주는 봉사원들이 오히려 겸연쩍기까지 하다. 불편한 몸이기에 끝까지 조심조심 안전하게 하산하여 돌아가는 차에 다시 오른다. 

그런데 모처럼의 나들이 즐거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돌아오는 길에 부르는 원생들의 노래자랑에 봉사원들 모두가 함께 박수 치고 즐기니 교감과 소통, 하나됨이 바로 이것이 아닌가? 언젠가 어느 포럼에서 ‘미래의 복지는 장애인과 일반인의 구분이 없는 것’이라고 들었는데 바로 지금 우리가 그 상황을 즐기고 있지 않은가.

사실 화전봉사회와 소망의 집은 인연은 지금이 처음이 아니다. 거동이 힘든 원생들을 대상으로 목욕봉사 도우미를 지난 10여년간 꾸준히 이어왔고, 시설의 불편함이 있단 얘기를 들으면 노심초사 방법을 찾아보기 위해 같이 고민했고, 작은 생필품 선물 하나라도 챙겨주고자 하는 마음과 이에 감사해하는 마음이 서로 잘 교감되어온 시간들이었다. 

원생들의 취업과 장기자랑 하나하나에도 진정으로 함께 기뻐했고, 하나씩 알게 된 그들의 사연에 공감할 줄아는 봉사원들이기도 하였다. 그렇게 맺은 10년을 보낸 후 앞으로 다시 맞게 될 10년의 시간은 그들과 우리가 구분되지 않음이 더 자연스러운 그런 시간이었으면 좋겠다. 미래의 복지방향이라는 거창한 단어를 궂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화전봉사회와 소망의 집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모습이 점차 우리 사회의 일반적인 현상으로 널리 퍼져나가길 기대해 본다.

 

KNS뉴스통신 kns@kn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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