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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탈 캔버스 아티스트(Digital Canvas Artist) 김경연 서울시청, 청사 외벽에 그림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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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탈 캔버스 아티스트(Digital Canvas Artist) 김경연 서울시청, 청사 외벽에 그림 그린다
  • 김영심 기자
  • 승인 2018.07.13 1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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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경연

[KNS뉴스통신=김영심 기자] 서울의 한복판 시청의 청사건물 전면에 ‘디지탈 페인팅 쇼’를 펼치겠다는 대담(大膽)한 화가가 있다.

‘회화의 무한세계’를 추구해온 김란에서 ‘디지탈 캔버스’로 영역을 넓히며 이름까지 바꾼 김경연 작가가 그 주인공이다.

세계는 물론 국내에도 많은 화가가 있지만 김경연은 좀 특이하다. 자신이 개발한 조형이론을 갖추고 회화의 무한한 창작성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한국의 팔괘(八卦)를 응용해 조형현상에 대한 음양체계와 구성 요소들을 찾아내 추상표현에 관한 새로운 창작방식을 만들어냈고, 그 논리를 체계화한 자신의 저서도 내놓았다.

스튜디오 작업과 작품전, 강의에 주력해온 김경연 작가가 영상 작가, 현대음악 작곡가들과 콜라보하기 위한 ‘디지탈 캔버스 그룹’을 만든 계기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었다. 문화축제의 하나로 경포호에서 펼친 라이트 아트쇼에 올림픽의 상징인 오륜을 디지털 이미지로 표현한 영상 작업을 선보인 것이다. 최종원 감독의 설치 작품인 <호수의 달>에 디지탈 매체를 캔버스 삼아 반복적 효과와 변화를 꾀한 회화성 넘치는 새로운 조형을 발표하여 주목을 받자 본격적으로 디지탈 캔버스 프로젝트에 뛰어들었다.

우리나라에서 형성된 새로운 한국 팔괘와 천부경에서 찾아낸 조형방식으로 창작한 추상의 세계 김경연의 작업 방식은 단순하면서도 무한대로 펼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사진=김경연

-디지탈 캔버스란 무엇입니까?

지금 우리는 디지털 시대를 살고 있어요. 디지탈 캔버스란 현대미술과 디지털 기술을 결합하는, 디지털 시대의 아트라고 할 수 있지요. 대형 프로젝션, 360도 입체 영상, 홀로그램 등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일종의 캔버스로 응용한 것인데, 저는 fine art인 추상회화를 디지털 기술로 무한하게 확장하고 변주하는 작업을 하고자 영상 감독, 현대음악 작곡가 등과 디지탈 캔버스 그룹을 만들었어요.

제 작품은 드리핑(그림물감을 캔버스에 뿌리거나 붓는 회화기법)을 하고 작품을 그리는 과정과 함께 형상이 만들어지거나 다시 형태들이 해체되어 드리핑만 남는 생성과 생장, 소멸을 반복하는 자연의 창조 현상과 가장 가까운 추상회화의 근원적 특성을 살린 것이 특징입니다. 대형 작품이 필름이 돌아가듯 이어지는 영상에 작곡가 박창수의 음악이 더해져 관객들에게 이제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체험을 안겨 주는 것이지요.

디지탈 매체를 통해 평면 공간에서만 보는 회화적 특성들을 동적, 지각적 감각 형태인 시간성과 공간성을 부여함과 동시에 음악의 시각화를 통해 추상회화의 한 차원 높고 변화무쌍한 조형미를 더해주고자 했습니다. 디지탈 매체의 속성을 이용해 더 좋은 그림을 보여주자는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런데 디지털 세계의 무한함이 팔괘가 무한하게 순환하는 구조와 같아요. 저는 우리나라에서 형성된 새로운 팔괘와 천부경에 근거한 창조의 원리를 가지고 순수회화 안에서 무한한 조형의 세계를 펼쳐 보일 수 있다고 보고 디지털 매체에 들어가 내 그림을 만들어내겠다는 것이에요.

-작품 제목이 <공·무·유(空·無·有)>인데 너무 어려워 이해하기가 쉽지 않네요. 디지털 기술로 변형시킨 <공·무·유>란 작품에 대해 말씀해 주시죠.

창작은 근원적으로 무(無)의 요소를 지니고 있으며 비어 있는 것, 없는 것, 무한한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 무에서 시작하고 없는 것을 무한하게 하는 것이 창작을 이루는 근본적 사고이니까요.

팔괘의 시작이 무극 점으로부터 시작하는 것과 같이 창작의 무한성과 정신적 우주의 관점에서 점선면으로 이루어진 창조물의 무한 순환 형식을 표현한 것입니다. 디지털의 접목은 100m 작품을 전시하는 방법으로 필연적이었고 오토마티즘은 有無의 관점에서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무한현상을 만들어내지요.

-예술에서의 팔괘는 무엇이며, 한국의 팔괘가 김 작가 작품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요?

팔괘는 음양의 기운에 의한 자연의 창조물과 창조에 의한 순환을 이끌어가는 기운과 현상을 뜻해요. 예술도 마찬가지로 음양의 기운에 의해 창작되는 창작물이죠. 8개의 음양 에너지가 조화를 이루는 작품이 걸작이라고 할 수 있어요. 어떤 형태로든 무한현상을 일으키는 것과 직결되죠. 저는 팔괘의 창조와 같은 원리로 無에서 시작해서 무한현상을 제시하는 작업들을 실제로 하고 있어요. 디지탈 캔버스 작품들과 가상공간에서 보여주는 오토마티즘 작업, 100m 화선지에 붓으로 그리는 퍼포먼스도 하고 있습니다.

-추상미술의 선구자는 미국의 잭슨 폴록(1912~1956)을 꼽는데 어떻게 보시는지요?

잭슨 폴록의 드리핑과 균질 화면은 추상미술의 무한성을 꿰뚫고 있다고 봐요. 화면 공간을 행위의 장으로 확대하고 회화영역에서 공간의 개념을 무한으로 설정했다는 점이 당시에는 획기적이었던 거죠. 액션페인팅은 규격화된 화면에서 벗어나도 끝없이 무한하게 그려질 수 있고 상하좌우에 관계없이 구성적으로 조화를 이루는 원과 같은 구성이라고 할 수 있지요. 단지 저의 작품과 드리핑 방법은 같으나 전면균질한 화면에서 구성과 조형적 특징을 살려낸 점이 다릅니다.

사진=김경연

-조형세계를 함축적인 용어로 제시하시고 8개의 요소로 나타내 주셨는데요 ‘조화 세계’란 무엇인가요?

조형의 세계는 공간에서 표현되는 내용과 형식의 전체를 통합한 내면의 주체가 지닌 미의식의 현상들을 외부의 세계에 모두가 공감하는 이상적인 미의 규범으로 제시하기 위해 마련된 구도의 세계라고 답할 수 있겠습니다. 이 8가지 요소들이 모여 조화를 이룬다는 미적 현상의 관점을 표명한 겁니다.

-마지막으로 이론적으로 체계화한 조형의 요소는 무엇인가요?

조형을 목적으로 조화를 이루는 요소들은 구성, 통일, 비례 균형, 색채, 형태, 기법, 재료입니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김영심 기자 joy@kn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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